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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9-02-16 조회수 446
제목 [하이파이] 인티앰프와 분리형 앰프, 그 애증에 관하여 -2)인티앰프는 분리형 앰프보다 하급인가?


위 A클래스 파워앰프의 정격 출력은 채널당 겨우 8W이다.
작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드라이빙 능력을 가지는 이유를 단순 RMS 정격출력으로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지난 글에서는 하이파이 오디오에 사용되는 앰프 형태 중에서 인티앰프와 분리형(프리/파워)앰프의 차이와 유래에 대해 개괄적으로 이야기해보았다. 최초의 하이파이 앰프 제품은 분리 형태였으며 그 기원은 디스토션을 줄이고자 하는 다단계 증폭 방식의 산물이라는 점을 기술적으로 살펴보았다. 또한 인티앰프라는 것은 단순히 프리/파워를 하나의 몸체에 규합해놓은 것이라는 점도 간략히 새긴 바 있다.


대부분의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에서 인티앰프의 포지션은 분리형 앰프보다 아랫 라인업인 경우가 많다. 상급과 하급의 차이를 오디오적으로 풀자면 크게 두 가지인데, 출력과 음질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가 어느 정도까지는 살짝 비례하는 것이 사실이며 앰프의 등급을 결정하는 일반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앰프 브랜드 안에서의 제품 등급 차이는 출력 수치에 비례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다른 브랜드끼리의 출력 수치 비교는 전적으로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A사의 30W 짜리 앰프가 B사의 130W 짜리 앰프보다 힘이 더 좋고 비싼 경우도 왕왕 있다는 점.)


같은 브랜드라면 인티앰프의 출력이 동사의 분리형 상급기보다 작은 것이 보통이고, 이런 이유 때문에 아무래도 인티앰프는 분리형 앰프보다 힘이 달린다는 인식이 강하다. (물론, 결과적으로 그렇지만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장황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음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인티앰프보다는 분리형 앰프가 고출력으로 설계하기에 용이하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앰프의 전원부 설계가 관건으로 존재한다.

현대의 앰프 증폭 퀄리티의 약 80%는 전원부의 품질에서 기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유명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앰프 설계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며 관련 특허 기술이 가장 많은 분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티앰프와 분리형 앰프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이 전원부의 퀄리티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의 앰프들은 거의 대부분 다단 증폭 방식이라고 설명하였는데, 쉽게 말해서 여러 개의 앰프가 직렬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 개개의 "앰프"마다 구동 전원을 별개로 넣어 주는 것이 사실 정석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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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파워앰프 내부의 약 80% 이상은 전원 관련 부품인 경우가 많다.



파워 분배의 측면에서, 하나의 전원부에서 전류를 두 갈래로 나누어 사용하는 것보다는 각각 별도의 "전용"전원부를 사용하는 것이 앰프의 힘을 보다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이점이 분명 존재한다. 전류의 흐름은 물과 같다고 다른 글에서 이야기한 바 있는데, 하나의 물줄기를 여러 세대가 나누어 쓴다고 가정했을 때, 앞집에서 물을 많이 끌어다 쓰면 아랫집은 상대적으로 수압이 낮을 수밖에 없는 형국과 비슷한 것.


이게 중요한 이유가... 앰프가 증폭을 강하게 할수록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다. 이때 전류량이 부족하게 되면 재생음은 바로 찌그러지기 시작한다.(음질의 문제) 해결책은 두 가지, 물리적인 전원부 용량을 크게 늘리거나 아니면 각각 별개의 독립된 전원부를 쓰는 것(이 경우가 바로 분리형 앰프에 해당한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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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 맨 첫번째  탱크에서의 물 소모량이 많다면, 두번째 탱크에서는 상대적으로 물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일반적 인티앰프에서의 전원 소비 패턴이 이와 같다.


인티앰프를 쓰던 분들이 분리형 앰프로 올라가면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소리의 여유로움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분리형 앰프를 쓰다가 하급의 인티앰프를 쓰게 되면 무언가 소리가 쥐어짜는 듯한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는 "인티앰프이기 때문"이 아니라 전원부의 양적/질적 차이 때문에 느껴지는 단점에 다름없다.


인티앰프임에도 불구하고 프리/파워 쪽에 대한 전원부 설계를 독립시킨다거나, 아니면 아예 전원부 용량(트랜스 및 전원평활 캐패시터 용량)을 무지막지하게 크게 설계한 제품들은 동급의 분리형 앰프보다 오히려 나은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프리미엄 급 인티앰프들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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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한 분리형 앰프는 쌈싸먹어 버리는 프리미엄 급 인티앰프들, 기본적으로 전원부 설계의 충실도가 극에 달해있는 경우가 많다.
위로부터 Constellation의 Argo, Esoteric의 Grandioso F1, Jeff Rowland의 Daemon, 그리고 Soulution의 530 인티앰프




인티앰프의 장점 중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편의성이다.

앰프 덩어리 숫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간의 활용 측면에서도 그러하지만, 케이블링에 있어서 경제성과 편의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인터커넥터와 파워케이블 숫자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같은 값이면 보다 고급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발생 가능한 음질 변수가 줄어든다는 점 또한 인티앰프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복잡한 컴포넌트 자체를 즐기거나 늘어난 케이블링 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원하는 분들이 있을 수는 있겠다.)

 

한편 매칭하는 스피커에 따라 인티앰프냐 분리형 앰프냐를 결정하는 것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앰프의 출력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전류량(W)는 부하 저항(스피커)이 없다면 성립 자체가 안되는 개념이다.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낮을 수록(저항치가 낮을 수록)전류량은 많이 흐르게 되며 그만큼 전원부가 감당해야 하는 부하가 커지게 된다. 스피커의 능률(감도)가 낮아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근본적으로 소리를 내는 물건이 스피커인데 볼륨을 올린 만큼 소리가 크게 터져나오지 않는다면 볼륨을 더 올릴 수 밖에(증폭 전류량 증대->전원부 부담 증가)없지 않은가.

 

물론 작고 울리기 쉬운 스피커라고 할지라도 충분히 차고 넘치는 파워를 가진 앰프로 드라이빙 했을 때의 감흥은 충분히 가치있는 것이다. 때문에 작은 북셀프 스피커라고 할지라도 대형 앰프 시스템을 동원하여 "스피커가 토해낼 정도로"무지막지한 드라이빙을 거는 오디오파일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 합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해가 안 가는 상황도 아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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