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wers Wilkins 702 S2와 705 S2를 들어보다

 
 
Bowers & Wilkins에서 새로운 700 시리즈 2를 발표했다. 기존 CM 시리즈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모델 라인업 이름이긴 했지만 다시 700 시리즈로 돌아온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실 이 시리즈의 라인업 명은 CDM 시리즈였다. 하지만 Bowers & Wilkins은 라인업의 규칙을 쉽게 다듬기 위해 700 시리즈로 정했지만 다시금 CM 시리즈로 돌아선 것이었다.
 
아직까지 Bowers & Wilkins에서 라인업의 이름을 CM으로 바꿨는지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의 라인업도 CM 시리즈로 지속해서 계승 될 것이라 예상했다. 왜냐면 이전만 하더라도 CM 시리즈 2로 발표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쨌든 다시금 700 시리즈로 돌아왔다. 이런 방식이 제품의 등급을 이해하는데 한결 쉬워 보인다.
 
사실 새로운 700 시리즈가 등장할 것이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규모가 어느 수준까지 적용 될지에 대해선 미지수였다. 왜냐면 800D3 시리즈에선 상당한 비용이 발생되는 기술들로 무장 되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가 다이아몬드 트위터였고 두 번째가 컨티넘 드라이버, 세 번째가 카본 샌드위치 구조의 에어로포일 우퍼가 그러했다. 내가 예상했던 것은 언급한 세 가지 기술 모두 적용되지 않는 것이었다. 왜냐면 700 시리즈 2에서 위의 스펙들이 적용된다면 800D3와 간섭은 불가피할 것이고 원가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700 시리즈가 가지는 의미는 퇴색되고 만다.
 
하지만 실제 700 시리즈 2 제품들을 살펴보니 걱정은 기우였다. Bowers & Wilkins의 센스를 엿볼 수 있었던 것은 800D3 시리즈에서 선보인 기술들에 최대한 가까운 성능을 내면서 700 시리즈 2만을 위한 기술들로 선보인 것이다.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내용들로써 새로운 트위터 진동판과 에어로포일 우퍼와 같은 프로필의 우퍼가 탑재되었고 컨티넘 드라이버는 아예 그대로 700 시리즈 2에 적용시켰다.
 
그리고 새로워진 700 시리즈 2 국내 론칭에 발맞춰 국내 수입사인 ㈜로이코에서 로텔의 수입 업무도 이관 받아 국내 론칭시켰다. 로텔은 일본에 본사를 둔 하이파이 메이커로 일본 내에서 보다 유럽에 거대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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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로텔에 유럽 디스트리뷰터가 Bowers & Wilkins이고 이들 회사의 관계는 무척 좋다. Bowers & Wilkins가 신제품을 개발할 때 로텔사의 제품으로 튜닝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버렸다. 반대로 로텔이 신제품을 개발할 때에도 Bowers & Wilkins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도 일반화 되어버렸다.
 
사실 지난 5월에 Bowers & Wilkins를 방문했을 때 로텔의 신제품 발표를 Bowers & Wilkins의 비지터 센터에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이 두 회사가 마치 한 지붕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닌가? 궁금증을 자아낼 정도로 가까워 보였다.
 
아무튼 수입사의 이런 상황에 발맞춰 이번 Bowers & Wilkins 702 S2 스피커와 705 S2 스피커의 앰프와 CD 플레이어 조합은 로텔의 제품으로 결정 되었다.
 
참고로 705 S2의 청취에는 로텔사의 RA-1572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CD14 CD 플레이어가 사용되었으며 로텔의 FM 라디오 튜너 T11도 사용되었다.
 
그리고 702 S2 청취엔 로텔사의 분리형 앰프 시스템으로 프리앰프는 RC-1572 모델이, 파워앰프는 RB-1582MK2가 사용되었으며 CD 플레이어는 RCD-1572 모델이 사용되었다.
 
우선 705 S2에 대한 리뷰가 진행되었다. Bowers & Wilkins의 새로워진 700 S2 시리즈 중 가장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쉘프 스피커이다. 그 이유는 Bowers & Wilkins는 자연스러운 고역 재생을 위해 타 메이커와는 확실히 차별화 되는 기술을 갖추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Tweeter On Top이라는 기술이다.
 
고역 주파수 성분은 저음과 달리 회절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배플에 의한 직접적인 복사가 심하게 일어나는 편인데 이러한 어쿠스틱 디자인 특성이 고역을 소란스럽게 만들거나 거칠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Tweeter On Top 기술을 통해 고역 재생음에 배플에 직접적인 복사를 없애게 되면 고역 재생음에 있어 이상적인 패턴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사운드 스테이지 확산이나 보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고역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새로운 705 S2에서 트위터의 하우징이 솔리드 알루미늄 형태로 진화하여 반향음에 대한 공명이 일어나지 않아 고역의 투명함이 더욱 확보 되었다. 참고로 트위터 바디의 무게만 1kg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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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705 S2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 CM 시리즈 2에서도 지원되지 않았던 새로운 트위터 진동판을 선보이게 된다. 이름하여 카본 돔 트위터이다. 이 트위터는 카본 돔 트위터라 불리지만 알루미늄 돔 트위터 위에 탄소를 PVD 방식의 코팅, 경화시킨 30미크론 두께의 돔 트위터이다. 여기에 300미크론 두께의 카본 링을 메인 돔과 결합시켜 1차 브레이크업 주파수를 47kHz로 끌어 올린 놀라운 결과물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CM 시리즈 2의 알루미늄 트위터가 다소 부드럽지만 무른듯한 고역 특성을 가졌다면 705 S2의 경우 소리의 입자감이 조금 더 조밀해졌으며 담백한 느낌으로 마무리 되었다. 확실한 것은 브레이크업 주파수를 끌어 올린 만큼 한옥타브 아래가 되는 23.5kHz까지 무척 평탄한 특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예상을 깨버린 컨티넘 드라이버를 705 S2에 적용한 것 역시 놀라운 일이었다.
 
나는 컨티넘 드라이버에 대해 아는 것 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았다. 그럴 만한 것이 Bowers & Wilkins가 컨티넘 드라이버와 관련해 특허 출원 중이라 어떤 질문에도 답변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Bowers & Wilkins 테크니컬 투어에서도 Bowers & Wilkins 관계자 측은 컨티넘 생산 라인에 대한 설명을 건너 뛰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Bowers & Wilkins 관계자가 눈치채지 못할 동안 그 주변에서 컨티넘 생산 공정이 어떻게 이뤄지는 유심히 지켜보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컨티넘 드라이버의 진동판 역시 케블라 FST 드라이버의 진동판과 마찬가지로 직조 방식에 의해 제작 되었다. 하지만 케블라보다 더 낮은 직조율인 50%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 50%는 Bowers & Wilkins가 고안한 댐프제를 바르고 경화시켜야 한다.
 
과거 케블라 FST 드라이버 진동판의 경우 이러한 작업을 사람에 의한 수작업으로 진행 하였지만 컨티넘 드라이버에 사용되는 진동판 제작의 경우 모든 공정이 컴퓨터에 의해 이뤄졌으며 무엇보다 스핀 코터에 의해 댐프제가 컨티넘 콘 후면에 아주 균일하게 도포 시킨다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진폭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는 콘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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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와 같은 내용을 프로덕트 매니저인 앤디 커에게 물었을 때 그에게 들을 수 있던 답변은 그래서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700 시리즈 S2에 적용되리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스펙은 현재의 702 S2나 705 S2가 초창기 805나 805s, 803이나 803s와 비교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사운드 퀄리티를 가졌다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컨티넘 드라이버가 재생하는 음들은 디스토션이 적고 정말 투명하며 해상력 부분에서만큼은 세라믹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 비교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로텔 조합과 연결된 705 S2 스피커의 재생음은 어땠을까?
 
중고역의 분해 능력이 무척 뛰어나다 느껴졌다. 이것은 솔리드 바디 트위터가 만들어내는 고해상도 고역으로 어렴풋이 800D3 시리즈에서 느껴졌던 고역 특성도 살짝 느껴졌다.
 
최근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가 알루미늄 소재와 복합적인 구성으로 더 나은 고역 특성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는데 새로운 705 S2의 카본 돔 트위터가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것은 702 S2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토털 밸런스라는 측면에서 저역이 확장되면 고역 특성도 바뀌기 때문에 702 S2의 경우 고역의 늬앙스에서 배음이 조금 더 강조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역의 광채는 로텔 RA-1572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의 연결을 통해서도 적절히 잘 드러났다. 금관 악기의 질감이 도드라지는 느낌으로 심심한 음색을 덜어낸 모니터적인 성능이 뛰어난 스피커로 평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이 조합에서 배음의 표현에 아쉬움이 느껴진다면 상위 등급의 제품으로 Ayre나 매킨토시의 앰프를 선택하면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A-1572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CD14 CD 플레이어가 705 S2를 통해 만들어 내는 재생음의 가장 큰 특징은 해상력에 있는 것 같다. 사실 중저가형 하이파이 시스템에선 수준급의 해상력을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이와 같은 부분에 강점을 갖는 것이 바로 로텔사의 제품이다.
 
또한 이런 성향에 시너지를 더하는 것이 705 S2에 탑재된 컨티넘 드라이버 드라이버로 우리가 일반적인 스피커에서 해상력 저하를 느끼기 시작하는 중역과 중저음에서도 아주 깨끗한 재생음을 표현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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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저역 재생에서 이전 모델과 비교해 저역이 살짝 줄어든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만큼 디스토션이 억제된 저역을 재생해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705 S2의 저역 재생에서 붕붕거림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사운드 스테이지의 표현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보컬은 센터에 무척 정확하고 선명하게 맺혔다. 그리고 뛰어난 청감상 SN비 보다 소리의 에너지 역량이 집중된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피아노 재생에서 하모닉에 의한 배음 표현 보단 영롱하고 타건에 힘이 실린 에너지의 표현과 이 같은 표현이 번지지 않고 담백한 느낌으로 울리는 느낌이 강했다.
 
오랜 시간 705 S2와 로텔 조합을 통해 음악을 듣다 똑 같은 레코드 앨범으로 702 S2와 로텔 조합을 통해 청취를 시작했다.
 
702 S2에는 705 S2와 달리 3웨이 디자인에 에어로포일 프로파일의 우퍼가 탑재되어 있다. 아무래도 저역 재생 확장에 따른 소리의 밸런스가 달라질 수 밖에 없는데 솔직히 스피커에 따른 체급 차이도 차이지만 로텔 인티그레이트 앰프에서 분리형 앰프 구성에 따른 변화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그만큼 RC-1572 프리앰프와 RB-1582MK2의 구성이 인상적인 재생음을 만들어 낸 조합이었다.
 
첫 인상에서도 관악기의 표현이 조금 더 두터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저역 재생 능력이 확장됨에 따라 팀파니의 표현이 좀 더 분명하게 나타나며 무대의 심도를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스피커의 표현 능력과 분리형 앰프의 강점으로 채널의 분리도가 더욱 명확하게 느껴졌다. 그만큼 수 많은 악기가 엉켜있어도 경계선이 분명한 느낌이었다. 705 S2 조합에서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던 보컬의 바디감은 조금 더 풍부하게 느껴지며 발음이 좀 더 분명하게 느껴진다. 참고로 705 S2에서도 RC-1572 프리와 RB-1582MK2 파워로 연결된다면 동등한 표현이 이뤄질 것 같다.
 
702 S2 스피커의 진가는 저음 현의 표현에서 드러났다. 질감이 조금 더 돋아내며 악기통의 울림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울림 특성에서도 피아노의 표현은 하모닉의 표현에서 배음이 묻어나며 영롱하면서도 그 속에서 피어나는 광채가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이 같은 표현은 아무래도 레코드에 기록된 음을 보다 충실히 표현한 것으로 RCD-1572 CD 플레이어의 능력이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Bowers & Wilkins 702 S2나 705 S2는 시장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얻어낼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기술의 Bowers & Wilkins라는 신뢰가 바탕 되어서이겠지만 어쩌면 가장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시장이기에 Bowers & Wilkins가 그만큼 더 공들여 제작한 태가 나기 때문이다.
 
 
 
출처 : H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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