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F(케프) NEW Reference 205/2 리뷰

KEF의 눈부신 기술력이 발한 역작


205/2는 3웨이 4유닛의 베이스 리플렉스 시스템으로 90dB의 비교적 높은 능률을 가지고 있다. 205/2에는 Uni-Q 유닛이 채용되었는데, 2004년에
선보인 이후 거듭되는 개발로 한층 발전된 성능으로 채용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특징적인 명쾌한 음으로 연결이 매끄럽고 위상이 일치되는 상
쾌함을 느끼게 하며 실제 3웨이이지만 2웨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퍼에는 역시 자사 제품인 20cm 구경의 유닛이 2개 채용되었는데, 신소재의
진동판은 탄력적이어서 저역의 밀도감과 스피드에서 실력을 자랑한다. 그리고 각 유닛마다 마그네틱 실딩 처리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인
클로저의 쳄버도 각각 분리하는 등 상호 간섭을 근본적으로 배제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KEF의 스피커를 보면서 재미있다고 느껴지기도 하는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205/2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퍼의 유닛 바로 밑에 약간 쭈그
러진 모습으로 각각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모습의 설계는 컴퓨터를 스피커 시스템 설계에 가장 먼저 도입한 KEF의 특별한 노하우가 반영된 것
인데, 유닛과 포트간의 위상 정합을 위한 조치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앞에서 109 메이드스톤 스피커를 포기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외모가
평범해서였다고 고백했었는데, KEF의 스피커는 솔직히 특별히 우아하다거나 화려하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본 205/2 스피커도 첫눈에 반할
것 같은 그런 화려한 모습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하며 대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음을 들어가며 자세히 살펴보니 어느 한구석 소홀하게 만들어
진 곳은 찾을 수 없었다.
 




내부의 정재파에 대응하기 위한 인클로저의 뒷모습에서나 Uni-Q 유닛이 장착된 머리 부분의 마감 외에도 두껍게 칠해서 매끄럽게 처리한 인클
로저의 표면에서, 바닥면에 위치한 스파이크의 당당한 모습에 이르기까지, 보면 볼수록 정성을 다한 싫증나지 않는 단정한 모습은 재생되는
음과 더불어 품격을 말하고 있는 듯했다.


플로어 스탠딩 타입의 205/2는 110.5cm로 소파에 앉아서 음악을 들을 때 Uni-Q의 높이와 귀의 높이가 잘 맞아 명료한 중음을 들을 수 있을 것이
며 배플면의 넓이가 28.5cm로 좁은 편이어서 자리를 별로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특기할 사항은 207/2
에서와 마찬가지로 본 205/2 시스템에서도 인클로저 뒷면에 자리한 바인딩 포스트 스피커 단자가 트라이와이어링으로 설계되었다는 것과 3개
의 캡을 통해 각 주파수 대역별로 레벨을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스닝룸의 조건에 따라 섬세하게 대역별로 레벨을
조정해주면 예상 외로 좋은 사운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인가. 만약 준비된 파워 앰프만 있다면 사운드를 자기의 취향에 꼭 맞게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중·고역에 3극관으로 만들어진 소출력 앰프을, 저역에는 스피드감이 좋고 파워풀한 파워 앰프를
매칭시키고 대역간의 레벨을 조절해가며 튜닝하는 재미는 오디오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짜릿함이 아닐까? 어쨌든 흥미를 갖기에 부족함이
없는 스피커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설명서에는 조절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이번 호에서는 지면 관계상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시청에 임하기로 했다.



시청은 본사 시청실에서 진행하게 되어 어느 정도 앰프 선택에 대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바이앰핑 구동이라는 점에서 생각은
간절했으나 실행은 무리였고 205/2 스피커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동할 수 있는 앰프들을 별도로 준비할 수가 없어 조금은 아쉽기도 했지만 할
수 없이 시청용으로 준비된 린데만 882 인티앰프와 옥타브 V70 SE 인티앰프들을 교체하며 시청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시청에 앞서 무작위로 들어본 CD의 사운드에서도 예상했던 대로의 품격 있는 사운드로 다가왔다. KEF 레퍼런스답게 매우 안정된, 그
리고 어떠한 장르의 음악에서든 그 표정은 당당하고 명쾌했다. 8인치의 구경으로 결코 크다고 말할 수 있는 우퍼는 아니지만 2발이 합세해서
만들어지는 저역은 부족함이 없었고, 밀도감도 좋아 기대감 속에서 시청에 임할 수 있었다.


먼저 들어본 비제의 교향곡 1악장에서 팀파니와 함께하는 첫 소절의 첫음부터 펀치력과 스피드가 잘 살아나고 스타카토로 이어지는 바이올린
의 멜로디가 상쾌하다. 또한 콘트라베이스의 선율에 무게감이 좋게 느껴지고 주고받는 목관과 현의 대화에 이질감이 없이 자연스럽다. 바이올
린의 고역에서 고운 샌드페이퍼를 만지는 듯 까실한 듯하지만 깔끔해서 악기의 질감이 확실하고 풋워크가 아주 경쾌하다. 투티 사운드에서 자
칫 아슬아슬한 면이 잠깐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앰프와의 매칭의 한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빠른 템포에서의 경쾌함으로 기분이 상쾌
했다.


다음으로는 냇킹콜의 목소리로 필자가 좋아하는 ‘Stardust’를 꺼내들었다. 오래된 녹음이라 사운드는 좋지 않지만 허스키한 목소리가 부드럽고
여유감이 좋아 자주 꺼내드는 레퍼토리 중의 하나이다. 여기서도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여전하고 유난히 크게 벌리는 입모습이 눈에 보이
는 듯 발음이 명확하고 가슴에서부터 울려나오는 그 깊숙한 울림은 눈을 지그시 감게 만든다. 옥스나드 세션에서 마이크 가슨의 피아노와 에
릭 마리엔탈의 알토 색소폰 연주로 들어본 ‘All Blues’에서 손가락에 모터가 달린 듯 번개같이 날아다니는 건반 위의 손가락이 선명하게 그려지
며 빠른 음표에서 재생되는 한음한음이 명징하게 전해온다. 스네어에 스치는 브러시 워크에서도 리듬은 잘 살아나고 Uni-Q의 덕택인지 알토
색소폰의 톤은 개방감이 뛰어나며, 다운비트의 텅잉은 브루스에서 스윙감을 만끽하게 해준다. 맑고 탄력적이며 현장감도 좋아 재즈다운 리얼
함도 맞볼 수 있는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가격과 성능면에서도 한 번쯤 눈여겨 볼만한 스피커 시스템이 아닌가 생각된다.
 


·가격 : 1,600만원
·구성 : 3웨이
·인클로저 :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 우퍼(2) 20cm, 미드레인지 16.5cm Uni-Q, 트위터 2.5cm 티타늄
·재생주파수대역 : 45Hz-6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 400Hz, 2.3kHz
·임피던스 : 8Ω
·출력음압레벨 : 90dB/2.83V/m
·권장 앰프 출력 : 50-300W
·크기(WHD) : 28.5×110.5×43.3cm
·무게 : 33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