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의 클로저, 매킨토시 RS200 Wireless Speaker System 리뷰

반갑다, 이스트코스트 사운드!
아마 매킨토시를 모르는 오디오 애호가들은 없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오디오에 관심을 갖게 되면 당연히 이 브랜드부터 찾게 된다. 이렇게 시작했다가 다양한 메이커를 섭렵한 후, 다시 이쪽으로 돌아오는 분들도 많이 만났다. 이렇게 오랜 세월에 걸쳐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는 메이커는 드물다고 본다.

여기서 잠시 50여 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당시 어메리컨 사운드라고 하면, 동부와 서부로 나눠서 봤다. JBL과 알텍으로 대변되는 서부 쪽 음은 시원시원하고, 호방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반면 동부 쪽은 AR, KLH, 매킨토시 등이 떠오르며 뭔가 밀도가 높으면서 적절한 윤기가 흐르는 음이 매력적이었다. 물론 앰프의 성능이 워낙 막강한 매킨토시는 서부 쪽 스피커는 물론이고, 영국의 B&W, 탄노이 등과도 좋은 상성을 보여 왔다. 따라서 하나의 완결체로서 매킨토시가 갖는 아이덴티티는 그간 좀 무시된 경향이 있었다.


사실 순수한 매킨토시만의 사운드, 그러니까 앰프뿐 아니라 소스기와 스피커까지 아우른다면, 전형적인 동부 쪽 음, 그러니까 이스트 코스트 사운드를 발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수차례에 걸쳐 풀 매킨토시 시스템의 음을 접한 덕분에, 이런 음의 매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상하게도 한국에서 매킨토시 스피커의 인기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매킨토시의 개성이 다소 희석되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이번에 그런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제품이 나왔다. 바로 RS200이다. 만일 이스트 코스트 사운드가 궁금하다고 하면, 본 기는 꼭 접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여기서 간략하게 RS200에 대해 설명한다면, 매킨토시 풀 시스템의 쇼 케이스라고 할까? 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하고는 나왔지만, 그 음의 성격이나 매력은 저 멀리 이스트 코스트 사운드의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고, 진정한 매킨토시 사운드의 발현이라는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역사가 긴 메이커인 만큼, 이 정도의 사전 지식은 필요하다고 본다.

 

서부와 동부는 전혀 다른 나라
미국을 크게 서부와 동부로 나누면, 전혀 다른 나라라고 해도 무방하다. 두 지역을 대표하는 L.A.와 뉴욕만 놓고 봐도 그렇다. L.A.는 크게 캘리포니아의 축복받은 환경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그 위에 있는 S.F까지 묶어놓고 보면, 아무래도 첨단 IT 쪽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기반으로 한다. 농업도 상당한 수준이다. 따라서 옷차림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의 옷차림을 생각하면 쉽다. 그냥 면 티에 청바지면 족하다. 끝.

대신 건강식이나 요가, 명상 등에 관심이 많고, 되도록 심플한 삶을 표방한다. 일종의 미니멀리즘이라고나 할까? 오디오는 어떤가? 아무튼 수영장이 딸린 넓은 주택에서 사람들을 불러 모아놓고 떠들썩한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생각하면, 어떤 오디오가 필요한지 쉽게 감을 잡을 수 있다. 타란티노의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다.


반면 예전에는 철강, 자동차, 선박 등 하드웨어를 생산하고 지금은 금융과 대학, 연구소 등을 주축으로 하는 동부 쪽은 뭔가 심각하고 또 예절 바르다. 항상 정장 차림으로 나서고, 액세서리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넥타이를 잘못 고르면 하루 종일 후회하는 사람들이다. 대신 사람들이 격조가 있고, 품격이 높다. 유럽 지향적인 느낌도 받는다. 매킨토시의 전시장이 뉴욕에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전형적인 뉴요커 우디 앨런을 생각해보면 답이 쉽게 나온다.

따라서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던 터라, RS200과 같은 제품이 비교적 늦은 시점에 출시된 것도 사실이다. 대신 확실하게 만들었다. 어느 정도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정리가 되고, 스트리밍 오디오의 개념이 확립된 상황에서 나왔으므로, 앞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일종의 정리하는 차원에서 RS200이 나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라이프스타일의 끝판왕, 클로저인 것이다.

 

멋들어진 블루 아이와 노브

매킨토시의 상징이라고 하면, 특유의 푸른빛이 감도는 레벨 미터와 노브다. 이 두 가지가 본 기에는 정말로 심플하게 레이아웃되어 나왔다.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알맞게 디자인되었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사실 라이프스타일이란 장르에 넣어야 할 제품이기는 하지만, 실제 그 퍼포먼스를 보면 본격파 하이파이라고 하는 편이 낫다. 괜히 어중간하게 만든 것이 절대 아니다. 매킨토시의 DNA를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편의성을 높인 모델이라 보면 좋을 것이다. 매킨토시 풀 시스템의 쇼 케이스 자격이 충분한 것이다.


외양을 보면 일단 옆으로 긴 사이즈를 갖고 있다. 당연히 TV와 연계해서 일종의 사운드 바로 활용해도 좋다. 이번 시청은 주로 이쪽 부분에 집중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여기서 제공하는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선택한 바, 보고 듣는 재미를 동시에 만끽했다. 시청평은 이쪽에 중점을 둘 것이다.

하지만 오로지 음악만을 듣는다고 할 때에도 일반 하이파이와 견줘서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확실한 매킨토시의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강점도 있다. 만일 재즈를 중심으로 듣는다면, 왜 이 디바이스가 그토록 특별한가 금세 깨달을 수 있다. 물론 대편성 오케스트라도 넉넉히 재현하고, 록의 경우 피가 통하는 음이 나온다. 팔방미인인 셈이다.

 

간단한 스펙

본 기에는 무려 8개의 드라이버가 투입되었다. 옆으로 긴 형태의 우퍼, 그러니까 4인치 x 6인치 사이즈가 좌우에 한 발씩, 총 2발이 배치되었다. 여기서 강력하면서 깊이 있는 저역이 술술 나온다. 미드레인지는 2인치 구경으로, 좌우에 두 발씩, 총 4개가 투입되었다. 한편 트위터는 3/4인치 사양으로 좌우에 하나씩, 총 두 개가 쓰였다. 완벽한 스테레오 구성임을 알 수 있다.


본 기는 비록 사이즈는 작지만 시청 공간을 풍부하게 음으로 메꾸겠다는 야심이 있으므로, 무려 총 650W에 달하는 출력의 앰프 군이 투입되었다. 다시 말해, 고역, 중역, 저역 등에 별도의 파워 앰프를 단 것이다. 이런 컨셉이 갖는 장점은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사이즈와 제품 컨셉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물량 투입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시청을 하면서 계속 볼륨을 높였는데, 그 쾌감이 마치 스포츠카를 타고 고속으로 질주하는 듯했다. 묘한 쾌감이 있는 것이다.


매킨토시 RS100

한편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일종의 서라운드 효과를 더욱 느끼고 싶다고 할 땐, RS100이라는 옵션을 빼놓을 수 없다. 두 개의 스피커가 세트로 구성되며, 무선으로 RS200과 연결된다. 되도록 리어 쪽에 배치하면 일종의 홈시어터를 꽤 근사하게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홈시어터라고 하면 여러 개의 스피커에 AV 리시버 등, 정말 골치가 아플 지경인데, 여기서는 달랑 3개의 스피커로 완성된다. 물론 별도의 AV 리시버나 스피커 케이블도 필요 없다. 더불어 서브우퍼까지 접속할 수 있는 단자가 있으니, 경우에 따라서 빵빵한 저역이 탐난다고 하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미래지향적인 디바이스
비록 전통적인 외관을 갖고 있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그 디자인은 어딘지 모르게 서부 쪽 느낌이 난다. 뭔가 미니멀하면서, 심플하다. 마치 애플 팀이 설계한 듯하다. 실제로 본 기는 애플의 제품들과 사용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아이폰을 비롯해서 아이패드, 맥북, 아이맥 등으로 구성된 내 라인업을 생각할 때 당연히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애플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이라 해도 절대 과장이 아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시리(SIRI)와 연계성이다. 애플의 기기들에 들어있는 시리의 기능을 사용해서 결국 RS200을 폭넓게 사용한다는 취지다. 에어 플레이 2를 지원하는 가운데 애플 TV를 쓴다면 그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타 디바이스와 연계해서 멀티 룸 구성도 상정해볼 수 있다.

이렇게 쓰면, 안드로이드 폰을 쓰는 분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이들을 위해 본 기는 아마존과도 연계하고 있다. 바로 알렉시아를 쓸 수도 있는 것이다. 단, 이것을 제어할 수 있는 별도의 기기는 필요하지만, 어쨌든 안드로이드 쪽도 무리 없이 본 기를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스트리밍 쪽을 보면, 블루투스, 에어플레이 2, dts 플레이파이, 퀄콤 apt X HD 등이 제공된다. 프리셋 기능이 있어서 이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최대 4개까지 저장할 수 있다. 원할 때마다 프리셋을 활용하면 된다. 입력단도 다양하다. 3.5mm 잭을 통해 AUX를 쓸 수 있고, USB로 노트북을 연결할 수도 있다. TV 쪽은 ARC가 되는 HDMI를 쓰거나 광 입력을 사용하면 된다. 실제로 블루투스는 5.0 사양이라 매우 활용도가 높다. 현재 휴대폰이 신체의 일부분이 된 요즘, 이런 블루투스 옵션은 매우 고무적이다.

3개의 EQ 옵션도 시의적절하다. 원하는 음향을 선택해서 자신의 공간과 취향에 맞출 수 있다. 제품 전면에 EQ 옵션이 없어서 뭔가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런 옵션으로 절대 섭섭하지 않다.

어떤 면에서 본 기는 매킨토시의 미래를 예언하는 듯한 제품이라고 본다. 심플한 디자인과 풍부한 기능을 적절하게 안배했으며, 다양한 소스에 대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사운드에 매우 충실하다. 향후 동사의 신제품에 이런 내용이 적극 반영될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 보면, 그간 숱한 메이커가 도전장을 냈던 라이프스타일을 이번에 확실히 정리했다고도 본다. 역시 매킨토시가 만들면 뭔가 다르다. 본 기에서도 그 전통이 면면이 계승되고 있다.

 

본격적인 시청

이번 시청의 목적은 TV와의 연계성이다. 즉, 음악만 듣지 않고, TV 영상과 결합해서 보다 본 기의 활용폭을 넓히자는 취지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터넷이 되는 무인도에 간다고 하면, 오직 세 개만 필요하다고 본다. 스마트 TV, RS200 그리고 넷플릭스 회원권이다. 더 이상 필요 없다. 꼭 무인도만이 아니고, 보다 심플하게 생활 환경을 정리한다고 할 때에도 이런 구성은 매우 요긴하다고 본다. 아무리 이것저것 치워서 미니멀하게 산다고 해도, 음악이 없는 삶은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그런 면에서 RS200은 미니멀리스트를 위한 헌정일 수도 있겠다.

이번 시청은 유튜브 채널과 연계해서 이뤄졌다. 다양한 콘서트 실황을 접하면서, 그야말로 보고 듣는 재미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었다.

Mischa Maisky / Beethoven: Triple Concerto – 1. Allegro

첫 트랙은 미샤 마이스키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 1악장’. 여기엔 첼로를 비롯, 바이올린, 피아노 등 클래식을 대표하는 세 개의 악기가 모두 나온다. 저 전설적인 카라얀 지휘, 리히테르와 로스트로포비치의 협연이 명반으로 회자되지만, 이 연주도 매우 특별하다. 바로 미샤의 두 딸 릴리(피아노)와 사샤(바이올린)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미샤 자체도 워낙 미남인 터라, 두 딸 모두 매혹적인 자태를 자랑한다. 정말 보는 맛이 각별하다.

이런 대편성을 보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그때그때 등장하는 다양한 악기들의 모습이다. 어느 대목에서 어떤 악기가 돌출했는지, 영상을 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가끔 클라리넷이나 오보에가 헷갈리기도 하고,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구분도 쉽지 않다. 늘 음반으로 들어왔던 터라, 이렇게 영상이 가미되니 더욱 깊은 감상이 이뤄진다. 아 저 대목에 이런 악기가 나왔구나 새삼 깨닫게도 한다. 또 요즘 TV는 워낙 슬림화 되어 정말 종이처럼 얇다. 거기서 재생되는 음향이 대단할 리 없다. 이런 RS200과 같은 디바이스는 이제 필수가 된 셈이다.

Carmina Quartet / Boccherini: Fandango

이어서 카르미나 쿼텟이 등장하는 보케리니의 ‘Fandango’. 알다시피 판당고는 스페인 계통의 춤이다. 현재는 멕시코에서 널리 유행하고 있다. 따라서 플라멩코와는 좀 다르다. 여기선 전통적인 쿼텟에 기타가 더해지고, 캐스터네츠를 치는 무희가 등장한다. 아무튼 그리 화려한 율동은 아니지만, 노련한 춤 사위는 감상에 더욱 활력을 더해준다. 첼로의 경우, 가끔 손가락으로 뜯거나 길게 긋는 등, 상당한 저역을 커버하는데, 당연히 넉넉하게 재생한다. 풀 매킨토시 사운드가 같은 스케일과 질감이 이런 곡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

Oscar Peterson Quartet / You Look Good to Me

오스카 피터슨의 ‘You Look Good to Me’는 그간 음반으로 많이 접한 트랙인데, 이번엔 라이브 버전이다. 물론 멤버도 바뀌고, 더구나 기타까지 가세했다. 인트로 부분도 더블 베이스가 아닌 피아노가 담당한다. 하지만 역시 본격 연주에 들어가면 익히 들었던 음악이 나온다. 문득 가슴이 뭉클해온다. 그간 숱하게 들었던 곡을 이렇게 영상으로 접하니, 마치 이 공연을 직접 본 듯한 묘한 느낌이 전해져오는 것이다. 오스카 피터슨의 존재가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Diana Krall / The Look of Love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The Look of Love’. 익히 아는 곡이지만, 라이브 버전은 정말 놀랍다. 일단 악단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풀 사이즈 오케스트라가 배후에 펼쳐진 가운데, 크롤의 밴드가 전면에 놓여있고, 그 중심에 피아노를 대동한 크롤이 있다! 정말 최전성기 시절의 모습. 저 고혹적인 미소아 단아한 표정 그리고 넉넉한 피아노 터치. 어떻게 저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역시 그릇 자체가 다르구나, 새삼 깨달았다.

음악만을 지적하면, 이런 대편성이 별 무리 없이 나온다. 악기의 누락이나 엉킴 같은 것을 찾을 수 없다. 또 의외로 저역이 단단하고 풍부해서 눈을 감으면 별 불만이 없는 재생을 체험할 수 있다. 보컬의 달콤한 느낌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역시 매킨토시구나, 다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결론
사실 앞으로 유튜브 스페이스를 비롯해 다른 여러 영상 포맷이 보다 입체화되어, 일종의 가상 현실을 구현할 것이다. 지금은 그 시작 단계에 있는 것이다. 이런 형식이 일반화되면 음악 감상의 방식이 많이 변화할 것이라 본다. 특히, 라이브 마켓도 많이 바뀔 것이라 한다. 직접 공연장에 가는 대신, 집에서 VR을 쓰고 감상하는 것이다. 점차 영상과 음향의 조합이 일반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유튜브만 갖고도 전혀 불만이 없는 상황이다. 정말 적시에 RS200이 나왔다고 본다.

이 종학(Johnny Lee)

출처: Hifi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