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하이파이 오디오, 진동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하이파이 오디오라는 것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이 의외로 신기해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스파이크”라는 물건이다.작은 원뿔 모양의 이 금속 구조체는 주로 북쉘프 스피커의 바닥에 장착하여 진동을 제어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앰프나 CD플레이어 등의 기기류, 혹은 턴테이블에도 종종 애용되는 음향 악세사리.

스파이크의 원리는 단순하다. 같은 압력(무게)환경에서, 압력 받는 표면적과 최종 압력은 반비례한다는 것. 즉 끝이 뾰족할 수록 누르는 압력은 커지고 압력이 커질 수록 진동은 차단된다는 원리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무언가 부르르 떠는 것이 있으면 강한 힘으로 눌러줄 수록 진동은 덜하다는 의미와 비슷하다.

이 스파이크라는 물건은 보통 슈즈라 불리는, 가운데가 움푹 파인 동전 모양의 물건과 한 쌍으로 쓰이곤 한다. 별 거 없고 그냥 바닥이 상하지 않게 보호해주는 용도라고 보면 된다.하이파이 오디오에서 아이솔레이션(Isolation)이란 단어는 매우 활용가치가 높은 말이다. 주로 오디오 제품의 마케팅에서 기술적으로 어필할 때 많이 사용되는 말인데, 그 중에서도 진동의 완벽한 제어라는 측면에서 언급되곤 한다.

물론 필자는 완벽한 진동의 제어라는 것은 무한동력엔진 만큼이나 이상적이기만 한 모토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왜냐하면, 오디오에는 필요한 진동과 불필요한 진동이 동시에 발생하는데 이 중에 내가 원하는 진동만을 마치 두부판에서 두무 한 모만 뚝 떼어내듯 잘라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시 스파이크의 이야기로 돌아오면,북셀프 스피커에서는 원하는 진동(드라이버가 만들어내는 정위상의 음파 및 베이스 포트에서 발생하는 초저역 공기의 흐름)과 원치 않는 진동(반대 위상으로 울려나오는 공기의 진동, 인클로저가 떨어대어 생기는 진동 등)이 동시에 발생한다. 또한 외부에서도 북셀프 스피커로 향하는 진동이 있을 수 있다.

진동 악세사리인 스파이크를 사용하게 되면, 스피커와 바닥은 3개 또는 4개의 점으로만 만나게 되며 서로 진동을 주고 받을 일이 적어지게 된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외부의 불필요한 진동이 차단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반대로 스피커 내부에서 생기는 불필요한 진동 또한 외부로 나갈 길이 막히는 셈이니 말이다.

비단, 스피커 뿐 아니라 앰프 등의 기기류에도 진동이라는 요소가 끼치는 영향은 이렇듯 양날의 검과 같은 면모를 가지고 있다.발생하는 진동(앰프 류에도 진동 발생 요인이 있긴 하다.)과 유입되는 진동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내보대는 것을 막으면 들어오는 것도 막힌다는 딜레마가 바로 하이파이 오디오에서의 진동 제어가 어려운 근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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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전원 트랜스에 인가되는 전류에 따라 발생하는 “진동”을 체크하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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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되는 전력량에 비례하여 진동이 강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앰프종류에서는 무조건 외부 샤시를 무겁고 크게 만든다고 진동에서 자유로와지는 것이 아니다. 샤시에 물리적으로 접해 있는 각종 파츠들…특히 트랜스와 같이 직접 진동을 발생시키는 놈들은 말 그대로 “몸 둘 바를 모르겠는”상황에 놓이게 된다.

진동의 효과적인 드레인은 그만큼 중요하고 어렵다. 그리고 각 브랜드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아마도 특허사항도 제법 여러 가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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