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신형 프로젝터 VPL-HS50 리뷰








글 | 성연진 (AV 칼럼니스트)



새롭게 등장한 VPL-HS50은 전통적인 소니의 LCD 프로젝터중 주로 엔트리와 중급기를 표방하는 HS시리즈(별칭은 Cineza라 불리운다)의 최신형이며, HS시리즈의 탑엔드 모델이다. 주로 SVGA급이 HS시리즈의 존재이유였지만, 선행작인 HS10과 HS20처럼 두자리 숫자의 모델들에 HD급 WXGA의 LCD패널(1368×768, 1386×788)이 사용되며 클래스를 한 등급 위로 끌어올렸다. 지금은 이들이 사라졌지만, 홈시어터 프로젝터의 부흥을 이끌어냈던 VLP-VW10HT, 11HT 등과 같은 소니의 프리미엄급 홈시어터 프로젝터의 뒤를 잇는 공격적인 신세대 모델들이다. 프리미엄 클래스보다 가격은 저렴해지고 퍼포먼스는 한층 배가되었지만, 그 사이 훨씬 더 저렴한 경쟁 LCD들과 DLP의 대중화에 파묻혀버렸다. 그 사이 소니는 SXRD 패널과 같은, DLP에 대응하는 소니만의 독립적인 기술을 개발하여 등장시켰지만 여전히 대중적인 프로젝터 시장에서는 LCD로 맞서야만 했다. 따라서, 작정을 하고 개발에 도전하여 HS 라인업의 새로운 모델인 HS50을 등장시킨 것이다.


작정을 했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HS50이 전작들에 비해 약간의 튠업으로 스펙의 수치개선이나 디자인의 변경 혹은 약간의 기능추가에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HS50은 전작들과 달리 광학계의 설계에서 부터 설치상 유용한 기능들과 다채로운 비디오 프로세싱 회로 등 완전히 다르게 설계된 새로운 제품이다. 스펙으로 모든 것이 대변되지는 않겠지만, 6,000:1 이라는 경이적인 콘트라스트 비와 상하좌우 렌즈시프트 기능의 지원 등을 보면 지금까지 소니의 홈시어터 프로젝터들에서는 절대 볼 수 없던 놀라움이 가득하다.



먼저 외형을 보면 HS 시리즈의 전작들과 달리 좌우 양끝이 라운드진 형태이며 A4 크기 보다 좀 더 큰 직사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중앙에 커다란 눈으로 붙어있던 렌즈는 우측으로 이동하였으며 전체적인 모양새는 라이프스타일적인 모습에서 평범한 일반 프로젝터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대신 상판 중앙에 등장한 흰색 SONY 로고의 멋진 일루미네이션이 전작들보다 더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프로젝터의 버튼들을 직접 누르며 사용할 일은 없겠지만, 컨트롤 버튼들은 렌즈 반대편의 측면에 위치하고 있다.



[렌즈시프트 기능은 측면에 위치해 있으며 상하좌우 조절이 가능하다]


입력단자들은 프로젝터 후면 하부에 정리되어있다. 단자들은 HDMI, D-sub, 컴포넌트, S-Video, 컴포짓등의 단자들이 일렬로 나열되어 있으며, 스크린등의 on/off를 위한 12v 트리거 출력이 있다. 현재 일본과 국내에서 판매되는 HS50과 달리 북미지역에서 판매되는 모델에는 추가로 USB 포트가 장착되며 모델명이 HS51 이다. USB 포트는 PC에서 Windows용 프로그램으로 제공되는 Sony Image Director를 통해 감마커브를 사용자가 직접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HS50에 이 기능이 없다고 해서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각종 조정버튼은 렌즈 반대편 측면에 위치해 있다]


HS50의 화질은 굳이 RGB 레벨이나 감마보정을 해주어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매우 정확해졌기 때문이다. HS20이나 VW12HT등과 같이 소니의 LCD 프로젝터들은 모두 LCD 프로젝터 자체의 한계로 보이는 녹조로 인한 색밸런스의 문제와 콘트라스트의 개선을 위한 보정을 필요로 했다. 이를 위해 별도의 옵션으로 광학필터, 예를 들어 ND필터등과 같이 밝기를 낮추어 LCD의 콘트라스트를 향상시키고 색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사용하곤 했었다. 하지만, HS50은 광학계 전반을 새롭게 설계했으며 비디오 처리회로에도 일대 단행을 시도하여 이런 부수적인 개선방법이 전혀 필요없게 되었다. 새로운 광학계와 IRIS 렌즈의 탑재는 DLP 프로젝터보다도 높은 6000:1의 경이적인 콘트라스트를 구현하였으며, 색상에 있어서도 RCP(Real Color Processing)이라는 색상 보정 기술이 탑재되었다.



[후면 하단에 위치한 각종 단자들]



먼저 콘트라스트를 보자. 스펙상 6,000:1의 콘트라스트 비는 분명 현존하는 그 어떤 DLP 프로젝터들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이다. 실제영상을 보아도 다이내믹하며 압도적인 대비의 영상을 보여주어 기존 LCD 프로젝터들보다 뛰어나다. 물론, 6,000:1의 수치는 Full On/Off 의 수치이다. 즉, IRIS를 완전히 100% 밝기의 영상신호를 재생했을 때와 IRIS를 닫고 0% 밝기의 블랙 영상을 측정한 두 측정 값의 차이로 얻어낸 수치이다(실제 외지의 측정결과를 보면 5,800:1 이상이 나왔다고 한다). 따라서, 실제 영상에서 이런 6,000:1의 수치를 얻을 수 있지는 않다. 다만, 2,500:1 이상의 콘트라스트 비를 갖는 프로젝터들이 체커보드등과 같은 실제 유효한 영상신호로 측정했을때 700:1 이상의 수치를 얻는 것을 감안하면 대략 HS50의 명암대비 수치에 대한 이해가 될 것이다. 실제로, HS50의 영상에서 블랙을 보면 지금까지 보아온 그 어떤 LCD 프로젝터들도 보여주지 못한 진한 블랙을 펼쳐보인다. 실제 영상에서 6,000:1 은 못되지만 기존 LCD 제품들의 명암대비 수준은 가뿐히 뛰어넘는다.


이처럼 영상의 콘트라스트가 대폭 향상된 것은 바로 IRIS의 덕택이다. HS50에서는 “Cinema Black Pro” 라는 항목으로 설정할 수 있는 IRIS는 크게 On, Off, Auto의 세 가지 선택만이 가능하며 단계별 스텝 조정은 지원하지 않는다. On의 경우는 블랙을 가장 확실히 눌러리며  영상의 최대밝기까지 억제하여 콘트라스트를 높이므로 어둡고 둔탁해져서 실제 감상에서는  효과적이지 않다. 비록, 스텝별 조정으로 IRIS를 맞출 수는 없더라도 Auto 모드로 설정하면 완전히 닫지 않고 비디오 처리 회로가 영상의 밝기상태에 따라 IRIS를 조절되어 최대 밝기를 살리면서 블랙을 낮춰주어 효과적인 콘트라스트 개선을 이끌어낸다. 실제로 Auto 모드에서 가장 콘트라스트가 높은 다이내믹한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블랙의 안정화는 색상에 곧바로 영향을 끼친다. 프로젝터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녹색 문제로 부터 완전히 벗어나 색상 밸런스에 대한 스트레스를 만들지 않는다. 전반적인 색상의 밸런스가 비교적 잘 잡혀져 있으며, 컬러 애널라이저로 측정한 수치 또한 한쪽 색상으로 치우치거나 하는 문제가 없다.


파이오니어의 755A에 디지털 비디오 에센셜(DVE : Digital Video Essential)의 컬러 필드 영상을 이용하여 480i로 측정한 경우, 아래의 표와 같은 결과를 얻었으며 SD급 영상의 표준색 좌표와 비교했을때 블루는 거의 정확하게 맞았으며, 레드와 그린은 표준보다 더 진하게 확장되어 있다.


한편 D-VHS로 제작된 일본의 MEDIX의 비디오 패턴에 담긴 RGB 신호로 측정한 1080i의 색좌표는 HD 영상의 표준색 좌표와 비교 했을 때, SD급에서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색상특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Digital Video Essential 이나 Aiva 와 같은 테스트 DVD의 컬러바 영상을 재생하여 블루 필터를 쓰고 패턴을 볼 때, Color 와 Hue 디폴트 값인 50인 상태에서도 모두 푸른색과 검은색의 패턴의 이상적인 상태를 보여주었다.



보다 더 정확히 맞추고 싶다면 HS50에서 새로이 탑재된 RCP(Real Color Processing)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미 샤프의 XV-Z12000에 탑재되었던 컬러 매니지먼트 시스템 기능과 유사한 기능을 소니도 새롭게 추가한 것이다. 물론, RCP 기능은 샤프의 그것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RGBCMKY의 7가지 색상에 대해 각각의 색조와 색의 강도를 사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적색을 주홍색으로 들뜨게 만들수 있으며 녹색을 옐로우톤에 가깝게 바꿀 수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색조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고 또한 원하는 색만 더 강하거나 약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셋팅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일반 유저들은 사용하지 않기를 권한다. 하지만 컬러 애널라이저가 있거나 색에 대한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RCP에 도전해볼 만 하다.


물론, 이외에 색온도 조정에서 지원하는 RGB의 게인과 옵셋설정도 지원된다. HS50에는 크게 High, Middle, Low의 세 가지 색온도를 지원하며 이중에서 6,500K에 근접하는 색온도가 Low이다. Middle의 경우 7,000~8,000K대의 색온도 분포를 보여주며 High는 9,000K에서 10,000K를 넘어가기도 한다. 세 가지 고정 색온도 외에 Custom1, 2, 3를 지원하는데 이 모드들에서 RGB의 게인과 옵셋을 알맞게 맞출 수 있다.


기본 영상모드는 Dynamic, Standard, Cinema 와 User 1, 2, 3의 여섯 가지 모드가 지원된다. 물론 이름대로 Dynamic 모드에서는 거의 일반 TV를 광불케 하는 밝고 격렬한 영상으로 소위, “테레비”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다. Cinema 모드의 경우는 너무 어두워서 일반인들이 즐기기 쉽지 않으며 가장 보편적인 것이 Standard이다. 비록 그레이스케일에서 단계별 색온도가 8,000K 이상으로 6,500K에 맞춰져 있지는 않지만, 색온도 설정을 LOW로 맞추면 가장 정확한 편이며 컬러애널라이저가 있다면 어렵지 않게 6,500K로 그레이스케일 조정도 가능하다.



설치와 셋업은 다른 어느 프로젝터 보다도 손쉽고 간편하다. 그 일등공신은 역시 상하,좌우로 화면을 움질일 수 있는 렌즈 시프트 기능. 투사 화면을 중앙을 중심으로 잡을때 약 좌,우 100% 이동이 가능하며 상하역시 마찬가지이다. 또한 투사거리도 300 만원대 이하의 어느 프로젝터보다도 짧다. 16:9 100인치 기준으로 볼때 프로젝터는 스크린으로 부터 최소 3m 에서 최대 4.5m 사이 어디에나 위치할 수 있다. 줌과 포커싱은 수동.



이제 화질을 살펴보자. 앞서 언급했듯이 기존 LCD 프로젝터들보다 한층 블랙의 깊이가 더해진 다이내믹한 영상을 볼 수 있다. 물론 기본 설정에서 IRIS 기능인 “Cinema Black Pro”를 Auto로 맞춘 상태이다. 전반적인 블랙은 깊게 가라앉아있으며 밝은 부분들은 강한 대비를 이루도록 높은 밝기를 드러낸다. 색조에 있어서도 소니의 전작 LCD 프로젝터들과 다른 한층 생동감있고 정확도가 높은 색에 가깝다. 또한 파나소닉이나 엡손등과 같은 기존 LCD 업체들의 영상과도 색감이나 질감에서 확연히 다르다. 엡손의 드림패널을 쓴 이들 제품이 다소 부드럽고 유연한 느낌의 자연스런 색상과 질감을 갖는데 비해 자체 개발의 패널을 쓴 HS50은 보다 정확하고 치밀한 느낌의 단단한 색상과 약간은 건조한 듯한 질감을 보여준다. 특히, 동가격대의 DLP 프로젝터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DLP 제품들의 영상이 대체로 유화풍에 가깝다면 HS50은 약간은 색을 강하게 넣은 수채화에 비유될 수 있다.


DVD 초창기에 뉴라인시네마가 발매한 <다크시티>를 보면, HS50의 블랙 재현력을 금방 알 수 있다. 도입부의 어두운 우주 배경이나 잠들어 버리는 도시 그리고 째즈바에서 노래를 하는 제니퍼 코넬리의 페이드 인 장면을 보면 전체적으로 아주 깊게 잡힌 블랙을 볼 수 있다. LCD 프로젝터로써는 매우 깊은 블랙을 잡아냈지만, 평균밝기가 낮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장면에서 암부의 계조를 살려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즉, 피부색이나 어두운 도시의 다채로운 텍스쳐를 스크린 위로 끄집어 내기 위해서는 밝기를 올릴 수 밖에 없고 디테일과 블랙의 깊이를 적당히 타협을 하게 되면 6,000:1의 수치와 같은 드라마틱한 명암비는 보기 힘들다. 그래도 제대로 된 전체의 계조를 잡아내기 위해선 밝기를 어느 정도 올려주는 것이 좋으며, 그래야 사람들이나 기타 사물들의 색상이나 모습도 어느 정도 제모습으로 비춰진다. 한편, 평균밝기가 높은 장면으로 크라이테리언의 <더 록> 중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지는 카 체이싱을 보았다. 특히 페라리의 노란색은 과거처럼 녹조 낀 녹색풍의 노란색이 아닌 진하고 따뜻한 온도감이 강한 선명한 노란색으로 살아난다. 뿐만 아니라, 배경의 푸른하늘이나 다양한 사물들의 색들은 매우 정확하며 또렷하고 단단한 색감을 보여준다. 디테일은 다채로운 인물들의 얼굴과 양복의 텍스쳐등까지 잘 살려내는 우수한 디테일 재현을 볼 수 있다. 물론 이때에도 니콜라스 케이지 양복의 디테일까지 뽑아내려면 밝기를 높여주어야 한다. 특히 빠른 사물의 이동이나 카메라 패닝에서 물체의 표면에 색이 층이 지는 등고선 현상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는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HS50의 비디오 회로의 뛰어난 능력 덕이기도 하다.


HD 재생은 드라마 <해신>과 <트루라이즈>를 시청했다. 비디오 소스인 해신의 경우 첨예한 HD의 해상력을 훌륭히 살려내주었으며 빠른 이동이나 디테일이 많은 장면에서의 느린 카메라 패닝에서 디테일들이 껌벅거리는 현상이 거의 없었다. 또한 DVD 재생에서와 마찬가지로 얼굴이나 기타 색상이 많은 부분들이 카메라가 이동하더라도 절대로 등고선 현상이 발생되지 않았다. HD가 되면 자연히 향상되는 색상의 꽉찬 밀도감이나 부드럽고 유연한 느낌도 생생히 살아났다. 다만, VPL-VW11HT 등과 같이 전작들이 썼던 1368×768 등의 더 높은 해상도의 패널에 비해 다소 줄어든 1280×720 패널이므로 밝기나 색감에서는 다소 뒤졌지만 첨예함에 있어서 만큼은 상당했던 전작들의 모습이 HS50에서는 다소 줄어들었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테스트에는 크게 세 가지의 스크린을 사용했다. 스튜어트필름의 “StudioTek”과 OS스크린의 “PureMAT II plus” 그리고 DaLite의 일반적인 “매트화이트”이다. 가격은 400 만원대, 100만원대 그리고 50만원이하로 나뉜다. 먼저 가장 안 좋은 선택은 역시 저렴한 스크린이 가장 가격다운 화면을 보여주었다. 색상이 깨끗하지 못하여 밝기나 계조 표현에 있어서 고급 스크린에 비해 자연스러움이 떨어진다.


한편 레퍼런스급인 StudioTek과 PureMAT II plus의 비교에서는 의외로 PureMAT II plus 와의 상성이 좋은 편이었다. 약간의 게인 차이는 있지만 눈으로 알아채는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레퍼런스 답게 StudioTek 에서는 색상이 좀 더 순하고 전반적으로 영상이 소프트한 느낌이 있다. 오히려 DLP 프로젝터들과 매칭했을때 느꼈던 뽀사시한 색감의 감각보다는 깨끗한 감각이 더 돋보이는 편이다. PureMAT II plus는 StudioTek에 비해 소프트한 느낌이 줄고 오히려 임팩트하고 또렷한 영상의 힘이 살아나는 편이다. 색감이 좀더 생동감이 있게 살아나며 선명도도 아주 미세하지만 좀더 조여진 느낌이 있다. 따라서, 보다 활기있고 힘이 있는 영상을 원한다면 PureMAT II plus를 권한다. 게다가 두 스크린간의 가격적인 차이를 고려해 볼때 HS50에 StudioTek을 사용할 사람이 아마도 대한민국내에서는 한 명도 없지 않을까 싶다.



DVD 재생은 플레이어의 프로그레시브 출력(480p)과 HS50의 프로그레시브 기능인 DDE를 사용할 때를 비교해 보았다. 테스트에는 PC의 소프트웨어 DVD 플레이어와 파이오니어의 755A를 사용했는데 의외로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준 것은 HS50의 디인터레이싱 기능인 DDE로 시청했을때이다. 물론 아날로그 입력이므로 AD 컨버팅 처리에서 오는 사물들 테두리에 그려지는 링잉이나 약간의 노이즈 감은 없지 않지만 그래도 플레이어의 프로그레시브 처리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었다. 비디오 에센셜과 Avia의 해상도 테스트에서 480i 입력시나 720p의 PC, 480p의 플레이어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테스트 패턴의 고역 끝 미묘한 디테일들까지 뭉개지지 않고 또렷히 살려내준다. 또한 비디오 에센셜의 “Montage of Images”의 펄럭이는 성조기는 빗살무늬나 계단현상이 없는, PC나 단품 플레이어보다 훨씬 뛰어난 프로그레시브 영상을 만들어낸다. 약간의 거짓말을 더한다면 DCDi 와 다를바 없는 매우 놀라운 디인터레이싱 능력을 보여준다. 게다가 같은 소스에 담긴 나뭇잎 줌 장면이나 스테디움의 패닝 장면등에서는 카메라 이동에 따른 잔상이나 뭉개짐이 없었으며 디테일들이 파르르 떠는 라인트위터 현상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이상적인 디인터레이싱에 의한 프로그레시브 영상의 재현은 뛰어난 12비트로 구현된 비디오 프로세싱 회로의 힘이다. 특히, 움직임이 많더라도 영상에 얼룩이 지는 등고선 현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사용중인 샤프 Z9000과 같은 8비트 시스템들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현저하다. HS50의 처리가 뛰어나기는 하지만, 더 노이즈가 줄고 클리어한 영상을 원하면 HDMI 단자로 DVI 신호를 이용하면 된다.  확실히 윤곽선의 링잉이나 배경의 노이즈도 한결 줄어든다. 그러나, 이는 플레이어의 뛰어난 디인터레이싱 능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PC와의 연결은 DVI의 디지털 연결과 D-Sub 15핀의 아날로그 연결이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DVI 연결에서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 LCD 패널의 해상도인 1280 x 720의 해상도를 연결할 경우, HDMI로 입력되는 DVI 신호를 HS50이 720p의 비디오 신호로 잡아버린다. 따라서, 내부적인 스케일러를 통하게 되고 상하좌우의 4부분에 대한 오버스캔처리를 통해 모서리들을 잘라낸다. 따라서, 최종 영상은 LCD 모니터 같은 칼같은 화면이 아니라, TV에 연결한 PC화면처럼 바뀌어 버린다. 짧은 시간의 테스트이므로 리뷰에서 연결방법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면 DVI로 PC를 연결하는 방법을 소니에서 알려주길 기대해 본다. 하지만, DVI가 아닌 아날로그 연결에서는 LCD 모니터와 같은 예리하고 정확한 화면을 볼 수 있다. 특히 HS50에는 아날로그 PC신호의 경우 최대한 PC화면을 정확하게 맞춰주는 APA(Automatic Pixel Alignment) 기능을 지원하여 이상적인 PC영상을 만들어준다.



매우 뛰어난 프로젝터이지만, HS50에도 단점들은 존재한다. 바로 유니포머티(Uniformity)이다. 표준모드의 콘트라스트 디폴트 설정은 80이다. 이 상태로 100% 밝기의 전체 흰색 영상을 띄우면 전체 화면은 균일한 흰색이 아닌 붉은색과 푸른색이 좌우 대칭적으로 퍼져나온다는 사실이다. 물론 대부분의 프로젝터들이 100%의 가까운 균일한 밝기와 색온도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HS50은 콘트라스트를 상당히 낮추어야만 유니포머티가 살아난다. 전체 화면에서 대칭적으로 생기는 붉은기와 블루톤을 줄이려면 콘트라스트를 최소한 50 까지는 낮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화면의 좌우상하 어디에서나 흰색이라고 느낄 수 있는 밝기와 중성적인 흰색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콘트라스트를 낮춘 뒤에 암부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밝기를 올리면 전반적인 영상의 톤이 6,000:1 이라는 콘트라스트를 무색케 변한다. 결국 효과적인 콘트라스트로 다이내믹한 장점을 살리려면 유니포머티와는 타협해야 한다. 물론, 일반 영화감상에서 큰 문제는 드러내는 것은 아니지만, 영상의 균일성과 안정적인 재생에 있어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암부 디테일의 재현이다. 유니포머티와 상관되는 이야기로서 밝기를 올리면 되지만 문제는 색상의 안정감이다. 결국 색상이 또렷하거나 선명하지 못하고 다소 탈색되거나 색조 자체가 의도와 달리 틀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임팩트하고 비비드한 색상과 다이내믹한 감각을 살리려면 암부 디테일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타협해야 한다. 물론 적당한 감마보정은 효과적인 방법이 되겠지만, HS50은 4단계의 고정된 감마수치가 정해져있으며 실제로 그 스텝 또한 0.1 단위이므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동급 가격대의 DLP 제품들과 비교해보면 비록 콘트라스트 수치는 훨씬 뒤쳐지고 블랙의 깊이감도 HS50보다 더 떨어지지만 DLP 프로젝터들은 위와 같은 유니포머티의 안정감이 높으며 이로 인해 암부 디테일을 살리더라도 색조가 탈색되거나 틀어지는 수준이 훨씬 적다. 막강한 스펙은 좋지만, 스펙대로 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타협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선택은 사용자의 몫이다.


한편 DLP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격자무늬가 보인다. 물론 네모난 격자들이 눈을 아른거린다는 것이 아니다. 적정한 거리를 확보한 뒤 시청할 경우 격자무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똑같은 720p 등급의 DLP 프로젝터와 비교할 경우, 같은 인치수의 스크린에서 HS50은 격자무늬 현상으로 인해 마치 고해상도 인터레이스드 영상을 보는 듯 하다. 인터레이스드 영상의 다소 예리하고 선명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칼같다고 할 수도 있을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개구율이 대폭 향상되었다 하더라도 DLP와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소니의 신작 LCD 프로젝터 HS50은 분명 앞선 프리미엄 LCD 프로젝터나 시네마 라인 모두를 통틀어 가장 안정되고 클리어한 명암과 색상을 재현해주는 프로젝터이다. 녹조가 사라진 깨끗한 색상, 정확성이 높은 색상으로 선배들의 부끄러운 부분을 말끔히 해소했다. 또한 과감한 스펙향상으로 LCD의 문제점들도 대폭 극복되었다. 게다가 300 만원대의 프로젝터이지만, 700만원대 이상의 프리미엄급 제품들에 들어갈만한 강력한 비디오 프로세싱 회로를 탑재하여 막강한 화질연출과 상당한 비디오 셋업 기능들을 제공해준다. 특히, 디인터레이싱 능력은 매우 우수하여, 고급 프로그레시브 스캔 DVD 플레이어 사용자가 아니라면 매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비록 전작들이 보여준 고해상도의 아찔함은 약간 사라졌지만, 여전히 치밀한 해상력으로 HD 재생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내장된 성능좋은 스케일러 덕분에 DVD 이하의 해상도 소스들도 커다란 화질열화없이 보기좋은 대화면으로 연출해준다.


또한 렌즈 시프트 기능은 HS50이 이 세상에서 가장 설치하기 쉬운 프로젝터로 만들어준다. 정확한 센터를 잡지 않아도 대충 자리만 잡으면 간단히 휠을 두어번 돌려주면 스크린의 자리가 정확히 잡힌다. 또한 단초점 렌즈로 제작되어 4미터가 되어야 100인치를 바라볼 수 있는 프로젝터들과 달리 3.5 미터 이내의 안방극장에서도 대화면 연출을 훨씬 손쉽게 해준다.


소니의 신작 HS50은 시네자 라인에 속하는 프로젝터지만, 한때 영광을 누렸던 VPL-VW10HT 시리즈들의 그때를 떠올리게 한다. 분명 DLP와는 다른 LCD의 독특한 맛이 있는 다기능 하이퍼포먼스의 프로젝터이다. (2005.01.11)


본 리뷰의 저작권은 dvdprime.com에 있습니다
AVKOREA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