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플라자

코드 컴패니 안으로 들어온 잉글리시 일렉트릭
잉글리시 일렉트릭(English Electric)은 한때 20세기 영국 엔지니어링의 거물이었으며 기차, 증기 터빈, 유도 미사일 심지어는 메인 프레임 컴퓨터까지 만들었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여러 회사로 나누어져 캔버라, B-57, 라이팅 제트기 등 획기적인 항공기를 만들었으며, 1968년 GEC와 합병하여 25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기도 했다. 이후 그 시대의 수많은 위대한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1970년대 산업 쇠퇴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다.

사라진 줄 알았던 그 이름은 코드 컴퍼니(Chord Company)의 첫 전자제품인 8Switch를 통해 부활을 알리고 있다. 코드 컴퍼니의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잉글리시 일렉트릭은 이례적인 브랜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비슷한 이름의 코드 일렉트로닉스(Chord Electronics)와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오리지널 브랜드명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를 계기로 부활한 영국 클래식와의 조우는 반가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스위치
네트워크 스위치는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는데 그다지 흥미로운 제품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네트워크 오디오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브랜드 데뷔가 왜 좋은 아이디어인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오디오파일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네트워크 스위치의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이러한 기류는 2018년 솜(SOtM)이 sNH-10G를 발표하면서 변화되기 시작했고,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오디오파일을 위한 네트워크 스위치의 신제품이 꾸준히 출시되었다.

SOtM sNH-10G

많은 애호가들은 이뉴스(Innuos), 멜코(Melco) 같은 오디오파일용 서버의 이더넷 출력을 사용하기를 원한다. 이런 제품에는 네트워크 스트리머가 LAN 및 WAN 네트워크를 볼 수 있는 싱글 입력 및 출력을 갖추고 있어 서버에 저장된 음악을 비롯하여 코부즈(Qobuz), 타이달(TIDAL), 스포티파이(Spotify)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음악을 액세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황에서 인터넷 망을 하나의 오디오 기기에만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네트워크 스위치 즉, 허브가 필요하다. 인터넷 모뎀이나 공유기에는 여러 추가 포트를 제공하지만 스트리밍 시스템을 위한 격리된 환경을 원한다면 독립적인 스위칭 허브를 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더넷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제품도 많기 때문에 스위칭 허브는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되었다.

필자는 시스코(Cisco) 스위칭 허브를 통해 음악 라이브러리를 관리할 수 있도록 PC를 오디오 네트워크 서버에 연결하여 사용 중이다. 또한 스트리머를 제어하는데 필요한 와이파이(Wi-Fi)는 애플 에어포트 익스프레스(Apple Airport Express)에 연결하고 마지막으로 서버를 네트워크에 연결하였다. 과거에는 롱독 오디오(Longdog Audio) 전원공급장치로 업그레이드한 넷기어(Netgear) 스위치를 사용했으나 시스코 스위치가 적극 권장되어 업그레이드했다.

네트워크 스위치는 컴퓨터 주변기기 중 가격이 저렴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데 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오 그레이드의 네트워크 스위치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컴퓨터 및 오디오의 요구사항으로 귀결된다. 컴퓨터의 경우 필요한 정보를 전송하기 위해 일관된 형태로 재조합 될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적절한 데이터만 있으면 된다.

Innuos Zenith SE

그렇지만 오디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요 문제는 전기적인 노이즈다. 데이터와 함께 노이즈가 발생하면 청감상의 차이를 보여준다. 과거 이뉴스 제니스 SE(Zenith SE)를 테스트하면서 노이즈 플로어의 감소가 인상적이었다. 데이터 스위치는 오디오와 관련하여 노이즈 발생기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고속으로 작동하고 기본적인 스위치 모드 전원공급장치가 있어 데이터와 함께 많은 노이즈를 방출한다. 이 노이즈를 차단하거나 걸러내면 최종적으로 더 편안한 디지털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English Electric 8Switch

English Electric 8Switch

잉글리시 일렉트릭 8Switch는 정교하게 가공된 알루미늄 인클로저와 8포트를 제공하는 기가비트 스위칭 허브로, 사용중인 포트를 표시하도록 전면 패널에 핀포인트 LED가 있어 일반적인 스위칭 허브의 지속적으로 깜빡이는 포트 조명과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English Electric 8Switch 후면

내부 클럭은 0.1ppm의 정확도를 제공하는 TCXO(Temperature Compensated Crystal Oscillator)를 탑재하고 있다. 전원공급장치 및 클럭 제너레이터 회로에는 각각 2개의 절연 회로가 있으며 전자파 노이즈를 차단하기 위해 EMI 흡수기를 갖추고 있다.

8Switch에는 코드 컴퍼니 C-Stream 케이블이 번들된다.

전원은 의료기기 등급의 SMPS 플러그 탑 전원공급장치로 상태 표시 LED를 제공하고 짧은 리드선을 사용한다. 무광 블랙 파우더 코팅으로 마감된 8Switech의 마감과 빌드 퀄리티는 우수하다. 네트워크 케이블은 일반 막선이 아닌 코드 컴퍼니의 C-스트림(C-Stream) 케이블 75cm를 번들로 제공한다.

청음 테스트
테스트에는 번들 네트워크 케이블 대신 필자가 사용중인 케이블을 사용하였으며, 스위치에서 오라릭 아리스 G1(AURALiC Aries G1)과 연결했다. 사용중인 시스코 카탈리스트 2960 S1 대신 8Switch로 바꾼 결과 고역의 디테일이 증가하고 타이밍이 개선되었으며 해상력도 개선되었다. 특히, 고역의 디테일 증가로 심벌즈의 소리가 개선되었고 전체적인 사운드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주었다. 스펙트럼 상단의 정리수준의 상당한 향상이 이루어졌고, 보컬과 악기의 음색이 훨씬 매력적으로 들렸다. 또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멋지게 열어 스케일과 깊이를 향상시켜주었다.

네트워크 스위치를 통과해야 하는 유일한 데이터가 제어앱의 명령인 이뉴스 서버를 통한 신호인데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었지만, 이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서 느껴지는 변화는 직접 연결한 것만큼의 수준은 아니지만, 차이점을 충분히 느낄 만 한 수준이었다. 한편, 타이밍 정밀도가 눈에 띄게 향상되었으며, 노이즈가 개선되어 더 좋은 S/N 비를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코부즈를 사용하여 시스템까지 전송하는데 있어 8Switch가 어떤 이점을 제공하는지 확인했다.

여기서 결과는 앞서 시도한 두 가지 접근법에서 들은 이점들의 조합이었고, 특히 베이스 조율이 증가하고 보컬도 더욱 선명해졌다. 다음은 코드 컴퍼니가 브리스톨(Bristol)에서 8Switch를 시연하는데 사용한 트랙으로 패티 스미스(Patti Smith)의 ‘Boy in the Bubble’을 감상했다. 8Switch를 사용하면 훨씬 더 깨끗하고 홈이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필자가 이전에 스트리밍 오디오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LP12를 사용하여 레코드를 듣는 것 같이 음조를 업그레이드시켜주었다.

다음은 이뉴스를 통해 부분적으로 필터링한 후 스위치와 스트리머 사이에 번들로 제공된 C-스트림 케이블을 사용했다. 오리지널 폴 사이먼(Paul Simon)의 ‘Boy in the Bubble’을 들어보면 훨씬 더 섬세한 디테일을 보여준다. 리버브는 그루브의 미묘함과 함께 쉽게 감상할 수 있었다. 백킹 보컬은 이전보다 더 명확해졌으며 독특한 베이스 라인의 질감은 더 미묘하고 덜 거칠었다.

8Switch는 다양한 매체에서 수상했다.

마지막으로 잉글리시 일렉트릭과 롱독 오디오 리니어 전원장치를 사용한 넷기어 GS108과 비교했다. 이 둘은 가장 근접한 음향적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오케스트라 곡으로 8Switch는 눈에 띄게 더 달콤한 고역과 더 강한 멜로디 드라이브를 제공했고 공기감의 느낌도 훨씬 더 좋게 들렸다.

총평
결론적으로 8Switch가 잉글리시 일렉트릭 브랜드 크레딧을 담당한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제품 카테고리 특성상 눈에 띄는 제품은 아니지만 오디오 스트리밍 충실도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으며, 그 자체만으로도 오디오파일의 뮤직 라이프를 향상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력적인 컴팩트 박스에 담긴 8Switch가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이 이 제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Written by J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