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프] 에이프릴뮤직 STELLO AI300 인티앰프

[ 서언 ]

1.리뷰를 시작하며

일단 주변에서 걱정들이 앞선다. 나쁜 리뷰가 나오면 물건이 안 팔릴 것이고, 리뷰가 너무 잘 나오면 자기 제품이니까 잘 쓴다고 이른바 Bias론을 들고 나오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두가지 다 말이 되는 소리다. 그러나 내가 걱정하는 것은 리뷰에 따라 팔리고 안팔리고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든 이 제품이 과연 마켓에서 살아남을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 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게 그 말 같지만 리뷰가 좋아서 팔리기 보다는 진정 재생되는 소리가 좋아서, 그리고 심플한 디자인이 좋아서 팔리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어떤 의미에선 좀 더 용감해 질 필요가 있다. 이미 일본에 수출이 되고 있는 제품이고물경 39만엔이라는 비교적 고가에 팔리고 있는 물건이 아닌가? 그리고 일본의 리뷰어들도 가격을 더 올려 받으라고 할 만큼 적극적이지 않았는가?
무엇보다도 이런 물건을 만들어내느라 수고한 연구소장님이하 직원들에게 공을 돌린다.

나는 지금 나의 집 지하실에서 음악을 듣고 있다.
생각보다 엄청난 음악의 감동이 이 9평규모의 지하를 꽉 채우고 있다.
며칠있으면 수능을 보아야 할 큰 놈은 아빠를 피해 1층의 할머니방으로 피한 모양이다.
고마운 큰 아들이다. 왠 아들자랑? 오디오 이야기나 하자.

2.왜 마크383과만 비교하였는가?
오래 전에 프리 리뷰를 하였다. 일본에서 리뷰어들이 왔던 때였다. 그때 크렐의 300i도 비교가 되었으나 오랜 비교 청취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크렐이 바로 Unplugged 당한 것은 300i user들에게는 죄송스러운 이야기지만 나중에 직접 들어보시고 판단할 일이다.
제프롤랜드의 콘센트라도 대상에 잠시 있었으나 383과의 비교에서 음악성이나 내부의 만듬새등에서 점수를 덜 받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귀는 비숫한 모양이다.
그밖에 100~200만원대의 중급기들이 비교가 되었으나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약 수분에서 수십분의 감상이나 몇 곡이 지나지 않아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났었기 때문이다.
Musical Fidelity A100, A300 (NuVista는 비교를 해 보지 못하였다), Creek 5350R/SE, Unico-I 등이 아주 잠시 거쳐간 기종들이다. 그 밖에 튜닝기간 중에 비교된 기종까지 거론하면 수 십종에 이르기에 일일이 열거하지 않는다.

마크의 383은 만듬새나 음의 윤곽, 그리고 드라이빙 능력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중고가 550~600을 유지할 만한 저력을 지닌 제품이라고 본다 (시판가 $6,500).
AI300은 미국으로의 수출가는 U$2,750이며 국내의 시판가는 230만원으로 정하였다.


3.음악을 들으며

Eiji Oue가 연주하는 Tutti의 첫곡인 광대들의 춤은 사실 매력이 좀 떨어지는 곡이다. 연주가 좀 막연하다고 할까? 그러나 듣는 분들이 많아서 듣는 편이다. 물론 다이내믹을 보지만 인트로에서 약간 밑으로 깔리는 악기군의 섞임이 없는 지가 가장 먼저 보는 항목이다.
383이나 300이나 문제없이 끌고 간다. 풀어내는 능력도 괜찮은 정도이다. 저역의 밑을 순식간에 치고 올라오는 깊이감은 383이 한수 위이다. 300도 괜찮게 따라가지만 역시 물량투입 부족에 따른 역부족인 모양이다.
청감상으로는 이곳에서의 저역이 딸리는 것이 부족이라고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앰프가 지닌 특성이리라는 생각도 든다.

두번째 곡으로  Rosand의 Kol Nidrei를 듣는다.
이곡은 첼로곡으로 많이 연주되지만 로잔이 연주하는 이 오디오폰의 연주는 명연주에 속한다. 울적할 때 가끔 듣는 곡이다.
피아노를 치는 코렐리와 로잔은 절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만큼 녹음이 잘 되어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첫음부터 끝까지 두 기종 모두 훌륭한 재생을 보여준다.
특히 음악의 시작전의 배경에 깔린, 조명이 비추지 않는 무대의 움직임 같은 암전속의 인기척이 생생하게 살아온다.
이것은 26S + 그리폰이 가장 리얼하지만 인티의 두 종류도 상당한 수준이다.
바이얼린은 끝선의 떨림이 정확하게 감지된다. 383의 경우는 끝선이 항상 비슷하다.
사라지는 잔향시간도 비슷하다. AI300의 경우는 좀 독특하다. 아티큘레이션이 다르다.
각 패시지의 끝에 잔향이 연주자의 의도에 따른 것인지 조금씩 느낌이 다르고 조금 더 리얼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여간 두 기종 모두 끝까지 곡을 놓게 하지 않는다.

에밀 길렐스의 베토벤을 듣는다.
연주도 연주이고 녹음도 최고의 수준이다. 대부분 이 곡은 첫 음을 내리치는 순간 그 오디오의 호 불호가 갈리게 만드는 곡이지만 (이런 감상법은 좋은 것은 아닐 것이지만) 2가지 다 기본 이상을 훌륭히 뛰어넘는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383이 약간 앞서는 것 같은데 383은 3분 이상을 곡에 몰두하게 만들지 않는다. Typical한 사운드랄까? 아니면 너무 잘 정돈된 재생이랄까? Where is the passion for music?
음악을 들으면서 내내 떠오르는 질문이다.
AI300은 이 분야에서는 분명한 자기 색깔을 주장한다. 일단 음의 깊이가 깊다. 그리고 위쪽의 개방감이 매우 자연스럽다. 억지로 밀고 올라간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다만 초저역을 빠른 시간에 밀고 내려 갈때는 383에 미치지 못함을 확실히 보여준다.
다행히 그런 곡은 그리 많지 않음을 생각하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
지금 이 이야기는 Nautilus 802에서 약간 느끼는 문제일 뿐 프로악 2.5, Red Rose, B&W803, NHT등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아니한다.

피아노를 듣는 동안에 길렐스가 아니었으면 오디오평가가 아주 힘들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만큼 그는 독특하게 친다. 아니 음악답게 친다.
MK383이 중시하는 것은 전체의 밸런스와 다이내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I300은 이것에 더하여 Pace & Rhythm을 살려놓은 기분이다. 발이 까딱거리게 만드는 그런 어떤 것 말이다.

중간에 Jenifer Warnes의 Somewhere Somebody를 들었다.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곡이다. Back에서의 남성과 발음이 섞이면 이상하다. 이런 곡은 우습다는 듯이 모두 잘 소화해 낸다. 마지막 제니퍼의 코먹은 마침표에 역시 AI300에 한 표가 더 간다. 383은 너무 깨끗하게 끝내버린다. 제니퍼는 약간 코 먹은 소리낼 때
제 맛인데…….

신승훈 7집에는 재미있는 intro가 나온다. 이상한 주문과 함께 2000년이 어쩌고 하는 영문 멘트가 나오는데 (새가 날고)…..약 22초 정도에 좌하 지점으로 약 50Hz가 됨직한 묵직한 베이스가 떨어진다.
중소형 스피커에서는 이 소리가 그냥 ‘콩’하고 가볍게 지나간다.
그러나 대형스피커나 대형시스템으로 갈수록 이 베이스효과는 천차만별이다.
어떤 시스템에서는 가슴이 떨릴 정도로 이상한 매력을 주는 그런 베이스이다. 이 효과음은 두번째 곡인 ‘거울속의 그대모습…’에도 이어진다.
383에서 나오는 ‘쿵’은 좌측 스피커의 뒤쪽 1미터 지점쯤에 커다란 폭탄을 투하하고 지나간다. AI300에서 나오는 이 폭탄은 사이즈가 2/3으로 줄어든 느낌이다.
그리폰과 마크와의 조합에서 나오는 폭탄은 정말 폭탄이다. Damn great punch라 하나?
오디오의 재미는 이런 것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여타 중소형 시스템에선 그냥 날아가버리는 한 소절의 음표이지만 잘 만든 오디오시스템에선 놓치지 않고 그대로를 잘 재생해 낸다. 이것이 High Fidelity이다.
잘 구성한 WATT/PUPPY에서도 이런 맛이 있지만 W/P는 밸런싱을 맞추기가 아주 어렵게 스피커가 설계되어 있다. 넘치거나…..모자라거나..(사용자는 주의하여 설치하여야 최고의 맛을 볼 수 있다)

Patricia Barber를 들으면 383의 취약점이 조금 더 드러난다.
패트리셔는 제니퍼원스를 능가하는 보칼 뮤지션이라고 본다. 그녀의 발음과 뉴앙스는 제니퍼에게서 가끔 느끼는 짜내는 듯한 것이 전혀 없다. 정말 찐한 여자이다.
AI300은 징그러울 정도로 패트리셔를 잘 그려낸다. 그녀와 사랑에라도 빠지고 싶은 심정이다. 383으로 Changing Partner를 하니까 마치 성형미인이 서있는 느낌이다.
너무나 깨끗하게 모든 것을 처리한다.
그러나 후반부에서 더블베이스의 솔로에서는 또다시 383의 힘 좋은 아랫도리가 능력을 발휘한다. 스케일도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 역시 383이여….왕보초같이.

심심하여 장사익을 틀었다.
나에겐 꿈이 있었~~~지…..
장사익은 임자를 만났다. 장사익과 NHT 2.5가 마치 Lunare 3나 1으로 틀었을 때와 잘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열기를 가지고 찌그러짐 없이 그야말로 Effortless하게 잘도
뱉어낸다. AI300의 압승이다. 이런 곡은 오디오하시는 분들이 안 좋아하지만.
AI300. 우리 팀이 만들었지만 (난 전자를 전혀 모른다. 따라서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참 잘 만든 제품이란 생각이다.


[ 요약 ]
4.정리하면서
AI300은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기능은 다양하다. 프리앰프로 사용, 서브우퍼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음, BYPASS를 이용하면 5.1 시스템의 메인을 중복으로 쓰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쓰면 파워앰프로만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
물량투입도 만만치 않다.
완전절삭한 CD+AMP 리모콘, 특주 트랜스, 고급 단자들, 특주한 Capacitor들, Full Remote Volume Control, Standby기능, 그리고 스피커 프로텍션기능, 그 밖에 많은 기술이 조그만 박스안에 투입되었다고 한다.
나는 잘 모른다. 내게 중요한 것은 소리와 가격, 그리고 디자인이다.

소리는 나로서는 대만족이다. 소리만 뽑으라면 383보다는 AI300을 뽑겠다. 만약에 AI300의 회로를 383박스에 넣어서 한 300정도에 팔면 당장 몇 개 사서 나누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Deep Bass의 control이 약간 부족한 것은 중대형 스피커를 큰 볼륨으로 들을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아쉬울 일은 없다. 그래두 한번 맛본 베이스는 잊지 어렵다.

MK383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 하나의 Solid-state 인티이다. 고도의Ergonocmics, 최고의 디자인, 중립적인 소리, 누가 보아도 칭찬을 들을 만한 제품이다.
이것에 대한 작은 불만이라면 너무나 높은 가격과 약간 얇고 Dry한 소리의 취향이 열기 (Heat)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서 아주 약간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음악이란 것, 예술도 다 그렇지만 그런 것이 모두 열기가 아니었던가?

어쨌든 MK383은 만능이다. 마크의 여타 어정쩡한 분리형보다 이것을 나는 좋아한다.
AI300은 마크 383과  경쟁하기 위하여 나온 제품이 아니다.
경쟁대상의 제품그룹 군이 다르다.

그러나 AI300을 장기간 들어보고, 음질로 따진다면 이것말고는 따져 볼만한 가치를 지닌 인티가 그리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AI300의 수준은 상당히 올라와 있다.
이것은 이리저리 다니다가 줏은 소리가 아니다.
4년 이상의 시간이 투자된, 아니 오랜 개발자의 경험까지 합치면 35년이 넘는 경험이 집약된 귀한 인티앰프이다.
물론 자재 및 물량투입을 더 하면 더 나은 앰프가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Stello Series는 April Music의 Entry Level Series이다.
그 위로 Eximus가 있고 (프리와 파워는 이미 개발을 완료한 상태), 또 그 위로 한가지의 시리즈가 있다 (미발표).
그러나, 스텔로가 엔트리라고 해서 대충 만든 것은 없다.
내부를 들여다 보면 꼭 이렇게 만들어야 하냐고 하는 분들이 계신다. 그리고 잘 만드는 것은 부품 많이 안들이고도 좋은 소리 만드는 것이라고……
물론 부품 많이 안들이고, 별로 좋은 부품이 아니고서도 어느 선까지는 소리를 만들어 갈 수는 있다. 그러나 일단 어느 레벨을 넘어가면 돈 많이 주고 산 부품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이 스텔로 AI300에는 그만큼 애정과 시간과 돈이 투입되었다.

결과는 소리로 말한다. 난 이 소리가 좋다. 그리고 보다 많은 애호가가 이 소리를 들어볼 기회를 갖기를 원한다. 분리형이던 일체형이던 CD가 어느 제품이건 잘 만든 오디오가 소리를 어떻게 들며, 그런 감동을 과연 200여만의 투자로 구입할 가치가 있는지를.

수출형버젼으로 제작된 제품이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 : 2003. Jan 09~ Las Vegas)에 출품된다. 물론 CDA200SE와 함께 출품된다.
그리고 다음주 부터는 Hong Kong의 Hifi Show에 선을 보인다. 힘든 경쟁이지만 이미 많은 수입상들이 다녀가거나 문의를 해 오고 수출을 타진중이다. 수입선에 따라 디자인은 조금씩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년 초부터 미국 및 캐나다의 제품은 캐나다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AI300과 CDA200SE를 한조로 하여 중형의 스피커를 놓고 음악을 들으면 500~800의 예산으로 상당한 오디오의 묘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년말에는 Surround Processor를 쓰시는 분들을 위하여 3 Channel을 보강할 수 있는 모노블럭 파워가 나올 것이다.
메인 2 channel은 BYPASS단자로 그리고 3채널은 3덩어리의 모노블럭으로 방을 꾸미면, 간단하면서도 훌륭한 오디오/비쥬얼 극장이 되리라 본다.
Stello Series 오디오는 Simple한 디자인의 오디오이지만 가져다 주는 감동은 Simple하지 않을 것이다.

http://www.audi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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