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son Audio(윌슨오디오) Sasha 스피커

내가 접해 본 기기들 중 윌슨 오디오의 Sasha 만큼 충격적이었던 제품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단순히 내가 들어 보았던 사운드 중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었기 때문이 아니다. Sasha가 충격적인 이유는 퍼포먼스와 디자인에 있어서 모든 요소들을 완벽히 충족시켜주었기 때문이다. Sasha의 체험에서 받은 인상은 스피커에 사용된 모든 드라이버와 부품들로부터 음악 재생에 필요한 성능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내 완벽한 음악성을 들려준다는 느낌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Sasha는 사운드 재생에서도 아름답게 밸런스를 완성시켰다. 흔히 음질에 있어서 특정 부분에서는 뛰어나지만 나머지 부분들은 극히 취약함을 보여주는, 장점과 단점이 극과 극을 달리는 스피커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게다가 Sasha는 한 눈에 봐도 윌슨의 스탠더드 기준에 부합하는 뛰어난 외모와 마감 등 완벽한 외적 인상을 심어준다. 섬세한 인클로저의 면면들은 Sasha에서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새 스피커를 비주얼 적으로 한층 우아하고 기품있게 만든다. Sasha는 훨씬 더 크고, 가격도 엄청나게 비싼 대형 스피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컴팩트한 크기지만 고가의 대형 스피커들에서나 가능한 대형 사운드를 들려줌으로써 강력한 호소력을 선사한다.
Wilson의 스피커에“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본지의 독자 의견란에서 늘 논쟁의 대상이 되듯이 분명 이해가 되지 않는 말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윌슨은 WATT/Puppy의 퍼포먼스에 대해 엄청난 개선을 실현했으면서도 가격은 전작보다도 같거나 낮아진 수준이다. 게다가 가격만으로 이 스피커의 음질 퍼포먼스를 정의한다면, Sasha의 가격은 엄청난 바겐세일 가격이다. 개인적으로는 윌슨의 제품들 중에서 가장 높은 가격 대비 가치를 자랑한다고 생각한다.
Sasha는 겉으로는 WATT/Puppy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사실 데이브 윌슨은 이 스피커를 완전 백지 상태에서 다시 설계했다. 플랫폼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Sasha에 사용된 기술 대부분은 MAXX 3 와 Alexandria X-2 의 기술을 가져온 것이다. MAXX 3 와 X-2 처럼 Sasha의 크로스오버는 우퍼 인클로저 내부 공간으로 옮겨졌다(기존에는 WATT의 인클로저에 들어있었다). 저역용 필터는 예전처럼 우퍼 인클로저 바닥 부분에 그대로 있지만 중역과 고역용 크로스오버 부품들은 상부 인클로저에서 베이스용 인클로저로 옮겨진 것이다(베이스 모듈 뒷면의 알루미늄 패널이 그것이다). 크로스오버의 위치 이동은 한층 개선된 크로스오버의 격리를 가져왔으며 동시에 미드레인지 드라이버가 숨쉴 수 있는 공간이 대폭적으로 커지게 되었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X-2의 미드레인지 유닛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 드라이버는 X-1에서 X-2로 상당한 개선을 가져다 준, X-2의 핵심이 되는 드라이버다. Sasha의 트위터는 $68,000의 MAXX 3 에서 사용된 바로 그 트위터이다. 우퍼는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마그넷 구조는 Puppy 8에서 사용된 우퍼의 마그넷에 비해 2배의 크기가 되었다(보다 자세한 기술적 내용들은 박스 기사를 참고하라).
Listening
내가 윌슨의 스피커들에 이끌리게 된 단 하나의 특징을 꼽는다면 이 스피커들의 놀라운 저음 재생 능력 때문이다. Sophia에서 X-2에 이르기까지, 윌슨 스피커들은 저역 밑바닥의 무게감, 명료함, 트랜지언트의 충실함, 다이내믹한 음영 대비 그리고 음색에서 늘 최고 수준을 구현해왔다. 각 요소들의 퀄리티를 제대로 구현한 스피커들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런 스피커들 중 모든 요소들을 동시에 만족시킨 경우는 없었다. 이런 스피커의 특징과 개성들 중에서 가장 구현하기 힘든 것은 역시 트랜지언트의 충실도다. 트랜지언트 충실도는 음악의 다이내믹한 구조를 일관되게 재현해내는 능력을 뜻한다. 대부분의 스피커들은 종종 저음이 트랜지언트의 상승 에지 부분에서 다소 느리게 올라온다(그리고 하강 에지에서는 다소 긴 꼬리를 남긴다). 그 결과, 낮은 주파수들이 전체 주파수 스펙트럼 중 다른 주파수들에 비해 음을 따라가는 빠르기가 느리고 뒤쳐지게 되어 저음이 늘 음악 뒤에 뒤쳐진 느낌을 준다. 마치 음악의 꼬리에 무거운 바위 덩어리를 질질 끌고 다니는 느낌인 것이다. 이와 같이 무겁고 느린 저음의 문제점은 그런 형태의 디스토션이 사라진 음을 듣고 나서야 문제가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내가 느린 저음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었던 것도 그런 경우였다. 바로 MAXX 2가 그 주인공이었다. MAXX 2 는 저음의 파워, 저역의 확장 그리고 트랜지언트의 충실도에 있어서 계시와도 같은 스피커였다. 그랬던 MAXX 2 의 저음에서 몇 단계 차원을 높인 새로운 세계의 저음을 들려준 것이 X-2 였다. X-2 는 내가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들어본 최고의 저음을 들려주었다.
“ 이 스피커에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WATT/Puppy의 성능에 엄청난 개선을 실현한 Sasha의 음질 퍼포먼스를 생각하면 엄청난 바겐세일 가격이다. Wilson의 스피커들 중 가장 높은 가격 대비 가치를 자랑한다!”
Sasha는 이러한 퀄리티들을 모두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 있어서 WATT/Puppy보다 굉장히 좋아졌다. 가장 최신예 윌슨 스피커인 Sasha는 윌슨의 지명도를 정당화 시켜준 저음의 스피드와 정밀도를 눈에 띄게 개선함과 동시에 저역의 명료도와 해상도를 대단히 향상시켰다. 흔히 평범한 DAC를 대단히 훌륭한 제품으로 바꾸거나 또는 최고급 AC 컨디셔닝 시스템을 추가하면 중역과 고역에서 명료도가 대폭적으로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갑자기 음악 깊숙히 빠져들게 되는데, 음악이 지닌 섬세한 디테일, 마이크로 다이내믹의 뉘앙스들, 풍부하고 유려해진 음색 그리고 각각의 악기들의 선율선이 명료하게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가 Sasha의 저음에서 느꼈던 것들이 바로 그런 점들이다. 물 속에 가려져 있던 음의 레이어를 마치 물 위로 끄집어 올린 것처럼 저음의 바닥이 훨씬 더 음원에 가깝도록 투명해진 것이다. Sasha의 저음이 들려준 퍼포먼스의 향상은(다른 스피커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 WATT/Puppy 7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다소 두껍고 굵은 음을 내는 프리앰프를 대단히 투명한 음을 내는 프리앰프로 교체했을 때 듣게 되는 중역과 고역을 듣는 것과 똑같다.
Sasha의 저음이 분석적이기는 하지만 이 말에는 Sasha가 들려주는 음악 체험을 모두 대변하지 못하는, 정이 없는 냉정함이라는 뜻도 담겨있다. Sasha가 분명 저역 디테일에 대해서는 엄청난 수준의 해상력으로 지적인 면에서는 분석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Sasha는 따뜻함, 밀도감 있는 음색 그리고 모든 것들을 샅샅이 보여주는 풍부한 텍스쳐에 감성까지도 분석적으로 소화해주는 능력도 갖췄다. 실제로 음악적으로 그렇게 설득력이 풍부하고 만족감을 안겨주는 것은 바로 낮은 음량에서도 들을 수 있는, 저역의 세밀한 디테일 재현이 가능한 Sasha의 해상력에 있다. 스피커를 통해 재생되는 저역 해상력과 명료도가 녹음이 지닌 투명도를 뛰어넘게 되면 전체 주파수 스펙트럼의 나머지 부분들까지도 구석구석 들을 수 있게 된다.
리뷰어의 틀에 박힌 과정이긴 하지만 아주 아주 친근한 녹음들, 심지어 내가 녹음한 음반까지도 들어보면 처음 듣는 순간, 저음에서 나타나는 음악적으로 풍부한 디테일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해상도를 위한 해상도가 아니다. 냉정히 분석적인 무드를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깊숙히 뮤지션의 표현력, 의도에 연결시켜 주는 느낌이다. 훨씬 더 정확하게 뮤지션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주로 즐기는 것은 재즈에서 비르투오조 베이스 연주들인데(Dave Holland, Stanley Clarke, Eddie Gomez, John Pattitucci 같은) Sasha는 그들의 예술성을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스피커임을 증명했다. 가령, Steps Ahead의 동명 앨범에서 “Pools”의 도입부를 들어보면 Gomez와 Michael Brecker의 테너가 멜로디를 유니즌으로 연주하는 데 나는 일찍이 저음에서 그런 피치 해상도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X-2를 제외하면, Sasha는 가장 디테일하고 해상력이 높으며 내 시스템에서 들어본 스피커들 중 음악적으로도 가장 호소력있는 저음을 들려주었다. Sasha가 X-2와 같은 저역 주파수에 대해 공기를 밀어내는 능력이나 저역의 깊은 확장성은 없지만 적어도 저음의 해상력과 음색의 밀도감 그리고 풍부한 텍스처 만큼은 X-2와 동급이다.
우리가 저역의 디테일로 느끼는 정보들이 사실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들에 의해 재생된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Sasha의 개선된 우퍼들이 들려주는 퍼포먼스가 뛰어난 저음 재생에 한 몫을 하는 것에 의문의 여지가 없긴 하지만 Sasha의 한층 좋아진 중역의 해상도 또한 낮은 주파수 대역의 해상도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게다가 우퍼와 미드레인지 사이에 음이 연결되는 부분은 이음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끈하다. 이는 전체 재생 능력의 타고난 호소력 중 빛을 발하는 또 하나의 부분으로 대역 통합 능력을 꼽을 수 있게 한다.
중역의 해상력은 부수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는데 특히 풍성한 잔향감과 음색의 밀도감이 그렇다. 이런 부분들은 내가 우리 집에서 사용했던 마지막 WATT인 WATT/Puppy 7에서부터 이어온 점들이다(WP8은 제대로 된 좋은 환경에서 오래 들어볼 기회가 없었다). WP는 낮은 중역에서 다소 가늘어지는 경향이 있고, Sasha가 지닌 더 따뜻하고 보다 꽉 차게 살집이 붙은 중역은 WP에서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다. 첼로, 베이스, 클라리넷 그리고 테너 섹소폰 같은 악기들은 풍부한 하모닉스로 악기의 크기와 음이 발생되는 악기 자체의 메커니즘까지 보여주었다. 음색적 표현은 가늘고, 밝고, 표백된 듯한 탈색, 빈약함과는 정반대이다. 종종 음색적 온기와 해상력은 상호 간의 트레이드 오프가 생긴다. 더 얇게 음을 그려낼수록 사운드는 더 해상력이 높아지는 반면, 따스한 온도감을 높일수록 음의 명료도는 점점 떨어진다. Sasha의 위대한 업적은 훨씬 풍부하고 밀도감 넘치는 음을 구현하면서도 동시에 명료도, 투명도 그리고 세밀한 디테일의 해상력까지 향상시켰다는 점이다. 이 따스함과 풍부함은 물리적인 면에서 사람이 음악적인 감흥에 편안히, 깊게 빠져들게 만들며 동시에 스피커의 민첩함과 시원시원함은 심적으로 이지적인 시각에서 음악을 꿰뚫어 보게 만든다. 이런 두 가지 요소의 동시 구현은 정말로 압도적인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높은 중역과 고역도 비슷한 편안함과 해상력을 동시에 들려주지만 낮은 중역에서의 편안함, 해상력과는 약간 다르다. Sasha의 트위터는 WP7의 트위터보다 훨씬 더 스무드하고 훨씬 더 중역과의 대역 통합이 이루어졌다. 높은 중역은 엄청날 정도로 개방적이고 디테일하여, 악기들과 보컬들이 마치 공간 한 가운데 떠 있는 것을 또렷히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듣는 이에게 훨씬 많은 정보량을 쏟아내는 Sasha의 전반적인 재능(특히 작은 음량에서의 디테일이 훌륭한)은 이 스피커의 놀라운 스테이징에 큰 공헌을 한다. 특히 세밀한 녹음 현장 분위기를 그려내는 해상력은 훨씬 커진 무대 크기를 형성해준다. 상급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컴팩트한 Sasha의 인클로저를 생각하면 기이할 정도이다. 반향음들이 길게 꼬리를 그리며 사라져 가는 여운이 (WATT/Puppy에 비해) 훨씬 잘 살려져 유지되고 또한 이런 긴 잔향감은 Sasha의 방대한 사운드스테이지에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
“ WATT/Puppy 보다 더 따뜻하고 풍윤한 음을 내면서도 해상력과 디테일은 이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고해상도의 풀-스케일 교향악단 녹음(레퍼런스 레코딩스의 176.4kHz/24bit HRx 파일을 내 뮤직 서버로 재생한 것)을 들어보면 Sasha의 재현력의 크기, 규모는 단지 사운드스테이지의 공간 입체감의 반영을 넘어 깊은 초저역의 확장, 거대한 다이내믹 콘트라스트 그리고 음악적 피크 부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완벽한 침착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스피커의 크기는 일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Sasha는 최소 2배 이상의 용적을 갖는 인클로저에서나 나올 법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Sasha는 MAXX 2, Sophia 2 또는 X-2 Series 2 보다 구동하기가 만만치 않다. 18개월 동안 X-2와 함께 생활하는 동안 내 100W 출력의 패스랩 XA100.5 앰프의 미터기는 거의 움직인 적이 없었다(미터기는 앰프가 Class A 영역을 벗어날 때를 의미한다). Sasha는 윌슨의 다른 스피커들보다 훨씬 전류를 많이 먹는 편이지만 그렇게 지나칠 정도는 아니다. 패스의 100W 앰프는 X-2 구동에 충분한 힘을 갖추었는데, 개인적으로는 Sasha의 다이내믹 포텐셜을 모두 이끌어내고자 한다면 최소 채널당 100W(4옴 기준 채널당 200W) 앰프를 추천한다. 훨씬 파워가 높을수록 그만한 보답을 충분히 얻게 되리라 확신한다.
Conclusion
Sasha는 윌슨 오디오 스피커 시리즈의 진화에 있어서 가장 큰 진보를 이룩한 스피커다.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시작하여, 윌슨은 중급 라인업의 퍼포먼스를 퀄리티적으로 몇 단계 이상의 상향 조정을 이룩해냈다. 특히 Sasha는 따뜻하고 밀도감이 풍부한 텍스쳐에 풍부하고 유려한 음색을 지녔으면서도 해상력과 디테일은 이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지난 4개월 동안 Sasha와 함께 생활을 해온 사람으로서 이 스피커의 진정으로 놀라운 점 한가지를 꼽는다면 대편성 교향악의 클라이맥스를 하나도 눌리거나 힘들이지 않고 들려주는 진정한 풀-레인지 시스템이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앞서 이야기했던 거대한 스테이지까지 곁들여져, 상대적으로 작은 스피커 시스템이지만 풀레인지의 모든 것을 선사한다. 완전한 크기, 파워 그리고 고차원적인 재현력까지, 이 모든 것이 작은 부피와 크지 않은 키의 스피커 속에 담겨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Sasha의 절대적인 만듦새와 화려한 자동차 페인트 마감은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최고의 수준이다. 리뷰 마지막 부분에 언급한 것처럼, Sasha는 3,000만원대 이하 스피커들의 퍼포먼스 기준을 한 차원 높였을 뿐만 아니라 이 부분의 새로운 가격 대비 성능의 표준을 만들었다.
New Technologies in Sasha
Sasha
Loudspeaker
Sasha의 인클로저는 디자인이나 소재나 모두 WATT/Puppy의 인클로저와는 상당히 다르다. 전작이나 신작이 똑같이 두얼 우퍼를 기반으로 하고 상부에 별도 모듈로 미드레인지와 트위터 구성의 유닛을 별도로 사용했지만 비슷한 점은 이것이 전부일 뿐이다.
WATT가 그랬던 것처럼, Sasha의 상부 모듈도 윌슨의 X-소재 위주로 제작이 되었지만 Sasha가 다른 점은 전작 WATT에 비해 3배나 더 단단한 인클로저로 제작이 되었다는 점이다. 새로운 내부 버팀목 구조가 추가되었고 이를 통해 내부 공진을 한층 더 줄이도록 개발되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윌슨은 완전히 다른 신소재를 개발하여, 이 상부 모듈의 전면 배플을 X-소재가 아닌 신소재로 완성했다. 그 결과, 대폭 두꺼워진 X-소재 그리고 신소재의 전면 배플은 눈에 띌 정도로, 사운드적으로나 물리적 측정 수치로나 공진과 착색이 줄어들었다.
WP 크로스오버는 항상 WATT 모듈 속에 들어있었다. 이에 반해 Sasha의 크로스오버는 우퍼 캐비닛 뒷면에 서브-인클로저로 수납되었다. 크로스오버의 위치 이동은 MAXX 3와 X-2의 방식과 동일한 것이다. 크로스오버를 상부 모듈에서 제거하여 우퍼 모듈로 이동시킴으로써, 상부 모듈 인클로저에서 스피커 내부로 방사되는 유닛의 음파들의 효과를을 훨씬 더 최적화하는 디자인이 가능해질 수 있게 되었다. WATT/Puppy에서 그랬던 것처럼, Sasha의 상부 모듈은 시간축 정합을 맞출 수 있도록 전후 방향 이동과 상하 높낮이 각도를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듣는 이와 스피커와의 거리 그리고 듣는 이의 귀높이에 맞춰 Sasha의 시간축 위치를 최적화시킬 수 있다.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우퍼는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새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Puppy의 우퍼에서 사용되었던 것보다 2배나 큰 자석이 탑재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신형 우퍼는 저음에서 훨씬 더 빠른, 기민한 반응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인데, 이전의 윌슨 스피커들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으로 꼽히던 것이 바로 그 저역이었다. 우퍼는 뒷면 포트를 통해 배압이 해소되는 위상 반전형 구조에서 동작한다. 우퍼 인클로저는 Puppy의 인클로저보다 더 커지고 조금 더 깊은 저역의 확장이 가능해졌다(실내 측정 수치에서는 -3dB 지점이 20Hz에 달한다). 다소 더 커진 크기에도 불구하고, 더욱 모서리를 깎아 내고 미묘하게 스타일링을 한층 더 개선한 인클로저는 Sasha가 오히려 WATT/Puppy보다 더 작아 보이게 만든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셀룰로오스 파이버와 페이퍼를 혼합한 컴포짓 유닛으로 본래 Alexandria X-2를 위해 개발된 유닛이며, 역돔형 트위터는 MAXX 3에 사용된 것과 같은 트위터다. 윌슨은 트위터의 뒷면으로 방사되는 음의 파형이 끼치는 음질적 영향에 대해 연구를 하여 마그넷 구조를 거쳐 방사되는 음이 음향학적으로 투명하게 되는 트위터의 진동판을 완성했다. 트위터 후면으로 방사된 시간이 지연된 신호가 트위터 전면에서 나오는 오리지널 신호의 출력과 혼합이 되면 디스토션이 생긴다. 새 트위터는 트위터의 설계와 소재의 조합을 통해 이런 현상을 극소화시키게 되었다고 한다. 윌슨은 새 트위터의 음향적인 효과가 재생음에서 거친 입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준다고 한다.
게다가 상부 모듈에서 우퍼 속으로 자리를 옮긴 크로스오버는 위치의 변화 뿐만 아니라, 크로스오버 자체가 완전히 새로 설계되었다. 드라이버에서의 성능 향상은 윌슨 디자인 팀이 훨씬 향상된 크로스오버의 효과를 직접 귀로 들을 수 있게 되어, 훨씬 더 정밀하게 네트워크를 맞출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한다. R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