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꿔왔던 스피커 [북쉘프형 2웨이 아가씨들]

미니콤포를 벗어난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게 된 시기가 중3시절 이었는데,
그 당시에 어머니께서 조금 무리 아니 아주 무리 하셔서 오디오를 사주셨습니다.



환상 그 자체였는데, 제 유년시절 가장 파격적으로 행복했던 순간 이었죠.
그 당시가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데, 어머니와 지금도 그 얘기들을
하곤 하는데, 저에게 오디오를 무리하시면서 까지 사주신 이유가, 저는 제가 너무 너무
예뻐서 사주신줄 알았는데, 어머니 말씀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는데,


제 동생과 식구들에게 하셨던 말씀
(1) “이놈이 머리 좀 컸다고 반항을 하기 시작하잖아. 약 좀 쳐야 할 것 같았어.”
(2) “뭔 놈의 음악을 하루 종일 듣는지 깽깽거리는 소리가 하도 거슬려서
      기왕 듣는 거 좀 좋은 걸로 들어라 한 부분이 0.3% 정도”
(3) “너무 밖으로만 나다니니까 좀 불안한 마음이 든 것도 있고 해서. 한 0.2% 정도”


뭐 대략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낄



어머니도 원체 음악을 좋아하시는데, 예전에 같이 한 지붕 밑에 있을 때에는
패티김 과 심수봉 그리고 알 수 없는 연주 곡들이 많이 흐르곤 했습니다.
그 알 수 없는 연주 곡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뉴에이지 장르였던 것 같은데,
음반을 사러 청계천을 다닐 때 어머니가 적어주신 음반들도 구하러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지금인데, 제가 꿈꿔온 북쉘프 스피커들이 있었으니,

[1] JM LAB 마이크로 유토피아



지금 생각해도 그 환상적인 고역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특유의 탄력과 그 화려함은 엄청나 충격으로 아직도 기억 됩니다.


현재는 ‘마이크로 유토피아 비’ 라는 후속 모델로 교체가 됐는데,
디자인적으로 마유는 남성스럽고 마유비는 예쁘게 치장한 여성형 입니다.
웹사이트를 서핑 하다 보니 디아블로 유토피아 라는 신제품이 출시 되는 듯.


마유의 임펙트가 너무 큰 기억으로 자리매김 되었었는지, 마유비는 예전의
감동을 느끼기에는 살짝 부족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2] B&W 805S



처음에는 솔직히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 한 느낌 때문에 그냥 그랬는데,
앰프가 바뀌고 소스기가 바뀌면서 용트름을 하는 놈이라 ‘우와 죽인다’ 했습니다.


앞 단의 신호가 어떠냐에 따라 소리가 획획 바뀌는데, 어찌 보면 재미있고,
어찌 보면 돌아버리는 경우가 생길 듯 한데, 가지고 노는 재미가 상당할 듯한
스피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인 성향이 깨끗한 도화지 그 백지의 느낌이 큰데,
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스피커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3] 다인 25주년



마유가 한 큐에 뿅갔다면 25는 한 큐에 기절이었는데, 아직도 그 진하고 농축된
소리는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네가 진정 2웨이 북쉘프란 말이냐?!’ 가 제 첫 속내 였는데,
거짓말 10미리 보태서 거의 8인치 3웨이 수준의 스케일을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2웨이 북쉘프 스피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임펙트 와 질감, 그 특유의 음색, 참 너무 멋집니다.
아쉬웠던 부분은 조금 느린듯한 지연이 살짝 쿵 있다는 점.



예전에는 하나 골라봐라 하면 마유가 일등인데, 요즘은 25 아니면 805가
많이 땡깁니다. 특히 805를 제방식대로 요리를 한번쯤 해보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왠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요렇게 세가지 스피커가 저의 동경의 스피커 였고 사실 요즘은 다른 세가지 스피커가
아른 아른 합니다.

[1] 니트 MFS



[2] 마르텐 듀크



[3] MBL 121



니트의 MFS, 마르텐의 듀크, MBL의 121 이렇게 인데,
너무 비싸서 탈입니다. 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