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녀 고혹적인 여성 웅산

10년 가까이 드나드는 음반매장이 있습니다.
종로에 있는 곳인데 그곳 부장님과 상당히 친하게 지냅니다.

예전엔 사고 싶은 음반만 사서 바로 나오곤 했는데, 요즘은 거의 한시간 정도
팽팽 놀고 커피도 얻어 마시고 이런 저런 말도 나누곤 하는데, 그러던 중 부장님께서
강력 추천한 음반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웅산이라는 처자 입니다.

한국엔 3명의 에이스급 여성 재즈 보컬이 있는데, 그중의 한분이신 웅산양.
현재까지는 3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그 3장의 음반이 다 제각각의 모습을 갖습니다.

1집 같은 경우는 커버송 모음 형식이라 사놓고 별로 듣지를 않았고(소유만으로 만족중)
2집과 3집을 가장 많이 듣는데 각 음반의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서 처음 웅산을 접하시겠다면
3집을 먼저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3집 음반은 매니악한 느낌 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편하고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대중적인
느낌이 강한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끈끈하고 쓸쓸한 느낌이 없어진건 아닌데,
대신 음성 자체가 조금 밝고 가벼워진 느낌인데, 그덕에 예전 2집에서처럼 켱쾌한 리듬에도
불구하고 어둡고 탁한 느낌은 많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도 웅산이기에 심금을 울리는 슬픈 곡은 여전합니다.

3집의 슬픈 곡들은 왠지 나약한 여성의 애처로움, 그 약한 사람의 슬픔을 보여 주는데,
뭐랄까 “나 힘들고 아퍼요” 라는 느낌이 많이 묻어 나옵니다.

헌데 2집에서는 강한 여성의 슬픔 이라고 할까?
“나 이래 저래 해서 슬프다. 하지만 인생이 그런가 아니겠냐?” 라는 자조적 느낌이라 할까?
개인적으론 2집 음반에 손이 더 많이 가는 편입니다.

찐하고 어둡고 탁한 분위기에 웅산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가 극대화된 느낌이라
CD를 트레이에 올려놓은 순간 부터 담배연기가 자욱한 공간이 떠오릅니다.

이번 3집 음반은 2집에 비하면 밝고 귀에 팍팍 꽂히는 편입니다.
처음 들었을때 대번에 든 생각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웅산을 알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예전에 주위 사람들에게 웅산이란 얘기를 하면 항상 나오는 말이 말 그대로 산, 아웅산???,
곰??? 뭐 이런식 이었는데, 요즘엔 웅산을 아는 분들이 주위에 꽤 생겼습니다.

이번 3집은 버릴곡이 하나없는 명반인건 분명하고 대중들에게 충분히 사랑받을수 있는
아이템으로서도 부족함이 절대 없습니다.

허스키한 느낌의 여성 보컬이 싫으신 분들도 한번 접해 보신다면 웅산의 팬이 되실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의 에너지를 느끼게 되는 순간 당신은 그녀에게 반할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좋은 뮤지션이 계속해서 음반을 발매하고 계속된 발전을 위해서라도
꼭 음반을 사세요. 이 사람들도 먹고 살아야…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것도 구경하고 등등
이것 저것 해야 더 좋은 음악으로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겠어요?

이런 좋은 뮤지션들이 힘을 잃고 사장 되는 것만큼 괴로운 일도 없을듯 싶습니다…

PS.
최근 앨범 역시 발매되자 마자 구입은 했는데, 손이 많이 가지를 않네요.
3집의 연장선 이기는 한데, 왠지 요즘 너무 메이저 물을 많이 드신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