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L S4600 – JBL의 위상을 유감없이 전하다

글로벌 그룹인 하만 인터내셔널에 속해 있는 JBL은 스피커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함께 그들만의 독보적인 아메리카 사운드를 통해 JBL 팬들을 만들어 왔고, PA와 스튜디오 모니터, 컨슈머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스피커 브랜드로서의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해오고 있다.

그리고 역사의 흐름과 맞물려 시대별로 기억할 만한 기념작들도 선보였는데, 2000년대에는 에베레스트 DD66000과 K2 S9900의 데뷔가 가장 돋보이며, 이 제품들의 사운드는 과거의 JBL과 현대의 JBL을 절묘하게 융화시킴으로써 완성도 높고 중독성이 강한 혼 사운드를 완성하였다. 그 결과 누구든지 사운드를 들으면 JBL임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만의 개성이 뚜렷한데, 이들이 추구하는 아메리카 사운드의 진면목을 경험한다면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동사의 라인업은 철저하게 PA용과 스튜디오 모니터용, 컨슈머용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핵심 부품들과 사운드에 대한 이념은 일체화되어 있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S4600은 동사의 컨슈머 제품 라인업에서 미들 클래스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핵심 제품이다.

이미 이 제품은 2007년 출시된 이후 해외 시장에서 홈용 스피커로서의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표 모델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이 제품은 상위 버전의 기술력과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성향, 과거의 전통적인 JBL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3가지의 모든 요소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외관의 모습은 마치 K2 S9900을 연상케 하는데, 3웨이 방식으로 일체화 된 혼과 트위터, 대형 우퍼가 채용된 플로어스탠딩 타입으로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상위 기종의 성능과 설계 방식을 고스란히 다운그레이드하여 반영한 제품이란 점과 가정용으로 적합한 사이즈까지 반영되어, 이상적인 스피커의 모습으로 탄생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S4600의 진면목을 살펴보겠다. 먼저 동사의 얼굴과 같은 존재인 일체화 된 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는 스튜디오 모니터용 제품인 4429와 동일한 부품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고역에는 JBL 드라이버 중 가장 소형인 3/4인치 사이즈의 138Nd 콤프레션 드라이버를 장착하였고, 중역은 약 2인치 크기의 콤프레션 드라이버가 장착된 LE175 계열의 175Nd-3을 사용하고 있다. 고역과 중고역의 혼형 전면 패널은 하나의 사출 성형물로 가공되어 있는데, 사용한 재료는 단단하고 강성이 높은 소노글라스를 채용하여 공진을 최대한 억제시키고 있으며, 작은 사이즈이지만 중고역의 밀도감과 함께 기대 이상의 풍부한 혼의 울림을 반영해 주고 있다. 모든 드라이버에는 네오디뮴 마그넷과 티타늄 다이어프램, 그리고 캡톤제 보빈과 알루미늄 보이스코일을 사용함으로써 신뢰성 있는 높은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상급기종에서 경험한 노하우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다음으로 저역용 14인치 우퍼는 LE14 계통의 LF 트랜스듀서 LE14H-4를 장착하였고, 우퍼의 표면은 아쿠아-플러스 코팅을 통해 견고하게 마감되었다. 네트워크는 HF/UHF와 LF를 별도로 분리하여 독립적인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각각의 크로스오버는 800Hz와 8kHz로 세팅되어 있다. 특히 LF 네트워크는 대형 공심 코일과 필름 콘덴서를 탑재하여 볼륨감을 유지한 안정되고 깊은 저역을 들려주는 기반을 만들었다. 후면은 대형 포트가 설치되어 있으며, 멀티 앰핑을 위한 바인딩포스트도 마련되어 있다. 음압은 91dB로 혼이 채용된 JBL 제품의 표준적인 레벨이며, 주파수 특성은 32Hz-40kHz로 넓은 대역의 재생이 가능하다.


 



첫 곡은 재즈곡으로 딕 하이먼의 ‘You”re Driving Me Crazy’를 들어 보았다. 먼저 드럼의 심벌은 소리가 쉽게 분산되지 않고, 잔향이 유지되어 있으며, 스네어 드럼은 과장 없이 적절한 크기로 스피커 안쪽 공간에 자리 잡고 있고, 피아노는 터치를 강조하기보다는 부드럽게 재생되었다. 그리고 트럼펫은 강렬하고 화려하게 전개되는데, 스윙 재즈의 리듬감을 잘 드러내어 주면서 적극적인 표현들이 돋보이며, 개방적이고 호방한 금관악기들의 사운드는 역시 JBL 혼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피아노 협주곡으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졸탄 코치슈의 피아노와 에도 데 바르트가 지휘하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피아노의 사운드는 조금 소극적으로 재생되어 아쉬움이 있었지만, 바이올린의 움직임과 목관의 표현력들은 분해력을 기반으로 정확히 표현되었고, 곡의 전체적인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에서는 흔들림 없는 재생력을 발휘하였다. 이어서 대편성곡으로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지휘로 말러 교향곡 5번 중 1악장을 들어 보았는데, 우선 스케일이 크고 무대가 넓은 편이다. 특히 도입부 금관악기의 사운드는 자연스럽고 호방하게 울려 퍼졌고, 무대의 깊이도 잘 전달되고, 멀리 있는 타악기 및 베이스의 여운도 잘 표현되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사운드의 연결은 혼의 장점이 반영된 결과로 들렸다.




마지막 곡으로 소울 보컬 곡으로 브라이언 맥나이트의 라이브 앨범 중 ‘Find Myself in You’를 들어보았다. 우선 라이브 무대의 리얼함이 고스란히 잘 전달되었고, 소울 특유의 기복이 큰 보컬의 키와 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었으며, 맥나이트의 스피커 앞을 가득 채운 목소리와 관객들의 호응은 라이브 공간의 잔향과 함께 진정한 라이브의 재생이 무엇인지를 실감나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혼의 울림은 리버브 이펙트의 잔향까지 거짓 없이 표현해 주어 스튜디오 모니터적인 성향도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S4600은 클래식보다는 재즈와 팝 라이브 공연에서 압도적인 장점을 발휘하였는데, 이는 분석적이거나 화려함과는 다른 고전적인 JBL의 사운드를 닮아 있다. 또한 중고역에 사용된 콤프레션 드라이버 성향은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재생되지만, 항상 사운드의 중심에 있지는 않고 장르와 녹음 환경에 따라 극대화 되었는데, 잔잔하게 확산되는 브라스 계열이 중심이 된 재즈곡에서 더욱 잘 드러났다. S4600은 아직은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는 JBL 제품이지만, 한 번 제품의 잠재력과 개성을 경험해 본다면 미들 클래스 라인업에서 가장 돋보이는 스피커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전제 조건이 있는데, 91dB의 높은 음압을 믿고 소출력 앰프나 진공관 앰프와의 매칭할 수 있을 것인데, 이보다는 충분한 출력이 뒷받침되는 TR 계열의 고출력 앰프와의 매칭을 반드시 추천하고 싶다. 만약 충분한 출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중고역에 사용된 콤프레션 드라이버 특유의 호방하고 확산된 사운드를 놓칠 수 있고, 저역 우퍼의 통제에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해 보면 본론에서 언급했듯이 S4600은 플래그십 모델인 S9900의 스타일을 닮아 있고, 스튜디오 모니터 계열인 4429의 사운드 성향이 함께 접목된 모델로 JBL의 현주소를 제대로 표현해 주는 스피커이기 때문에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제품임에 틀림없다.

·구성 : 3웨이 ·사용유닛 : 저역 35cm LE14H-4, 고역 5cm 175Nd-3, 초고역 1.9cm 138Nd·재생주파수대역 : 32Hz-40kHz·크로스오버 주파수 : 800Hz, 8kHz·임피던스 : 8Ω·출력음압레벨 : 91dB/2.83V/m·파워 핸들링 : 300W·크기(WHD) : 42×102×32cm·무게 : 5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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