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서 CD 부활 가속화. 미국, 영국, 호주 등 일제히 반등세

한때 사장된 포맷으로 여겨졌던 실물 음반 컴팩트 디스크(CD, Compact Disc)가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음악 시장에서 전면적인 반등세를 보이며 강력한 부활의 신호를 쏘아 올렸습니다.

빌보드 차트에 데이터 수집을 담당하는 엔터테인먼트 데이터 분석 기업 루미네이트(Luminat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미국 내 CD 앨범 판매량은 1,630만 단위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 급증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2.4% 증가(2,180만 장 판매)에 그친 바이닐(LP)의 성장세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이러한 반등은 미주 레코드 산업 협회(RIAA)가 발표했던 2025년 전체 연간 출하량이 11.6% 감소(2,950만 단위)하고 매출이 7.8% 줄어들었던 흐름과 확연히 대조를 이룹니다. 양사의 조사 방식과 집계 기간에 차이가 존재하지만, 2026년에 들어서며 CD 시장의 모멘텀이 확실히 상승세로 돌아섰음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루미네이트는 이 같은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강력한 팬덤을 겨냥한 소장용 K-팝 음반의 인기를 꼽았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의 ‘ARIRANG’ 앨범이 56만 7,000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미국 CD 판매량 1위를 차지했으며, 엔하이픈(ENHYPEN)과 에이티즈(ATEEZ)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K-팝 관련 음반 전체를 집계에서 제외하더라도 미국 CD 판매량은 6.7%의 순수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호주 음반 산업 협회(ARIA)에 따르면 2025년 호주 내 CD 매출은 전년 대비 29.6% 급증한 2,100만 호주 달러를 기록하며 2021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하였습니다. 판매량 역시 150만 장을 돌파했습니다.

영국의 경우 영국 음반 산업 협회(BPI) 발표 기준 2025년 CD 매출이 3.1% 증가한 9,960만 파운드를 기록했습니다. 판매 수량 자체는 7.6% 감소한 970만 장으로 집계되어, 소비자들이 고급 패키징 및 한정판 소장용 에디션 구매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CD의 부활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을 침범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루미네이트는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온디맨드 오디오 스트리밍이 9.8%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실물 음반과 디지털 스트리밍이 대립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 매체로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실물 CD는 정교한 커버 아트, 포토카드, 다채로운 특별 에디션 등을 통해 LP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장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연결 없이도 언제든 재생 가능하고, 로컬 저장소에 리핑하여 영구 소장이 가능하다는 실용적 장점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디오 제조사들 역시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새로운 CD 플레이어를 속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마란츠(Marantz) CD 70, 샨링(Shanling) EC Play, NAD C 589, 미치(Michi) Prestige Q430 등이 시장에 진입했으며, 진공관을 탑재한 프로젝트 오디오(Pro-Ject)의 CD Box RS2 Tube와 같은 하이엔드 전용 재생 기기까지 출시되며 하드웨어 투자가 전 가격대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1990년대 후반의 전성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 내 판매량 증가와 호주·영국에서의 매출 호조, 하이파이 제조사들의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는 CD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두 번째 삶’에 안착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