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 하우스>에 관한 짧은 소감

 


레이크하우스


한국영화 이현승 감독의 <시월애/2000>를 리메이크한 할리우드영화로
두 영화는 편지를 통한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멜로 영화입니다.
시월애의 이정재,전지현 주연의 역할을 할리우드판에선
<스피드>의 영웅커플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럭이 대신했습니다.

레이크 하우스는 원작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몇몇 설정에 변화만 약간씩 주었는데,
대표적으로 원작에서 전지현의 직업이 성우였던 것을 레이크 하우스에서 의사로 바뀌었답니다.
의사라는 직업이 생명을 살린다는 직업적 특성과 영화의 결말을 생각했을때,
원작보다 호소력있는 설정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키아누 리브스가 어린시절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아픔을 지닌 건축가라는 것과,
산드러 블록이 지나간 사랑의 아픔을 지닌 여주인공이라는 점 등 별로 달라진 것은 없어보입니다.
혹 다른 분들도 눈치 채셨을지 모르지만, 달라진 몇몇 설정 중에 한가지 재미있었던 점은,
원작 시월애에서 이정재는 와인을 즐겨마시지만,
리메이크작 레이크하우스에서 키아누리브스는 와인을 싫어하는 설정으로 나오죠.
그렇게 바뀐 이유를 알리는 없지만, 별 뜻은 없어보입니다.ㅎㅎ




레이크하우스는 뭇 리메이크 헐리우드 영화들이 그랬듯,
원작보다는 보기가 좀 편하게 헐리우드식(예술보다는 오락적인 면에 더 치중..)으로 풀어나갔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전개가 보다 부드러우며, 서정적인 면들도 보다 더 강조하여
시카고의 도시풍경, 두 남녀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흐르던 폴 메카트니의 노래 등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원작에 비해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원작에선 바닷가 위에 지은 자연과의 조화가 참 아름답던 집,일마레의 모습을 한껏 뽐냈는데,
레이크하우스에선 제목만큼이나 일마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부분이 조금은 부족해보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레이크하우스는 그럭저럭 봐줄만 합니다.
다만 핸드폰과 인터넷이 난무하는 요즘 시대에 우체통과 편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랑을 키워간다는 점과 단지 편지만으로도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다라는 설정은
지금의 우리 일상과는 조금 동떨어진 느낌, 더나아가 왠지 답답한느낌마저 듭니다.
그리고 2년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영화가 전개가 되는데,
그 전개가 조금은 정신없어 영화의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관람객이 쉽게 이해하기엔 조금은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같이 보시던 저희 어머니는 도통 이해를 못하시더라구요..^^;;)
그리하여 원작 시월애가 그랬듯 레이크하우스 역시 소재면에서 아쉬웠던
원작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가을이라는 이 계절과 함께 어쨌든 멜로영화라는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더 없이 좋을 영화일 것 같습니다.
단, 지극히 이해타산적이고 현실적인 분들, 1분이라도 요란법석하지 않으면 엉덩이에 쥐나시는 분들에겐 비추~^^;;

더불어 영화를 보시기 전에 원작을 먼저 보시고,
비교해가면서 보시는 것도 영화를 보는 또다른 재미를 더해줄 것 같습니다.^^



 
Paul McCartney – This Never Happened Bef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