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CD 재생과 USB 오디오 입력으로 주목받는 Marantz SA-10

 
요즘은 다양한 소스를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사실 디지털 파일 뮤직 재생의 시대가 이처럼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은 고해상도 음원의 등장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은 5년 전과 비교하면 들을만한 음원들이 꽤 많아졌다.
 
그리고 최근 음원 스트리밍 시대를 맞이하면서 사실상 컴팩트 디스크를 통해서 음악을 듣는 이들보다 음악 파일을 기반으로 음악을 듣는 오디오파일들이 더 많아졌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컴팩트 디스크는 레퍼런스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조건에서 파일은 컴팩트 디스크보다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물론 파일 뮤직 재생 수준이 어느 때 보다 완성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로써 CD나 SACD 수준에 파일 재생 시대가 열렸다고 이야기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똑같이 얼티밋 레벨로 올라 섰다고 가정해보아도 나는 아직 CD나 SACD 쪽에 손을 들어준다. 확실히 이쪽이 음악 재생에 심리적 안정감이 더욱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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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들 때문에 파일 재생에서 다시 컴팩트 디스크 재생으로 돌아가는 이들도 있다. 과거 컴팩트 디스크 등장에 의해 이것이 대중화 되다 다시 LP에 매력을 느껴 돌아간 경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요즘 들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 USB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고성능 CD 플레이어이다. 물론 SACD 재생까지 되는 기기라면 인기는 더욱 좋다. 그런데 이만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제품들의 가격은 무척 고가다. 당장 기억나는 제품의 가격이 3,000만원에 이른다.
 
그래서일까? 얼마 전 발표된 마란츠의 SA-10이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마란츠는 한결 같은 하이파이 메이커이다. 끊임없이 기술 발전을 이루고 이를 적용하지만 가격 인상폭은 적거나 거의 동결일 때가 많다. 경쟁 가능한 다른 메이커와는 다른 행보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리뷰 했던 데논의 SACD 플레이어 역시 가치가 높다고 하겠다.
 
마란츠는 언제나 그렇듯 자신들의 제품의 성능에 객관성을 부여한다. 막연히 좋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 이러해서 좋다는 요즘 자주 통용되는 기승전결이 담긴 SACD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SACD 플레이에어서 수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트랜스포트 메커니즘 정도가 될 것이다. 마란츠 SA-10에는 SACDM-3라는 로딩 메커니즘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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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란츠 SA-10의 내부 사진, 전원부 구성부터 출력부 회로까지 마란츠만의 정교한 설계가 돋보인다>
 
 
로딩 메커니즘의 중요성은 무척 중요하다. 사실 이 분야는 일본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가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SACDM-3는 서보 회로의 움직임을 최소화하여 음질을 개선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회로에서 픽업 제어와 복호화 작업이 이뤄지는 회로를 새롭게 개발하였고 회로의 경로를 이전 보다 짧고 보다 심플화 하여 잔류 전류를 억제하고 동시에 노이즈까지 줄이고 있다.
 
사실 광학 미디어에 기록된 0과 1의 신호를 읽을 땐 미디어의 상처로 인한 문제를 제외하곤 판독 오류가 일어나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미세한 기술적 차이로 인해 음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하이엔드 소스기기 제작 메이커들 역시 경험하고 인정하며 그렇기에 일본 하이엔드 메이커들의 메커니즘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로딩 메커니즘에서 일어나는 진동을 억제하기 위해 고강성 스틸 섀시와 다이 캐스팅에 의한 알루미늄 트레이 사용으로 디스크 회전 시 일어나는 진동을 억제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까진 기존의 마란츠의 소스기기와 큰 차이가 없다.
 
SA-10은 여기에 10mm 두께의 알루미늄 블록을 가공하여 보텀 섀시에 고정하고 로딩 메커니즘과 10mm 두께의 알루미늄 블록 사이를 2mm의 스틸 브라킷으로 고정함으로써 미세한 진동에 의한 음의 왜곡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은 일종의 마란츠만의 메커니컬 그라운딩 기술이라고 설명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이런 기술을 통해 레코드에 기록된 작은 음의 성분도 희생되지 않고 청감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마란츠 센스를 엿볼 수 있는데 그들의 탑 SACD 플레이어인 SA-10에서 USB 오디오 입력이나 콕시얼 또는 옵티컬 디지털 입력이 감지되면 SA-10을 네이티브 DAC 모드로 동작시키기 위해 로딩 메커니즘에 공급되는 전원을 자동으로 차단시킨다.
 
하나의 섀시에서 SACD 플레이어와 DAC 모두를 담아내고 있지만 SACD 플레이어 동작과 DAC 동작에서 거의 분리형 소스기기 수준의 품질을 물리적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CD 재생과 USB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기능은 커녕 CD 로딩 메커니즘도 하이엔드 오디오에 특화된 것이 아니라 단순한 DVD-ROM을 채용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SA-10의 완성도에 더욱 많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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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10의 후면, 언밸런스와 밸런스 출력에 대응하며 각종 디지털 입력 지원으로 고음질을 바탕으로 활용도가 높다> 
 
 
이 뿐만이 아니다. SA-10에는 마란츠의 새로운 DAC 기술들이 대거 탑재되어 있다. 사실상 SA-10은 SACD 플레이어로써 USB 오디오 입력 때문만이 아니라 PCM과 DSD 신호 모두를 처리해야만 한다.
 
마란츠는 여기에 MMM(Marantz Musical Mastering) 기술로 대응하고 있다. 드디어 마란츠도 디지털 프로세싱과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과정을 세분화하여 처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첫 번째 과정은 MMM-Stream에 의해서 이뤄진다. 모든 PCM 입력에 대해 더블 DSD (11.2MHz) 신호로 변환 시키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던 오버샘플링 필터가 대체 되었으며 임펄스에 따른 프리-링잉 특성이나 포스트-링잉 특성을 조절하여 필터 옵션이 제공된다.
 
물론 이러한 프로세싱이 SA-10에 처음 적용된 것은 아니다. 이전에 SA-11이나 NA-11에서도 제공 되었던 기능이지만 더블 DSD로 데이터를 변환하여 출력한다는 부분에서 이전 기술보다 훨씬 진화한 것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디지털 음악 신호가 아날로그로 변환하여 출력하는 것은 MMM-Conversion 회로에 의해서 완성된다.
 
MMM-Conversion은 MMM-Stream에서 입력되는 1비트 DSD 신호를 아날로그 FIR 필터로 직접 디지털에서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준다. 또한 MMM-Conversion은 디스크리트 회로 설계로 음질을 높이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세분화 된 회로를 통해 MMM-Conversion은 아날로그 회로부에 탑재, MMM-Stream 회로는 디지털 회로부에 탑재하였고 이 사이에 아이솔레이션 회로를 구축함으로써 이전의 마란츠 소스기기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재생음의 순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외에도 MMM-Conversion 회로부엔 음질 향상을 위해 최고급 부품들이 대거 사용되고 있다.
 
USB 오디오 입력에도 다른 메이커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기술들이 대거 적용되어 있다. 하이엔드 오디오에 SACD 이후 이렇다 할만한 미디어 등장은 없었다. 오히려 MP3가 대중화 되면서 음질이 역행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는데 이후 제안된 것이 USB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것이었다. 범용적인 인터페이스이지만 컴퓨터의 지저분한 클럭을 사용해야 하는 문제가 대두 되었고 이런 문제는 어싱크로너스 기술로 컴퓨터의 저품질 클럭 대신 소스기기 자체의 클럭을 이용하면서 음질을 개선시키는 등 비약적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마란츠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플리트 아이솔레이션 시스템 듀오 기술을 SA-10에 적용했다. 이 기술은 PC에서 출력되는 USB 오디오 신호와 SA-10의 디지털 오디오 회로 간에 신호 라인과 그라운드를 릴레이 방식으로 전기적으로 절연해 그라운드의 전위 변화를 억제 시키며 이전에 컴플리트 아이솔레이션 시스템에 의해 구현 되었던 코일에 의한 아이솔레이션도 함께 이뤄내고 있다.
 
아직까지 별다른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USB 오디오 입력 DAC에 비해 고음질 구현을 위해 많은 기술들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USB 자체는 고속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에 이런 기술 자체의 적용이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어려운 문제를 마란츠는 지속적으로 개선시켜 나가고 있다. 음질적으로 어떤 평가가 이뤄지든 이 기술은 굉장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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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처리 회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노이즈를 억제하기 위한 SA-10의 대응책> 
 
 
그리고 소스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인 아날로그 증폭 회로 역시 SA-10에서 많은 부분들이 개선 되었다. 기본 개념은 풀 밸런스 차동 증폭 회로가 디스크리트 구성으로 적용 되었는데 각각의 스테이지에 따라 마란츠의 HDAM(Hyper Dynamic Amplifier Modules) 모듈이 사용되고 있으며 커런트 출력 버퍼에는 HDAM과 HDAM SA2를 사용하여 보다 완벽한 밸런스 회로로 완성 됐다.
 
그리고 일부 메이커의 제품과 핫/콜드 배열이 맞지 않는 문제로 180도 위상 전환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SA-10에서 이 기능을 활성화 할 경우 디지털 단계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음질 열화 없이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SA-10은 전자파적 간섭을 없애기 위해 듀얼 레이어 구리 도금 섀시와 비자기 알루미늄 패널 등이 섀시 구성에 사용되었는데 하위 모델에 비해 상당한 두께의 패널이 사용되며 상판의 경우 5mm 두께의 커버가 사용된다. 
 
여기에 전원부 트랜스포머를 위한 토로이달 트랜스 커버에도 구리 도금이 적용돼 리케이지 플럭스를 억제하고 있다. 그런데 SA-10에 사용된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는 SA-7S1과 동등한 코어 크기를 갖추고 있으며 인티앰프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에 대용량으로 설계 되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음질 향상을 위해 권선에 고순도 OFC 선재가 사용 되었다.
 
이런 설계 디자인과 맞물려 요즘 마란츠의 소리 튜닝 기술이 상당히 진화 되었음을 SA-10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예전 SA-7에서 들려주었던 재생음은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역력했다. 다이나믹스의 뛰어난 표현에 중점을 둔듯한 소리로 음과 음 사이가 매끈하게 표현되었던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음의 두께 감이 얇고 악기의 묘사력이 조금 부족했다. 이를테면 악기의 완전한 형태를 묘사하기엔 어딘가 모르게 불균형이 느껴지곤 했다.
 
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으로 일신된 SA-10의 소리 튜닝 완성도는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우선 이전 제품들과는 당당하게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청감상 정보량이 증가 되었다. 또한 재생음 역시 이전 보다 훨씬 정교해진 맛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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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란츠 SA-10의 미려한 디자인은 동가격대 어떤 제품보다 미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과거에는 재생음에서 인위적인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이를테면 현의 질감이 아주 까끌하게 묘사되는 레코드에서도 모니터적인 느낌을 기대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배음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표현 되었지만 녹음이 잘 된 레코드나 그렇지 않은 레코드 모두 마란츠의 해석으로 풀어버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SA-10은 그렇지 않다. 확실히 하이엔드 SACD 플레이어에 올라선 느낌이다. 하지만 마란츠가 그토록 지배하려던 다이나믹스의 표현도 그대로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르게 왜곡 보다는 레코드에 기록된 정보를 중심으로 재생음을 풀어내는 느낌이 강해졌다.
 
높아진 완성도 덕택에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 중에 SA-10에 견줄 수 있는 제품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여기에 USB 오디오 입력이 가능하다는 점도 SA-10의 구매를 유도하는 매력 중 하나이다.
 
사실 SACD 재생은 PC와 연결하여 음악 파일을 재생하는 USB 오디오 입력보다 음질이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절대적인 비교에선 SA-10의 SACD 재생이 더 매력이 가지만 USB 오디오 입력 역시 SA-10만의 PC의 USB 오디오 데이터의 노이즈 억제 능력 덕택에 기존 USB 오디오 입력 DAC 보다 좀 더 매끈하고 투명한 재생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하이엔드 수식어가 붙는 소스기기들의 가격을 보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 마란츠 SA-10은 성능과 선택 가능한 합리적인 가격이란 두 가지 매력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이번엔 제대로 통하는 느낌이다. 국내 수입된 초도 물량이 이미 매진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마란츠의 SA-10은 USB 오디오 입력과 동시에 SACD 재생이 필요한 오디오파일들에게 취향 저격 플레이어라 생각된다.
 
 
 
출처 : H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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