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C(엘락) 50시리즈 메인 스피커 FS58

독일의 하이엔드 스피커를 생산하는 엘락은 1908년 잠수함의 음파 탐지기를 개발하는 회사로 시작한다. 1926년 ELectro ACoustic 이라는 이름으로 턴테이블 및 카트리지, 무빙 마그넷 등 다양한 소재를 개발, 남다른 음향 철학으로 오디오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ELectro ACoustic라는 네임에 부응하듯 엘락하면 떠오르는 스피커가 단연 CL330 JET일 것이다.
알루미늄 인클로저와 JET 리본 트위터, 알루미늄 샌드위칭 공법으로 제작된 우퍼는 강렬한 이미지를 주기에 충분했다.
전형적인 하이엔드 스피커를 제작하는 엘락은 기존 모델과는 차별화 된, 쉽게 접할 수 있는 보급형 시리즈를 만들게 되었는데 지금 살펴볼 모델은 50시리즈의 메인 모델인 FS58이다.
바이와이어링을 지원하며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의 3웨이 4스피커로 5인치 더블 우퍼와 4인치 미드레인지, 25mm의 트위터로 구성되었다.
우퍼와 미드레인지는 오목한 돔형 셀루로스 진동판과 캡톤 코일을 채용하여 효율적인 파워 핸들링이 가능하고 페라이트 링을 채용해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25mm의 트위터는 강한 네오디뮴 자석을 사용하고 냉각 부착된 별 모양의 터미널을 사용해 더욱 투명한 사운드를 재생한다는 엘락의 설명이다.
후면 베이스 포트를 채용했는데 이 베이스 포트에도 엘락만의 고유 기술이 담겨져 있다.
나팔관처럼 생긴 두 개의 포트는 내부 공기가 밖으로 배출될 때 발생하는 소음을 극소화 하고 마찰 손실을 감소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또한 섬유질이 보강된 특수 하이텍 폴리아미드로 뒤틀림이 없다.
엘락의 스피커를 살펴 보면 6.5인치 이상의 우퍼를 사용한 스피커는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작은 유닛을 사용해 빠른 저역의 응답성을 노려 최대한 원음에 가까운 사운드를 재생하고자 하는 엘락만의 철학이 담겨있기 때문.
자~ 이제 스피커를 앰프에 물려보자.
하이파이 테스트를 위해 몇 가지 음반을 걸어보았다.
엘락의 상급 라인에 사용된 알루미늄 인클로저는 차가운 인상을 많이 남기는데 외관으로 풍기는 이미지 때문에 강렬하고 차가운 고역을 생각한다. 하지만 엘락의 사운드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입에서 녹이듯 상당히 촉촉하고 달콤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FS58 역시 상당히 부드러운 스피커다. 주파수 특성 또한 23kHz로 부드럽게 만들었다고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보급형 기기에서 나오는 음상의 돌출이나 겹침이 없다. 특히 사라 K.의 앨범을 들어보면 악기의 미묘한 공간감을 잘 표현해 주는데 라이브 녹음이 아닌데도 마치 재즈 카페에 와있는 듯 악기의 입체감도 뛰어나다.
알루미늄 인클로저를 사용한 상급 라인과는 달리 통울림이 있는 편이라 콘트라 베이스의 울림이 자연스럽고 현을 튕겨주는 느낌이 좋았다.
드럼 연주를 듣고 있으면 하이탐과 로우탐, 플로어탐의 구분이 명확하고 어택감도 상당해 좋은 타격음을 재생한다. 하지만 저음의 양감이 풍부해 작은 리스닝 룸에서는 좀 부담스러운 저역이 예상된다.
그 외 소편성 현악과 대편성 관현악에서도 좋은 면모를 보여 주었는데 현의 질감은 약간 아쉬운 감이 있었다. 질감 부분에서는 약간 거칠은 고역이 장점이 될 수도 있어 스타일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편하겠다.
이번엔 영화 감상을 위해 50시리즈의 센터 스피커인 CC51과 리어 스피커인 BS52 북쉘프스피커를 연결, 우퍼는 별도로 사용하지 않고 감상을 해 보았다.
역시 저역의 양감이 뛰어나 우퍼 없이도 충분히 영화 감상이 가능할 것 같다. 글래디에이터, 반지의 제왕의 전투신 등 쇠의 마찰 같은 거칠은 이펙트도 특별히 귀가 따갑지 않다.
편안한 감상을 목적으로 튜닝이 되었지만 역시 주파수 특성이 40Hz~23kHz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SACD의 완벽한 재현은 불가능해 단점으로 꼽히지 않을까 싶다.
사용된 유닛과 소재 등이 상급 라인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역시 엘락의 전형적인 사운드의 명목을 지키는 보급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69만원 이라는 가격을 생각한다면 대적할 만한 스피커가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