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O A1 – 가장 완벽한 북쉘프 스피커를 만나다

하이엔드 오디오 산업에 대해 알아갈수록 뜻밖에 신기한 일들을 종종 경험할 때가 있다. 하이엔드 오디오만큼 뇌피셜이 크게 작용하는 취미도 없는 듯 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컴퓨터나 모터 스포츠는 숫자가 성능을 이야기 해준다.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의 경우는 다르다. 종종 와인과 비교되기도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은 와인보다 개인적 성향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사례를 두 가지 언급해 보겠다.
몇 해전 이야기로 이건 진실이다. A라는 회사에서 제작한 B라는 제품이 있었다. B라는 제품을 구입한 어느 오디오파일이 재생음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오디오파일은 A사에 B 제품에 대해 점검 또는 최신 버전에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업그레이드를 요청했다.
시간이 상당히 흐르고 A사에서는 B 제품에 대해 잊고 있었다. 그 오디오파일은 시간이 지연됨에 대해 불만과 함께 작업 현황을 물었고 A사에서는 작업이 마무리 되었으며 내일 발송 가능하다는 답변을 주었다. 하지만 B 제품은 수령할 당시 상태로 그 어떤 작업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A사가 그 오디오파일에게 작업 내용에 대해 어떻게 설명했는지 나는 직접 듣지 못했지만 내가 그 회사로부터 직접 들었던 내용은 제품을 다시 수령한 그 오디오파일은 초기와 다르게 재생음이 무척 좋다고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생각해 보면 애당초 해당 제품엔 문제가 없었으나 두 시점에서 본인의 컨디션 차이였거나 또는 뇌피셜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여기엔 존재하지도 않는 어떤 데이터가 다른 생각을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레퍼런스 시스템이라는 것과 반복된 트레이닝은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 리뷰를 하는데 있어 무척 중요하다. 그 이유는 우리의 청각은 시각에 비해 터무니 없을 정도로 기억력이 떨어지며 이는 다른 감각 기관과 비교해서도 마찬가지다. 시각 학습이라는 것은 널렸어도 청각 학습이라는 것은 많지 않았다. 이는 후각 학습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독특한 향 하나만으로 그 향을 다시 맡게 되었을 때 그 당시 기억을 가능한 선명하게 불러오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 하나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아주 유명한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이다. 그들은 상급기를 위협할 수 있는 스펙에 제품을 제작했다. 아니, 상급기 보다 우월한 스펙에 제품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들은 제품 출시를 앞두고 많은 고민이 따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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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발표할 당시에 스펙을 웹 사이트에 제품 등록할 때엔 스펙을 낮춰 놓은 것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놀랬던 것은 일종에 상수라 할 수 있는 다른 스펙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표기한 것이다. 이것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인데 제작자에게 왜 그런 짓(?)을 했냐고 물으니 재생음의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가 그 스펙의 숫자만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그랬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내 생각은 다르다. 마이너스 드라이버로 조절할 수 있는 일종에 파라메터 값을 이상적으로 조절하면 상급기를 제압할 수 있는 성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처럼 하이엔드 오디오 산업은 좀 특수하다.
본론으로 돌아와 오늘의 주인공 매지코 A1 스피커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나는 서브 시스템을 위해 매지코 A1 스피커를 구입할 예정이다. 어쩌면 이번 리뷰는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A1 스피커에 대해 정확히 알고자 한다면 A3라는 스피커부터 알아야 한다. 3웨이 플로어 스탠드 디자인 스피커로써 매지코라는 브랜드를 달고 믿기 힘들 정도로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 되었다. 매지코는 이 부분에서 카니발리제이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면 A3 역시 풀 메탈 스피커로 제작 되었기 때문이다.
터미네이터 브레이싱 디자인이라고도 불리는 Q 플랫폼과 거의 유사한 브레이싱 디자인까지 적용 되었기 때문이다. 매지코의 행보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대로 S 시리즈의 MK2 버전버 카니발리제이션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3는 S3 MK2와 직접적인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S1 MK2보다 A3가 저렴하기 때문에 매지코에 입문하려는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매지코의 애론 울프의 입장은 간단했다. S 시리즈는 익스트루젼 기술을 통해 모노코크 캐비닛을 생산한다는 것, 이것은 매지코의 대단한 기술력에 의한 것으로 메탈 스피커로써 가장 이상적인 어쿠스틱 특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A3의 경우 직사각형 디자인으로 어쿠스틱 디자인 특성이 S 시리즈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물론 트위터 진동판 특성에 있어 다이아몬드 코팅이 빠진 베릴륨 트위터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베릴륨 트위터와 매지코의 크로스오버 파트가 결합되면 굉장히 중독성 있는 중고역의 배음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없다면 한 단계 상위 스펙이 그리 탐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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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지코는 A3에 대한 어떤 기대가 있었을까?
결과적으로 대박에 가까운 결과물은 얻을 수 있었다. 물론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것은 무리를 해서라도 S1 MK2나 S3 MK2를 구입할 수 있는 층을 얼마나 잠식했느냐는 여전히 의문일 것이다. 하지만 매지코의 전체적인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면 A3는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A3를 선택하지 않았다. 왜일까?
매지코는 A3를 선택한 이들로 하여금 분명 추후 S3 MK2로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기 위한 재생음의 결과물을 A3에 적용해 놓았다. A3는 S3 MK2에 비해 좀 더 소프트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윤택한 느낌을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S3 MK2에 비해 Blur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질감이 강조되는 악기에서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타임 코렉션을 중시하는 매지코의 크로스오버 회로가 2웨이가 아닌 3웨이 디자인을 가진다는 것도 약간의 단점으로 작용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A3는 대단한 결과물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A1이 등장했다. 2웨이 북쉘프 디자인으로써 무게만 20kg이 넘어선다. A3와 비교해 비율만 계산해 보아도 A3보다 더 묵직한 무게를 지니고 있다. 무게가 상당히 나가는 더블 우퍼를 포함한다면 A1쪽이 더욱 묵직한 느낌이다.
A1은 39.6cm에 높이에 30.5cm 깊이 그리고 21.6cm에 폭을 갖추고 있다. 처음 A1을 바라 보았을 땐 별다른 기대가 없었다. 왜냐면 A3를 북쉘프 디자인에 맞춰 자른듯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득 이거 A3를 가지고 쉽게 매출 한번 더 만들 수 있는 스피커라 생각했다.
피터 메케이와 인터뷰를 나누기 전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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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지코는 전통적으로 밀폐형 스피커를 추구한다. 밀폐형 디자인은 물리적인 디자인 자체로 어쿠스틱 서스펜션을 통한 빠른 응답을 일으킬 수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압력이다. 드라이버 유닛의 콘이 앞으로 움직이려면 캐비닛의 공기압이 당기려하고 반대로 콘이 뒤로 움직이려하면 밀어낸다.
이와 같은 물리적인 구조 덕분에 빠른 반응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저항을 일으킨다. 득과 실이 모두 존재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밀폐형 디자인은 캐비닛의 용적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A1은 이상적이지 않는 디자인의 스피커가 될 수 있다.
바보 같게도 나는 매지코를 너무 과소평가 했다. 아마 최근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가 거저 매출을 일으키려는 분위기 때문에 매지코 또한 그렇게 오해한 것 같다.
매지코는 A1의 캐비닛 용적을 계산해 전혀 새로운 미드/우퍼 드라이버를 제작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A1의 캐비닛 용적은 아주 투명할 수 있으나 파워풀한 저역의 양감을 얻긴 쉽지 않은 스펙이다. 물론 그만큼 파워 핸들링이 일어나겠지만 말이다.
놀랍게도 매지코 A1엔 M 시리즈에서 파생된 마그넷 기술과 S 시리즈에서 고안된 모터 회로를 조합하여 미드/우퍼를 완성시켰다. 초대형 마그넷과 39mm 구경에 순수 티타늄 보이스 코일에서 롱-리니어 드라이브를 실현시킬 수 있다. 물론 드라이버의 프레임 구조는 A 시리즈의 스펙을 활용하고 있지만 강성과 줄량의 비율을 적절히 보완해 이상적인 미드/우퍼를 완성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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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A1의 디자인과 달리 재생음의 결과만 놓고 보면 미친 디테일이 묻어 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엄청난 가격을 자랑했던 매지코의 미니 시리즈를 생각해보면 거의 모든 면에서 A1이 압도한다는 생각이다. 디자인만 제외 한다면 말이다.
A1의 재생음의 결과만 놓고 보자면 매지코는 A1의 완성 이전까지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밀폐형 디자인으로써 작은 용적이 문제가 되기 때문인데 아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만 진짜 S1 MK2와도 간섭을 일으킬만한 재생음이기 때문이다.
2웨이 디자인이라는 것도 크로스오버 회로로부터 영향이 제한적이라 보다 이상적인 재생음에 다가 설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모든 스피커는 패시브 크로스오버 회로에 의해 크로스오버 포인트에 위상 불일치로 인해 로스가 생길 수 밖에 없고 이를 줄이는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런 의미에서 아예 없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A1은 무려 9.5mm에 이르는 두께의 메탈 패널로 캐비닛이 완성이 되었다. 또한 카본 콘은 가볍지만 질량 대비 이상적인 경도를 가지고 있다. 물론 경도만큼 이상적인 강도도 함께하기 때문에 밀폐형 디자인으로써 A1과 같은 비교적 작은 용적의 밀폐형 스피커에서 발생되는 압력에도 버텨낸다. 만약 매지코의 카본 콘이 아니라면 제작 자체가 불가능한 디자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콘이 뒤틀리거나 깨져버린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밀폐형 디자인의 스피커가 거의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대로 초고성능 드라이버 유닛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원가 상승을 요구한다.
A1에 대한 구입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리뷰를 위한 시청은 내 시청실에서 이뤄졌다. 2주 정도의 청음으로 인해 놀라웠던 것은 A3에 비해 상당히 해상도도 좋으며 보다 명징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내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은 고역과 저역간의 대역 밸런스가 기막힐 정도로 좋다는 것이다.
재생음에 의해 장르를 불문하고 레코딩 상태가 최악이 아니라면 이와 같은 해상력을 바탕으로 하루 종일 음악을 재생해도 피곤함을 느낄 수 없는 동급 스피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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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음 역시 대단하다. 이것은 흡사 농구 게임을 연상시켰는데 공격에 가담하는 포인트 가드나 슈팅 가드와 같은 플레이어가 수비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공격에만 힘쓸 수 있다. 이것은 든든한 센터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A1 역시 믿기 힘들 정도의 드라이빙 파워로 저역을 쏟아내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것이 파워 앰프에 크게 부단을 주지 않는 것은 바로 파워풀한 모터 시스템과 물리적으로 어쿠스틱 서스펜션 디자인 덕분이라 생각한다. 즉, 스피커의 구동과 제동을 A1 자체가 해내는 느낌이었다.
만약 이런 스피커가 존재할 수 있다 하더라도 공기를 파동 시키는 콘이 들뜨거나 캐비닛의 잡음으로 인해 피스토닉에 무리가 따른다는 느낌은 어렵지 않게 재생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배경이 지져분하거나 저역이 뭉개지거나 붕붕거리는 형태로 말이다.
하지만 A1의 재생음의 배경은 동급 어떤 스피커도 도전장을 내밀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함마저 느껴진다. 이를 바탕으로 재생음에 명암을 만들어내며 저역의 양감 역시 풍성하면서도 핸들링은 밀폐형 북쉘프 스피커로써 완벽하다고 평가할 만큼 대단하다. 당연하게도 저역의 해상도 역시 발군이다. 흔하게 찾을 수 있는 1,000만원대 플로어 스탠드형 스피커 보다 핸들링이나 저역 해상력은 더 뛰어나다.
이 리뷰를 읽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할 것은 저음의 양감일 것이다. 저역의 양감은 스피커의 능률과 가장 연관성이 깊다. 능률을 떨어트리면 더 깊은 저역을 낼 수 있다. 물론 미드/우퍼의 콘에 상당한 부담과 더불어 파워 앰프에 더욱 높은 출력을 요구한다.
그렇게 해서 매지코가 타협한 A1의 능률은 85dB이다. A3의 88dB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지만 저역의 양감은 A3와 그 차이를 줄여낸다.
개인적으로 A1으로 음악을 재생하면서 가장 즐겁게 들을 수 있던 레코드 앨범은 내가 보유한 예브게니 키신의 모든 음반들이었다. A1은 매지코의 여느 스피커들과 다름 없이 자신들만의 중고역의 배음을 어김 없이 당당하게 표현해 냈다. 엔트리 레벨의 제품이지만 타사에서 자주 느낄 수 있는 일부러 제약을 둔 느낌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예브게니 키신의 피아노 재생이 이렇게 아름답다고 느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을 되살려 보면서 결국 같은 음반들을 나의 레퍼런스 스피커와 비교해 보기에 이르렀다. 참고로 A1이 내 시청실을 떠나는 날까지 레코드 음악이 재생에 열을 올렸는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A1을 구입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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