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레퍼런스 케이블 업체의 입문형 USB 변신.
킴버 케이블은 전통적인 업계의 강호다. 한동안 국내에서는 하이엔드의 레퍼런스 존재로 군림한 바 있으며 지금까지도 Select 시리즈는 케이블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표준적인 척도로 사용될 정도이다.
Select 시리즈의 하이엔드 케이블로 유명세를 치루고 잇지만, 중저가 이문기 시장에서도 그 명성은 빛을 잃지 않고 있는데 PBJ 인터커넥트와 TC 시리즈의 스피커 케이블로 얻은 대중적 면모는 팀버, 히어로 그리고 최근 12TC 등 폭 넓은 제품 군으로 변함없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하이파이 제품들 외에 DVI, HDMI 그리고 이번에 나온 USB까지 비 하이파이 분야의 케이블도 항상 빠르게 출시하며 시장의 흐름을 재빠르게 읽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하이파이 제품들에 비해 DVI, HDMI 등의 저렴한 디지털 케이블(주로 비디오가 혼용된 제품)에서는 하이파이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USB 케이블이 과연 그런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지가 관심사였다.
만듦새
자주빛의 투명한 피복을 사용한 이 케이블은 내부 심선 4가닥에는 표면에 은도금(전체의 약 6.1%의 두께를 차지)처리를 동선을 사용했다. 킴버가 주로 사용하는 동과 은은 조합은 USB에도 사용한 것이다. 내부 유전체로는 질소를 함유한 폴리에틸렌을 사용하여 안정적인 신호 전달을 유도하도록 했다. 단자는 와이어월드와 더불어 금도금된 단자를 사용하고 있으며 테스트 케이블 유일하게 단자 바로 뒤에 페라이트 코어를 장착, 전자기 간섭 현상을 억제하도록 했다. 케이블은 원형 타입으로 일반 USB 케이블과 흡사하게 보인다.
사운드 퀄리티
재미난 점은 USB 케이블임에도 킴버 고유의 착색이 있다는 사실이다. 약간 샤프하게 처리한 저역의 빠른 발놀림이라던가 고역의 샤프니스 정도가 킴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물론 하이파이 제품들 만큼 강한 색채를 들려주지는 않지만, 일반 막선과 비교하면 천양지차의 음질적 차이를 들려준다. 막선에 비해 마치 커튼을 열 겹이상 벗겨낸 듯 투명하고 확트인 전면 스테이지의 입체적 공간을 제시하며 디테일이나 입자감 또한 상당하다. 20만원 짜리 미니콤포를 듣다가 수 백 만원짜리 기기들로 구성된 하이클래스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바꾼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테스트 제품들 중 비싼 케이블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이 나타난다. 음의 입자감이나 고역의 뻗침 등은 다소 덜한 편으로 상급 제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굵고 거친 느낌이 비교가 된다. 2배 이상의 가격인 제품들이기에 상급 제품들과의 같은 성능을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대신 저렴함이 있으니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강점이 있을 수 있고, 웬만한 고급 하이파이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이 케이블의 최대 강점은 다이내믹스에 있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테스트 중 가장 넓은 편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스케일과 표정 변화 대한 대응 능력이 좋아 팝이나 록 음악 등의 역동적이거나 강한 사운드가 듣는 음악들의 주류라면 그런 유저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코드 QBD 76과 컴퓨터를 킴버로 연결하면 다소 음의 거친 느낌이나 평면적인 요소를 지울 수 없었지만 린드만 USB DDC를 통해 QBD 76으로 바꾸면 단점들이 상당 부분 제거되면서 하이파이적인 킴버의 색채를 되찾는다.
결론
킴버 USB는 테스트 제품 중 가장 저렴한 제품답게 테스트 최고의 제품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특유의 다이내믹스와 혈기 좋은 음은 강하고 힘찬 음악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으며 특히 가격을 고려할 때 막선을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이라면 반드시 구입해서 써볼 필요가 있는 케이블이다. USB 케이블에도 음질 차이가 있음을 가장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케이블이다.
[HI-FI CHOICE 2009년 7월호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