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나쁜 접지

오디오를 깊게 하시는 분들은 요 접지 라는 부분을 상당히 신경 쓰게 됩니다.
저도 접지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예전에 이사할 집을 알아보러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가장 신경 쓴 세가지 조건이
(1) 오디오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규칙적인 공간
(2) 무디고 참을성 많은 착한 이웃?
(3) 전기
요렇게 였는데, 가진 돈이 쥐 똥이라 희망여건이 충족될 리가 없었죠.
그나마 지금 사는 집이 (1), (2) 부분에서 희망적이라 계약을 하고 벌써 4년 가까이
살고 있어요. (1)은 사실 좁은 편이라 북쉘프 만 운용이 가능한 공간이라 아쉬움이
크지만 (2) 부분에서는 엄청난 자유도 덕에 쉽게 이사를 못 가는 이유이기도 해요.
마음대로 뻥뻥 틀어버리는 오디오의 쾌감은 말이 필요 없죠.
문제는 전기인데, 전압 자체는 훌륭하지만 접지가 안되어 있는 옛날 옛날 집이라
섀시에서 지릿 지릿한 전기가 넘치고 흐릅니다.
그래서 처음 이사를 하고 어찌 해야 할까 고민을 하게 됐는데, 첫 번째 시도는
접지 봉을 땅에 박는거 였는데, 주인집의 만류로 포기.
두 번째는 안테나 단자에 해야겠다 했는데, 집 자체에 안테나 단자가 없음으로 패스.
제가 TV없이 살다 보니까 안테나 단자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어요.
세 번째가 수도관에 접지를 하자 였는데, 요즘은 수도관이 거의 PVC로 사용 되다 보니
긴가 민가 하면서 싱크대 수도관에 접지. 그 후 정전.
앗싸를 했었는데, 정전이 됐다는 건 수도관이 PVC가 아니라는 점.
그 후 계속 접지를 시도할 때마다 차단기가 내려가는 상황이 되풀이 됐었는데,
주인집에선 네가 이사온 후로 전기가 계속 나간다며 투덜 투덜.
여하튼 이걸 어쩌나 하는 중 욕실의 세탁기용 수도꼭지에 접지를 시도.
정전이 되지 않는 성공적인 결과!
그 후 테스터기를 이용해 전압 측정. 230V 와 3V 가 찍히는 대성공!
음질 부분을 떠나서 섀시에 전류가 흐르지 않는 점이 너무 좋았는데,
음질 적인 부분은 당연히 좋아지는 거고, 정신 건강도 좋아지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너무 만족스럽고, 기기들 에게도 무리가 없고, 호호를 하며 지낸 시간 이었는데,
요 근래에 집에서 물이 새면서 문제가 발생. 수도관을 싸그리 교체하는 상황.
어쩌지 PVC로 교체하면? 이 걱정으로 몇 일을 힘들어하다 공사가 끝난 집에 와서
가장 먼저 한일이 접지확인.
결국은 아놔 망했다 였는데, 망할놈의 PVC!!!
섀시 에서도 미세한 지릿이 흐르고…
스피커 미드 우퍼쪽에선 개미소리 만한 노이즈가 끓고.
앰프 쪽 트랜스에서도 개미소리 만한 울림이 있고.
어차피 음악을 틀어 놓으면 전혀 들리지 않는 노이즈 들이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음질적으로는
전체적인 음장의 좌우가 시원하게 짤리고 전체적으로 툭 튀어나오는 소리들…
그래서 요즘 이사 갈까? 하고 있습니다. 낄
제가 여태껏 경험한 오디오 트러블의 90% 이상이 다 접지 문제였습니다.
저희 집이 아니라 고객분들의 오디오 문제였는데, 접지단이 없어서 이상 증상을 보이는
기기들과 심하게 노이즈를 타는 스피커들이 대부분 이었는데, 문제는 집에는 접지 공사가
되어 있는데, 콘센트에 접지가 없는 경우와
완벽하게 다 접지가 잘 되어 있는 집인데,
접지가 없는 멀티탭을 사용하는 경우가 가장 답답한 상황이죠.
멀티탭이야 새로 사서 꽂으면 되니까 쉽게 생각들을 하시는데, 콘센트는 다들 힘들어
하시죠. 하지만 벽체에서 콘센트를 뜯어서 교체하는 작업은 사실 굉장히 쉬워요.
집에 접지가 없는 콘센트가 달려있는 분들은 일단 한번 뜯어 보시고 벽체 안에 접지선이
있는지부터 확인을 해보세요. 공사업체가 비용을 줄이려고 접지가 없는 콘센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폐인데, 멀쩡히 접지선 뽑아 놓고 하는 짓거리가 저래요.
만약 접지가 없다면 강제적으로 접지를 하는 게 좋은데, 저처럼 수도관을 이용하셔도 되고
안테나 단자를 이용하셔도 괜찮고, 하지만 가장 좋은 건 1m 이상 되는 접지봉을 바닥에
심는 거에요. 그런데 이게 참 힘든 부분이죠. 접지봉을 심겠다고 야밤이 됐던 대낮이
되었던 땅을 파고 있으면 아마도 올바른 사람으로 보여지진 않을 거에요. 호호
추천 영화
왼편 마지막 집
딸내미가 정말 멋지게 나오는 영화인데, 딸내미의 치욕을 복수하는 부모의 얘기인데,
이 영화를 보고선 나영이 사건이 크게 터져서 참 답답하고 했습니다.
영화는 속 시원한 복수극이고 나름 해피엔딩 이라 그나마 괜찮은 건가?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치욕을 당한 딸내미가 자기 암시를 하며 물가로 도망가는
장면이었는데, 주먹에 힘이 불끈 들어갔던 순간 이었어요.
자신의(딸내미) 삶에 대한 집착에 저 역시 응원을 하게됐던…
마지막 장면은 솔직히 전 개그 같아서 꽤 웃었습니다. 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