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al Chorus 706V 소형 가격이 선사하는 대형 사운드

지난 20여년 동안 $1,000 이하의 스피커들은 꾸준하게 성장을 거듭해왔다. 많은 변화들이 이런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왔다. 설계자들은 복잡하지만 컴퓨터 기반의 측정 장비들을 도입해왔고, 소재 기술들은 현격한 개선을 이루어 한층 좋아진 성능의 드라이버들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일부 오디오파일 지향의 업체들은 생산 규모를 늘리며 대량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학으로 하이엔드 설계를 저렴한 제품에도 도입하고 있다.
입문형 엔트리급 스피커가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포컬의 Chorus 706V다. 페어로 80만원대에 불과한 프랑스 생산 스피커인(Made in China가 아니다!) 706V는 중급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들에서나 가능했던 음질들의 특징 대부분을 들려준다.

포컬의 700V 시리즈의 가장 작은 크기의 스피커로 아래에서 두번째에 해당되는 이 706V는 6.5인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와 1인치 알루미늄 마그네슘 역돔형 트위터를 사용했다.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15년의 세월이 넘게 포컬이 설계, 생산하며 개량해 온 드라이버로 작은 구형태의 유리 입자를 셀룰로오스 파이버 콘의 표면에 코팅하여 콘지의 단단함을 높이면서도 콘지의 질량은 거의 늘어나지 않도록 만든 기술로 유명하다. 마찬가지로 트위터도 포컬의 이름을 유명하게 알린 역돔형 돔 유닛의 최신 개량 버전으로 새로운 서스펜션과 마그넷 구조로 완성되어 크로스오버 주파수에서 생기는 디스토션을 6배나 감소시킨 유닛이다.
706V의 인클로저 구조는 정말로 인상적인데 이 가격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캐비닛의 견고함은 대개 이런 엔트리급 스피커에서는 제대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드물지만 706V는 그렇지 않다. 상하, 좌우, 전후의 6개 면들이 모두 1인치 두께의 MDF로 설계되었고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내부의 버팀목 처리까지 이루어졌다. 이 시리즈의 이름이기도 한 V자 형태의 인클로저는 측면 패널들이 평행하지 않음을 뜻한다(역주: 전면에 넓고 후면이 좁아지는, 소위 V자 형태로 줄어드는). 이런 구조는 스피커 내부에서 발생되는 정재파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캐비닛은 일반적인 미니 모니터 스피커들에 비해 상당히 크지만 북쉘프 스피커로서는 알맞은 크기라 할 수 있다.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3kHz이며 사용된 필터는 4차(24dB/octave) 필터 기울기를 갖고 있다. 이는 저항, 콘덴서, 코일 등으로 구성된 2차 필터(12dB/octave)의 크로스오버 회로에 어쿠스틱한 롤-오프 특성을 갖는 유닛이 2차 필터(12dB/octave)의 효과를 내서 총 4차 필터의 결과를 내도록 했다. 스피커 터미널은 싱글 타입이다. 임피던스는 8옴이며 감도는 이런 작은 스피커로는 상당히 높은 90dB의 수치를 자랑하는데 이는 출력이 크지 않은 보통 수준의 앰프로도 706V를 충분히 대음량으로 울릴 수 있다는 뜻이다.
Listening
테스트를 위해 706V를 내 레퍼런스 시스템 뿐만 아니라 심오디오의 Moon i-7 인티 앰프 그리고 에소테릭의 SZ-1 CD/SACD 플레이어로도 들어보았으며 케이블은 킴버의 Hero 인터커넥트와 킴버 4TC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했다. 전용 스탠드는 옵션이지만 이를 사용하면 정확히 706V의 트위터가 귀 높이에 딱 맞춰지는데 적당한 수준의 토우-인을 해주면 최고의 음색 밸런스와 이미지 포커스를 만들어낸다.

706은 남다른 음향적 특징을 자랑하는데 이는 모니터 크기의 스피커에서 기대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제한된 저역의 한계, 줄여 놓은 다이내믹스 그리고 친근한 음색이 이 스피커의 특징이 아니란 뜻이다. 706V는 대담하고 강건하며 일반적인 크기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떠올리게 만드는 다이내믹스 재생 능력을 갖고 있다.

저역의 밑바닥에서부터 706이 들려주는 저음 다이내믹스, 임팩트 그리고 펀치에 완전히 한방 맞고 쓰려졌다. 이 스피커는 아주 큰 대음량을 내면서도 저음도 아주 낮은 수준까지 깊게 내려간다. 결과적으로 음악을 생생하고 업비트적으로 재생해주는 능력을 타고나서 록, 일렉트릭 블루스 그리고 일부 재즈에서 빛을 발한다. 기타리스트 래리 코엘(Larry Coryell), 베이시스트 빅터 베일리(Victor Bailey) 그리고 드러머 레니 화이트(Lenny White)가 연주한 하이브리드 SACD, Traffic을 들어보면 706V는 충만한 에너제틱 라이브의 감흥을 아름답게 들려준다. 이 라이브 잼 실황은 에너제틱한 음악 만들기로 소름이 돋을 정도인데 706V가 지닌 다양한 음향적 개성들이 하나가 되어 이 음악을 재생하면 옥탄가 높은, 이 뜨거운 라이브 연주의 진수를 들려주는 데에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레니 화이트는 항상 거대하고, 깊고 다이내믹한 탐-탐 사운드를 내는 편이다(Return to Forever’s Romantic Warrior의 “Sorceress” 또는 보다 최근 연주라면 밴드 Vertu의 동명 CD 같은 녹음이 그렇다). 작은 스피커들은 종종 그렇게 큰 탐 사운드를 마치 과자 상자를 연필로 두드리는 소리로 변질시키는데 706V는 화이트의 드럼 연주를 진짜 같은 탐 같은 무게감, 임팩트, 다이내믹스 그리고 육중한 저음으로 들려준다. 그것도 엄청 큰 대음량으로 쏟아내기까지 한다. 게다가 저음에는 풍부한 색채감과 함께 타이트함까지 갖추어 좋은 피치 명료도를 선사한다.
또 하나의 인상적인 점은 706V은 대음량으로 재생할 때 생기는 캐비닛의 착색과 혼탁함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 가격대의 많은 스피커들은 캐비닛 공진으로 인해 생기는 특정 주파수에서의 기이한 울림들이 있다. 이러한 착색과 통 울림은 아주 복잡한 녹음을 재생할 때 딱딱하고 시끄럽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706V는 침착함을 절대 잃지 않으면서 충분히 만족한 만한 큰 음량을 유지한다. 이렇게 안정된 사운드를 내는 공로는 706V의 놀라운 캐비닛의 견고함의 덕분이다. 이 정도 캐비닛은 80만원대라는 가격표에서는 이례적인 사건이다. (인클로저의 공진에 대한 간단하면서도 흥미로운 테스트는 테스트 CD에 담긴 사인파 신호를 일반적은 수준의 볼륨으로 재생해보는 것이다. 사인파의 스윕 신호를 재생하면서 손으로 캐비닛의 측면을 만져보면 해당 주파수에서 캐비닛이 얼마나 진동이 생기는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706V의 거대하고 자신감 넘치는 저역의 밑바닥 사운드에 함께 수반되는 중역은 포워드하고 예리하며 악기들과 보컬의 이미지를 스피커의 앞으로 원근감있게 끌어내 보여준다. 보컬들은 진한 색채와 직접적인 느낌을 들려주어 깜짝 놀랄 정도인데 일부 리스너들은 706V가 중역을 너무 내세운다고 느낄 수도 있다. 전체적인 중역의 임장감은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인데 종종 영국제 미니 모니터 스피커들에서 나타나는 움푹 패인 틋한 대역 밸런스를 갖는 중역과는 대조를 이룬다. 그 결과 음악적인 퍼포먼스에 한층 가깝게 조우하게 만든다. 다이애나 크롤(Diana Krall)의 Love Scene는 좋은 예가 된다. 이 음반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스피커 전면에서 포워드하게 잘 빠져나와 거의 리스닝 위치 가까이에서 그녀를 만나게 된다. 이런 특징은 중역이 플랫한 응답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오히려 중역은 주목할 정도로 개방적이고 착색이 없다) 706V의 가장 두드러진 음향적 특징인 임장감과 또렷함이 잘 살아난 것이다. 전반적으로 고역은 대단히 깨끗하고 딱딱함과 거친 입자가 없으며 음악과도 제대로 하나로 통합된다. 706V는 크고 공간감이 풍부한 사운드를 선사하며 음상 또한 좁고 타이트하게 포커스 위주로 그리기 보다는 거대하고 넓게 펼쳐지는 음장형 사운드를 구사한다.

Conclusion
포컬의 새로운 706V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 스피커다. 크고 견고하며 80만원대라는 가격을 충족시키고도 남는 능력을 타고 났다. 또한 이렇게 작은 크기의 인클로저에서 이 정도의 저역 확장과 다이내믹스를 들려준다는 점은 상당한 업적이기도 하다. 전반적인 재생은 아주 잘 밸런스가 잡힌 음색을 지녔으며 거친 입자 또는 고역이 깎인 흔적이 없고 착색 또한 없다. 스피커의 전반적인 특성은 역시 중역의 임장감과 직접성에 있는데 일부 유저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이런 사운드에 훨씬 더 반가워할 것이다. 이 스피커는 공손하고 과묵한, 소위 브리티시의 소형 모니터 스피커들이 갖는 전통적인 사운드과는 다르다. 706V는 대담하며 자신감에 차 있으며 생생함과 에너지로 충만한 스피커다. 가격 대비 성능은 100 만원 이하 스피커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포컬 706V는 오늘날 엔트리급 스피커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엄청난 가치가 무엇인지를 입증하는 최고의 사례이다. TAS
-로버트 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