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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12-17 조회수 895
제목 Rotel RA-1572 인티앰프 CD14 CD플레이어, T11 튜너 - 리뷰


얼마 전에 오디오 애호가 몇 분을 만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중에서 산부인과 원장님이 계시는데, 한 동안 오디오라는 오디오는 다 섭렵하겠다는 자세로 무척 열심히(?) 숍을 드나들었다. 숍뿐 아니라 개인 거래도 자주 했다. 덕분에 가끔 볼 때마다 항상 뭔가가 손에 들려 있었는데, 이를테면 DAT라던가 워크맨 등이 그것이었다. 수시로 카세트 테잎 레코더도 사고, 릴 데크도 사더니, 한 동안 턴테이블을 광적으로 수집하기도 했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양의 오디오를 모으는 바람에, 집에서도 문제가 된 모양이다.

하긴 스피커로 말하면 스무 종이 넘고, 앰프도 서른 종, 뭐 이런 식이니 누가 반기겠는가? 어쩔 수 없이 시골에 별장을 하나 짓고, 여기에 많이 옮겨 놨다고 한다. 그래도 본가에 여전히 제품이 많다. 아마 은퇴할 무렵이 되면 작은 박물관을 하나 오픈하지 않을까도 싶다.

한데 이번 모임에서 물어보니, 최근 그 분의 주력 컬렉션이 튜너였다. 아니, 웬 튜너? 이미 숱하게 영화와 음반을 NAS에 담아, 그 어마어마한 양을 처리하기도 곤란할 지경인데, 무슨 연유로 튜너에 손을 댄단 말인가? 이에 대한 원장님의 답변이 의미심장하다.

“제가 자주 듣는 KBS 1 FM을 봅시다.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제일 많이 안다는 분들이 수없이 많은 음반을 듣고 또 평가해서 선곡한 것들입니다. 정말로 주옥과 같은 곡들이 쉬지 않고 나옵니다. 난 가끔 FM을 듣다가 카세트로 녹음을 하고 또 들어봅니다. 그리고 음반을 구하죠. 이 취미가 무척 재미있답니다.”

하긴 그럴 만도 하다. 너무도 많은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질려버린 터에, 이참에 편하고, 쉬운 길을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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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개인적으로 튜너를 리뷰한 적이 언제였나? 최소한 최근 10년 안엔 없었다. 실제로 튜너 자체를 본 적도 없다. 그러다 이번에 T-11이라는 로텔의 최신 튜너를 만났다. 여러모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 튜너의 특징은, 기존의 아날로그 FM과 더불어 DAB도 함께 커버한다는 것이다. 사실 앞으로 라디오의 관건은 얼마나 빨리 디지털로 바뀌는가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디지털로 방송하면, 고질적인 찌지직거리는 잡음이나 수신 감도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꽤 들을 만하다. 거기에 수신 과정에서 생기는 손실도 거의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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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영국이나 유럽에선 DAB 튜너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최신 록 음악부터 다양한 민속 음악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다. 물론 인터넷 라디오라는 대안이 있기는 하지만, PC를 동원하거나 전문적인 디바이스가 따로 필요하다. 번거롭기만 하다. 이편이 더 낫다. 아직 DAB는 요원하지만, 적어도 KBS 1 FM만 듣는다면, T-11의 본전은 톡톡히 뽑고도 남는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추천하자면 AFKN 방송이다. 주로 록과 소울 음악 등을 많이 틀고, 주말에는 재즈도 나온다. 굳이 예전에 팝송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클래식만 듣다가 따분해지면 가끔 선국할 만하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는 튜너만이 주목적이 아니다. 무려 3종의 신제품을 한꺼번에 만났다. 사실  로텔이라고 하면, 주로 AV 리시버가 주력인지라, 이쪽 제품을 몇 번 리뷰한 적은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본격 하이파이용으로 만들어진 세 개의 신제품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이래저래 기대가 된다.

일단 라인업부터 소개하면, RA-1572라는 인티 앰프부터 CD-14이라는 CD 플레이어 그리고 T-11이라는 튜너다. 즉, 2채널 오디오중 가성비가 뛰어난 모델들만 모아놓은 것이다. 그간 로텔이라는 브랜드가 친숙하긴 했지만, 정색을 하고 하이파이 제품을 대하는 것은 오랜만이라, 약간 흥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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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RA-1572라는 제품부터 보자. 인티 앰프라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인티에다가 DAC를 결합한 모델이다. 요즘엔 이런 타입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디지털 소스가 CD에서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 와이어리스 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문적인 DAC를 쓰지 않을 바엔, 차라리 인티 앰프에 모든 것을 맡기는 추세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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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앰프부부터 보자. 당연히 대용량 토로이달 트랜스가 눈에 띤다. 특히, 여기서 발생하는 진동과 노이즈를 사전에 차단에서 음성 신호의 순수성을 최대한 보존한 것이 큰 미덕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 트랜스뿐 아니라 전원부를 구성하는 여러 부품에도 만전을 기했다. 특히 내구성이 뛰어난 T-네트워크 캐패시터를 동원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이렇게 클래스 AB 방식으로 꾸민 출력단은 8오옴에 120W의 파워를 낸다. 인티 앰프로서는 양호한 내용이다. 특히, 10Hz~100KHz에 달하는 광대역에, 흔히 가청 주파수 대역이라고 하는 20Hz~20KHz 사이의 왜곡율이 0.03% 이하로 유지하는 등, 어떤 계측기를 들이대도 만족할 만한 스펙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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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디지털부를 보면, 기본적으로 AKM 32/768 사양의 칩을 내장한 점에 놀란다. USB를 통해 PC 신호를 받을 경우, 32/384까지 가능하며, DSD 음성 신호도 처리한다. 한편 동축과 옵티컬을 이용할 경우 24/192라는 충실한 수치가 얻어진다. 다시 말해, 지금 상용화할 수 있는 온갖 디지털 소스를 다 커버하면서, 그 각각에 최고 사양의 퀄리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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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CD14를 보자. 아직도 CDP가 필요한가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 듯싶은데, 내 경우 아직도 메인은 CD다. 또 2015년 통계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약 3억장의 CD가 판매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만 CD 시장이 위축되었지, 아직도 CD가 판매되는 지역이 많은 것이다. 그러므로 음질과 가격 모두를 충족한 양질의 CDP는 아직도 필요한 실정인데, 본 기가 그런 면에서 적극 추천된다.

본 기의 최대 특징은, 오로지 CD 재생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 트렌드는 CDP에서 트랜스포트보다는 DAC 기능에 포커스를 맞춰서, 다양한 디지털 입력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디지털 입력은 이미 동사의 앰프에서 이뤄지고 있으니, CDP에서 또 반복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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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일체의 디지털 입력단은 없으며, 단 디지털 아웃풋은 하나 제공한다. 나중에 앰프와 연결해서 오로지 CD 트랜스포트로만 써도 된다는 뜻이리라. 하지만 단품 CDP로 써도 얼마든지 무방할 정도로, CD 재생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내장 DAC 칩은 볼프슨사의 것으로, 24/192 사양이다. 즉, 레드북 CD를 적절히 업샘플링해서, 고음질 파일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동사의 역사를 훑어보면, CD의 초창기 시절, 그러니까 1989년에 이미 RCD-855를 내어 높은 평가를 얻은 바 있다. 그 시절부터 배양한 기술을 담았으니, 당연히 어느 정도의 실력기일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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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에 바워스 앤 윌킨스의 705 S2를 연결해서, 튜너부터 들었다. 안테나 감도 문제는 지역에 따라 달라지니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불필요할 것같고, 중요한 것은 음이었다. 이렇게 쓰면, 튜너에도 무슨 음질이 있는가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있다.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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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기본적으로 FM 주파수를 받는 디바이스이긴 하지만, 이것을 아날로그단에서 음성 신호로 변환해서 앰프로 보내준다. 이 아날로그단에서 어떻게 음을 만드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여기서 확인한 것은, 매우 투명하고, 선도가 높으며, 깨끗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후 CDP를 통해 들었을 때와 통하는 바가 있다. 말하자면, 앰프건 CDP건 튜너건, 로텔만의 일정한 음향 철학이 관통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이후 소개할 시청기는 튜너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파악하면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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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fael Kubelik - Dvorak Symphony No.9 1st movement.

Berlin Philharmoniker


첫 곡을 들으면서, 우선 놀란 것은 705 S2에서 이렇게 투명하고, 빠르고, 다이내믹한 음이 연출되는가다. 사실 로텔과 바워스 앤 윌킨스는 오랜 기간, 돈독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동사의 하위 모델의 경우, 로텔과 찰떡궁합을 보인다. 바로 그 평이 절대 과장이 아님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정교 치밀하게 오케스트라의 각종 악기를 분해하는 가운데, 튜티에서의 폭발은 대단히 파워풀하다. 스피커를 완전히 움켜쥐고 흔드는 듯하다. 그리고 거기에 럭셔리한 느낌도 담겨져 있다. 마치 705 S2가 노틸러스 시리즈로 업그레이드된 인상마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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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fael Kubelik - Smetana Ma Vlast

Boston Symphony Orchestra


이어서 스메타나. 처음에는 혼 악기가 가볍게 난무하다가 점차 메인 테마로 이어지는데, 그 비통하고, 구슬픈 느낌이 감동적이다. 유연하면서, 아름다운 음이 거침없이 나온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이 정도 시스템이면 굳이 하이엔드 제품이 탐나지 않을 정도다. 특히, 현악군이 나와서 유려하게 악상을 전개시킬 때엔, 블타바의 모습이 저절로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무척 음악성이 풍부한 음이라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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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t Baker - My Funny Valentine

My Funny Valentine


이어서 쳇 베이커를 들으면, 아무래도 오래전 모노 녹음인지라 오디오적인 쾌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문제는 이 노래의 감성이나 맛을 얼마나 충실하게 전달하냐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 꽤 만족스런 재생음이 나온다. 중역대의 빼어난 밀도감을 배경으로 목소리의 카리스마가 적절히 살아 있으면서, 그 뒤로 리듬 섹션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전개된다. 눈을 감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포근해지는 음이다. 상당한 관록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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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na Krall - I miss you so

Love Scenes


마지막으로 크롤. 역시 중역대가 좋아서, 크롤의 음성이 강력하게 이쪽에 어필해온다. 노래 자체가 로맨틱하고, 일렉트릭 기타의 다소 고전적인 맛이 가미되어, 마치 1950년대에 녹음된 듯하지만, 음 하나하나가 선명하고 또렷해서 최신 녹음의 강점도 아울러 살아있다. 풍부한 더블베이스와 소박한 피아노 솔로 그리고 관능적인 보컬. 거기에 적절한 노스탤지어까지. 뭘 더 이상 바라겠는가?


단, 보급기다 보니 튜너와 CDP의 모양새가 고급스럽진 않지만, 음질로 충분히 상쇄되니, 이 부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출처 : HIFI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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