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IN LOGAN Montage 플로어스텐딩 스피커 리뷰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로 발을 들여놓을 때의 설레임은 오디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새 박스를 뜯을 때의 상쾌한 느낌이나 듣고 싶었던 기기를 친구로부터 얻어 서둘러 집으로 돌아 올 때의 조급한 심정, 전원코드를 꼽고 스위치를 처음으로 누르기 직전의 긴장감은 오디오 메니아들이면 다 이해할 것이다. 여기에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방식의 기기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 흥분은 극에 다다르게 된다. 이러니 나이는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마치 장난감 선물 받은 아이처럼 기기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상기된 얼굴로 흥분하고 있고 이를 보는 식구들은 딱하다는 듯이 혀를 차고 있는 풍경이 자주 연출된다.

 
이번에 리뷰하게 된 Martin Logan의 Montage 스피커를 받았을 때의 나의 모습이 아마 그러했을 것이다.
Martin Logan은 정전형 스피커(electrostatic driver)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브랜드로 지금도 꾸준히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으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오디오 쇼를 제외하고는 정전형 스피커를 본격적으로 접해본 경험이 없는 터라 막연한 느낌과 함께 항상 궁금함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생각 외로 정전형 스피커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적어 주위에서도 접하기가 그리 쉽지 않아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던 터라  Martin Logan의 스피커를 접할 기회를 얻어 상당히 반가웠다. 그런데 이번에 리뷰한 Montage 스피커는 magnetic driver의 일종인 리본형 드라이버를 채택한 스피커로 일반적인 정전형 스피커와는 구별된다. 그러나 그 구조와 원리의 유사성 때문에 음질적인 특징은 큰 차이가 없어 정전형 스피커의 특성을 거의 그대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콘형 스피커와는 상당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Montage 스피커는 마틴 로간의 제품 중 리본형 트위터를 사용한 하이브리드 톨보이 스피커로서 가격이 200만원 초반 대에 형성되어 있는 비교적 대중적인 모델이다. 외관을 살펴 보면 납작한 리본형 트위터가 위로 돌출되어 있고 그 바로 밑에 하얀색의 깔끔한 우퍼가 있으며 하단부에 다시 같은 모양의 우퍼가 하나 더 있는데 트위터와 우퍼의 모양이 잘 어울려 그릴을 붙인 상태보다는 부착하지 않은 모습이 더 세련되고 이뻐 보인다. 캐비넷은 체리마감(블랙마감도 있다고 한다)으로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전면은 약간 뒤로 경사진 모양으로 되어 있고 뒷부분은 곡면으로 처리되어 있어 날렵한 느낌을 준다.


 


 
하단에는 네 곳에 스파이크가 부착되어 있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단 스파이크의 아랫부분이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뽀죡한 모양이 아니 원판으로 되어 있어 스피커가 위치할 바닥면은 되도록 대리석같이 고른 면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스파이크의 나사 굵기가 일반적인 스파이크의 나사 굵기보다 가늘어 다른 스파이크를 붙이기가 불가능하고 바닥 면이 평평한 모양이 아니라서 별도의 받침대를 받치기도 용이치 않아 악세사리의 활용이 적합하지 않은 점이다. 뒷부분은 하단에 덕트가 있고 그 밑에 바인딩 한쌍이 달려있다. 바인딩은 플라스틱 캡이 씌어져 있어 손으로 쉽게 조이고 풀 수 있으며, 바나나 케이블을 부착시킬 수 있도록 캡에 삽입구가 있으나 일반적인 경우보다는 그 구경이 커 바나나 단자에 따라서는 헐렁할 수도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Montage의 가장 큰 특징인 리본형 트위터는 동사의 ATF(advanced thin film) transducer로 내구성을 늘리면서 용적을 줄이는 쪽으로 개량되었다 한다. 리본형 트위터, 즉 리본형 드라이버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스피커인 콘형 스피커(dynamic driver라고도 부르는데 보이스 코일에 부착된 콘지가 진동되면서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는 금속의 얇은 막(대게 주름이 잡혀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을 각 N과 S의 자성을 지닌 자석막대 사이에 위치시킨 후 오디오 전기 신호를 위 금속박막에 통과시키면 자기장이 형성되면서 양쪽에 위치한 위 자석막대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위 박막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는 구조이다(이와 달리 stator라 불리는 전자석 사이에 높은 전압이 걸려있는 얇은 막이 있고 오디오 신호가 양쪽의 stator로 전달되어 electrostatic field가 형성되고 이러한 변화에 따라 위 막의 고정된 electrostatic fied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전형 스피커의 드라이버다). 결국 콘형 스피커와 비교하면 위 금속박막인 리본이 보이스 코일과 진동판인 콘지의 두 역할을 동시에 하는 셈이다.



Montage의 리본형 트위터는 1.5인치 x 2.25인치의 그물모양의 직사각형으로 전면에는 얕은 혼모양을 하고 있는 배플의 가운데에 위치하여 개방되어 있고 뒷면도 그릴에 가려 안보이지만 역시 전면과 마찬가지로 개방되어 있다. 즉 인클로우저에 수납되어 있어 뒷부분이 외부와 차단되는 콘형 스피커나 아예 구조상 전면부만 개방되어 있는 혼형 스피커와는 달리 태생적으로 앞, 뒤가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스피커 하나로 양방향으로 소리가 분사되고 각 사운드는 위상이 반대이기 때문에 dipole 형태의 스피커가 된다. 따라서 Montage와 같은 리본형 드라이버에 있어서는 뒷부분으로 방사되는 소리의 처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스피커 후면의 공간 확보와 벽면의 처리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처럼 리본형 드라이버는 인클로우저 없이 유닛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인클로우저의 통울림 등에 의한 음의 왜곡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아주 가볍고 얇은 알루미늄 박막을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진동의 추진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콘형 드라이버의 보이스코일보다 신호에 대한 반응속도가 빠르고 제동도 확실하게 걸 수 있어 클리어하고 투명한 사운드를 구사하는데 아주 유리하다. 그러나 이를 역으로 말하면 드라이버의 내구성이 약하고 얇은 박막의 진동 자체로 소리를 내야하므로 능률이 낮아지게 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Montage 스피커의 경우 이 부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ATF방식에 의하여 박막의 내구성을 강화시키고 용적을 줄였으며 능률도 90dB로 올리는 등 상당한 성과를 얻었음을 알 수 있다.


리본형 드라이버의 특징 중 또 하나는 주파수의 변화에 따라 음 발산의 패턴 변화가 심하다는 점인데 특히 고역 대에서는 리본의 전면 즉 수평방향으로 음을 발산하고 수직방향으로는 음을 거의 발산하지 않기 때문에 천장이나 벽에서 반사되는 소리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청취자가 듣게되는 사운드는 스피커로부터 나오는 직접음이 대부분이 된다. 따라서 공간적으로 잘 셋팅만 되면 뛰어난 정위감과 공간감을 형성할 수 있고 특히 dipole 방식의 특성과 결합되어 우수한 결과를 가져오므로 현대 오디오시스템이 강조하고 있는 음장감에 있어서는 상당히 유리하다. 하지만 이는 셋팅이 제대로 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리본형 드라이버의 경우 약간의 위치 변경으로도 음의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되어 지향성에 있어서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밖에 리본형 드라이버로 저역을 내기가 쉽지 않고 그 용적도 커져야 하므로 보통 트위터는 리본형 드라이버를 사용하되 우퍼는 콘형 드라이버의 우퍼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많이 채택된다. Montage의 경우도 알루미늄 콘을 사용한 6.5인치의 우퍼 두 개가 장착되어 중, 저역을 담당하고 bass reflex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두 개의 우퍼 중 위의 것은 패시브 방식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방식에 의한 저역의 구사는 리본형 드라이버의 취약점을 크게 보완함으로써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Montage 스피커의 첫 시청은 양 스피커의 간격을 3미터 정도로 두고 뒷면은 뒷벽으로부터 1미터 넘게 띄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다음 토우인을 시킨 상태에서 시작하였다. Chesky의 the Ultimate Demonstration Disk 중 5번곡 If I could sing your blues를 들어보니 섹스폰 소리가 우측 스피커의 바깥쪽으로 완전히 나가 버린다. 15번의 Ask me now를 들어봐도 센터와 우측스피커 사이에서 들려야 할 섹스폰 소리가 아예 우측 스피커 위에서 정확히 들린다. 음장이 과도하게 좌우로 벌어진 것인데 토우인을 하지 않고 그대로 정면을 향하게 했더니 그제야 각 악기의 위치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 약간의 토우인 하나로 이렇게 큰 변화를 겪는 것은 콘형 스피커에서는 경험하여 보지 못한 것으로 확실히 리본형 드라이버가 셋팅에 민감한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정도 자리를 다시 잡은 다음 본격적으로 사운드를 감상하였다. 우선 제일 먼저 드는 느낌은 스피커가 펼치는 음장의 크기이다. 스피커의 크기에 비해 좌우 앞뒤로 상당히 넒은 음장을 과시하면서 공간을 가득히 채운다. 특히 좌우의 음장 크기는 간접음에 의한 감쇄가 없어서 그런지 아주 또렷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너무 공간이 넓어 밀도가 적어진 듯한 느낌이 들 정도여서 스피커 사이의 거리를 조금 줄여봤더니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청취의 위치를 변경하면 음의 발란스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좌우보다 상하의 이동에 대한 변동이 심해서 트위터를 귀 높이에 맞추는 것이 가장 발란스가 좋은 음이 들리고 위로 이동하게 되면 발란스가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정리해 보면 뒷벽에서는 최대한 띄우고 좌?우 스피커 간격을 너무 과도하게 벌리지 않으며 트위터의 위치는 귀높이에, 토우인은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물론 이것은 본인의 시청룸에서의 결과이므로 각자의 시청환경에 따라 적절하게 조정을 해야 될 것인데, 셋팅의 변경에 따른 사운드의 변화가 즉각 느껴지므로 상당히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사운드의 그밖의 특징은 클리어 하면서 투명한 정전형 스피커 내지 리본형 스피커의 특징 그대로이다. 특히 위 디스크의 11번곡 Correnteza를 들어보면 소곤거리는 새소리 등이 감칠 맛나게 들려 그야 말로 자연스러움이라는 특징이 잘 발휘된다. 19번곡 I love paris에서는 리듬감이 살고 경쾌한 느낌이 기분 좋게 들려 역시 반응이 빠른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클리어 하지만 결코 날이 선듯한 예리한 사운드나 질감 내지 타격감 있는 소리는 아니어서 취향에 따라서는 좀 밋밋하거나 파워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앰프를 매칭함에 있어서는 중립적인 사운드나 부드러운 음질을 구사하는 앰프보다는 좀더 개성있고 경질의 앰프를 물리는 것도 의외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자극적이고 피곤한 사운드의 시스템으로 고생하는 분들이라면 Montage를 붙여서 자극적인 소리를 없애면서 깨끗하고 투명한 사운드를 얻어내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보는 시도도 권할만 하다. 저역대는 알루미늄 콘에서 나오는 탄력있는 저음이 리본형 트위터와 어울려 리듬감을 잘 살려준다. 그러나 두께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 있고 좀더 묵직하고 임팩트 있는 저역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경쾌한 반응이 그 아쉬움을 달래준다.


 
Montage의 청취는 역시 기대대로 새로운 영역의 신선한 경험이었다.
한편으로는 많은 유저들이 리본형이나 정전형 스피커를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하고 너무 전통적인 콘형 스피커에만 매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물론 그 특성상 공간의 제약이 있고 설치가 쉽지 않은 점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콘형 스피커로 어렵게 얻으려고 했던 목표를 한순간에 쉽게 이룰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 개인적으로도 기회가 되면 본격적으로 정전형 스피커를 감상하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든다. 

확실히 “오디오의 세계는 넓고 들어봐야 할 것은 많다”


 


 


 


 


 


[ 시청기기 ]


CDP : Merdian G80
SACDP : Sony XA-777ES
Pre : Audio Research LS16MKII
Power : Plinius SA-250 MKIV
             Sherbourn 5/1500A


[ Spec ]

Frequency Response: 47?20,000 Hz ± 3 dB
Sensitivity: 90 dB/2.83 volts/meter 
Impedance:  5 ohms nominal
Crossover Frequency:  2500 Hz
Components: Air core coils, metal film and low dissipation electrolytic capacitors
High Frequency Driver: 1.5″ x 2.25″ (3.8cm x 5.7cm) ATF Transducer
Woofer/Midrange  2 x 6.5″ (16.5cm) High rigidity aluminum cones with
extended throw drive assembly,
non-resonance asymmetrical chamber format; bass reflex
Power handling:  150 watts rms 
Weight: 30 lbs. each(13.6 kg)
Dimensions: 9.44” W × 11.69” D × 38” H(24cm W × 29.7cm D × 96.5cm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