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소테릭의 명품으로 기억될 Grandioso K1X SACD 플레이어


2013년부터 2018년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소스기기의 변화는 정말 엄청났다. 광학 미디어 재생에서 디지털 파일 뮤직 재생으로 플랫폼이 바뀌는 시기였다. 하이엔드 오디오 기반의 디지털 파일 뮤직 재생의 첫 포문을 연 것은 2007년 네트워크 플레이어라고 불린 이더넷 스트리밍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uPnP 기반의 플레이어로써 NAS가 필요했고 소프트웨어에 문제점들이 존재했다.

이후 USB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DAC가 등장했는데 스펙은 다소 처절했다. 16비트에 최대 48kHz에 이르는 샘플링 레이트를 처리를 지원할 뿐이었다. 이후 24비트 PCM을 처리할 수 있는 DAC가 소개가 되었고 이때부터 디지털 파일 뮤직 재생은 USB 오디오 입력 방식이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여전히 최대 24비트 96kHz에 머무르는 문제가 있었다. 오디오파일들은 이보다 더 나은 스펙을 원했다. 왜냐면 이더넷 스트리밍 방식에선 24비트 192kHz의 PCM 재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소스기기 메이커는 즉각 화답했다. 24비트 96kHz의 USB 오디오 입력 DAC이 출시 된지 얼마 안돼 24비트 192kHz PCM 처리가 가능한 USB 오디오 입력 DAC이 소개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부작용이 속출했다. 구입한지 1년도 안 된 DAC가 구형이 되어버린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열풍은 꺾을 수 없었다. 이후 USB 오디오 입력 가능 DAC는 장난이라도 치듯 DSD 지원 가능한 DAC가 소개 되었고 결국 DSD64(1배)에서 DSD128, DSD256까지 지원 가능한 DAC들이 발표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잘 사용하고 있는 DAC를 바꿈질하는 사태를 만들었다.

 

 

이후 TIDAL이라고 하는 무손실 음원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했고 MQA라는 고해상도 기반에 스트리밍이 가능한 물리적인 데이터 크기를 가진 포맷이 등장했다. MQA는 단순히 고해상도 음원의 압축 포맷이 아니라 유효 비트수는 다소 떨어지지만 인코딩과 디코딩 과정에서 생기는 시간 지연을 정합해 진짜 아날로그 수준의 해상도를 제공하는 파일 포맷이라는 장점을 갖췄다.

하지만 USB 오디오 입력 방식은 결국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USB 인터페이스 자체가 시리얼 방식으로 다른 주변 장치와 함께 연결될 경우 음질 저하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고 케이블 길이가 최대 5미터로 제한될 만큼 클럭과 노이즈에 민감한 인터페이스였다.

결국 승기는 이더넷 스트리밍 플레이어가 잡아가고 있다. 별다른 소프트웨어를 켜지 않아도 되며 PC 장치 없이 타이달 스트리밍이나 코버즈 스트리밍이 가능해지면서이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광학 미디어 재생 방식은 사라지는 듯 보였다. 에소테릭 역시 VRDS-NEO 이후 새로운 로딩 메커니즘을 발표하지 못했고 에소테릭 역시 이더넷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소테릭은 포기하지 않았다. 광학 미디어 재생 시장, 즉 CD나 SACD를 재생할 수 있는 로딩 메커니즘 기술력은 세계 최고이며 독보적인 위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억 5천에 이르는 4덩어리의 분리형 CD/SACD 레퍼런스 플레이어를 완성시켰다. 클럭 제네레이터는 빠져있기 때문에 5덩어리로 구성할 경우 이보다 금액이 높다.

그렇게 그들은 새로운 레퍼런스의 지위를 얻어가는 듯 했다. 이 중심엔 VRDS-ATLAS라는 새로운 로딩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외형상 VRDS-ATLAS는 VRDS-NEO와 비교해 아주 존재감을 가지진 않는다. 하지만 VRDS-NEO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커스터마이징 해냈다.

VRDS-ATLAS의 메커니즘 총 중량은 6.6kg에 이른다. 이것은 VRDS-NEO에 비해 27% 증가한 수치로 메커니즘 시스템만으로 웬만한 CD 플레이어의 중량과 맞먹거나 무거운 수준이다. 여기서 가장 많은 무게를 차지하는 부품은 턴테이블 브릿지로 무려 1.8kg에 이른다. 같은 파트의 VRDS-NEO에 비하면 10%나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VRDS-ATLAS의 가장 큰 변화는 스핀들 모터 시스템의 개량에 있다고 할 수 있다. VRDS-NEO는 턴테이블 브릿지에 스핀들 모터 시스템을 포진시켜 광학 미디어를 회전시켰다. 하지만 VRDS-ATLAS의 경우 스핀들 모터를 일반적인 CD 로딩 메커니즘과 같이 광학 미디어 아래로 이동시켰다. 여기에는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기구학적으로 현재 VRDS-ATLAS의 설계 방식에서 단점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화는 이전보다 진동을 보다 빠르게 보텀 섀시로 흘려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변화는 턴테이블 브릿지에 스핀들 모터를 장착하는 것 보다 보다 이상적인 회전 밸런스를 구현할 수 있는 위치에서 스핀들 모터를 구동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구동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안정적인 동작은 실제 로딩 메커니즘 동작시 작지만 소음이 줄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이다. 단순히 모터를 변경한 것 외에도 구조적으로 강철과 알루미늄, 그리고 알루미늄 알로이 방식의 두랄루민 턴테이블등 소재의 다양화를 통해 스핀들 모터 동작에 의한 진동에 보다 이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브러시리스 모터와 같은 스펙은 이전 VRDS-NEO와 동일하다.

 

 

사실 VRDS 로딩 메커니즘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 육중한 바디, 무엇보다 스태빌라이저라고 부를 수 없는 거대한 줄량의 턴테이블 압착기를 얹고도 모터로 회전시키겠다는 발상은 대단한 것이고 실로 힘든 구현이었다. 아주 조용하고 모터의 토크가 높아야 하는 만큼 발생되는 노이즈는 어쩔 수 없다. 다이렉트 스핀들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런 노이즈를 줄이고자 벨트 드리븐 방식도 고안됐지만 대단한 인기를 끌진 못했다.

말도 안 되는 스펙의 에소테릭의 로딩 메커니즘은 시장에서 대 히트를 기록했다. 에소테릭 뿐 아니라 실력 있는 내놓으라는 CD/SACD 플레이어 메아키들이 앞을 다투며 에소테릭의 메커니즘을 구입해 자사의 제품에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거대 로딩 메커니즘은 에소테릭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입수한 정보로는 소니가 라이선스 문제를 거론하면서 에소테릭이 타사에 로딩 메커니즘을 판매할 때 보다 까다로운 조항을 만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메커니즘을 찾아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VRDS-ATLAS 메커니즘을 탑재한 CD/SACD 플레이어는 지구상에 단 두 개에 지나지 않는다. 에소테릭의 그란디오소 P1X와 트랜스포트와 그린디오소 K1X 플레이어가 전부이다.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K1X는 그란디오소 P1X와 D1X의 일체형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란디오소 P1X+D1X는 전원부 분리형의 트랜스포트와 좌/우 분리형 모노럴 디자인 D/A 컨버터라는 것이다.

K1X에선 이전 모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새로운 것을 담아내고 있다. VRDS-ATLAS에 대해선 이미 설명을 했으니 로딩 메커니즘에 대해선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디지털 소스기기에서 로딩 메커니즘만큼 중요한 부분이 바로 DAC 회로이다. 에소테릭은 새로운 자사의 디지털 소스기기를 위해 마스터 사운드 디스크리트 DAC의 컨셉을 창안했다.

 

 

2채널 스테레오 DAC로써 모노럴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재미난 사실은 디지털뿐 아니라 D-A로 출력되는 버퍼 회로까지 비교적 짧은 시그널 패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분리된 좌/우 모노럴 디자인은 압도적인 신호 분리도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이상적인 클럭 회로 레이아웃을 위해 양쪽에 좌/우 채널로 나뉜 마스터 사운드 디스크리트 DAC 회로 정중앙에 놓인다. 가장 이상적인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마스터 사운드 디스크리트 DAC는 모든 에소테릭 DAC 제품에 범용적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되었을 것이다.

dCS 역시 비발디와 로시니 심지어 바르톡 모두 같은 RingDAC 모듈을 사용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디지털 프로세싱 플랫폼이다. 이 디지털 프로세싱 플랫폼 보드 역시 클럭 회로와 마찬가지로 정중앙에 놓여있다. FPGA 방식으로 에소테릭 독지 알고리즘이 사용되며 여기서 PCM 업샘플링 컨버팅과 PCM에서 DSD로 모듈레이팅 더불어 USB 오디오 입력 처리를 위한 DoP 디코딩까지 이뤄내고 있다.

 

 

에소테릭의 디지털 프로세싱은 디지털 입력 처리와 더불어 USB 오디오 입력, 그리고 CD/SACD 재생까지 모든 디지털 입력에 대해 수행하고 있는데 디지털에서 가장 중요한 디지털 신호 품질과 클럭의 품질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3인치 이내의 서킷 레이아웃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K1X와 같은 메머드급 플레이어에선 근본적으로 다양한 디지털 입력에 대응이 필요한데 그간 에소테릭이 펼쳐온 클럭 제네레이터의 외장화와 이를 통한 외부 입력도 가능하다. 단, 외부에서 공급되는 클럭의 신호의 순도를 높이기 위해 10MHz의 레퍼런스 클럭을 입력 받아 클럭 싱크 회로에서 분배해 공급된다.

마스터 사운드 디스크리트 DAC 회로에 모듈레이터 역시 FPGA 방식으로 처리 된다. 이 역시 에소테릭 독자 기술에 의해서 구현된 것으로 무려 64비트에 512Fs의 처리가 가능하다. 이 압도적인 수치는 PCM의 경우 최대 768kHz에 이르는 샘플링 레이트까지 업-컨버팅 가능하게 해주며 DSD의 경우 무려 DSD512까지 같은 형식으로 처리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새로운 그란디오소는 아날로구 출력에서도 버퍼 회로의 개선으로 5Vrms(밸런스 기준)에 이르는 출력 전압을 실현했다. 이것은 전체적인 DAC의 설계 밸런스와 맞물리는데 K1X를 동작시켜 첫 음을 들을 때 이전의 에소테릭 플레이어와 확실히 차별화 된 재생음을 보여준다.

 

에소테릭의 디지털 소스기기들은 호불호가 강한편으로 S/N이 무척 좋고 에소테릭 기기들만의 배음 표현이 좋았지만 이를 컬러링으로 인식하는 오디오파일들도 있었다. 그리고 다이나믹스는 절대적이라 할 수 있었지만 비트가 빠르거나 포르테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제대로 된 펀치감을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겐 아쉬움이 될만한 여지도 있었다.

하지만 K1X는 수 많은 교향곡을 재생하는 순간 중고역의 에너지의 리니어리티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저역의 깊이감이나 에너지감도 이전과 같이 다소 머뭇거림이 느껴지던 에소테릭의 재생음이 아니었다. 출력 전압이 높아짐으로 입력 게인이 높은 소수의 프리 앰프와의 매칭은 아직 모르겠지만 이 정도라면 솔직히 상당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FPGA 솔루션과 VRDS-ATLAS를 통한 청감상 정보량의 향상도 이제 나도 에소테릭으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에소테릭은 디자인이나 만듦새에서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던 메이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놀랄 수 밖에 없던 것은 일본에서 확대되고 있는 MQA CD 재생이나 MQA 파일 재생이 곧 MQA 인증과 더불어 펌웨어로 업데이트 돼 재생 기능을 앞두고 있다는 것과 PS1이라는 전원 장치를 통해 재생음의 품질을 더욱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PS1은 K1X에 디지털 회로와 아날로그 회로가 수납된 정 반대 아래에 위치한 물리적으로 차폐된 공간에 마련된 전원부 회로를 보충하는 역할이다. PS1을 K1X에 연결할 경우 K1X에 탑재된 전원부는 아날로그 스테이지와 한 몸체를 이루고 있는 D/A 스테이지 회로에 공급되는 트랜스포머와 레귤레이터 회로가 꺼지게 된다.

대신 PS1에 보다 넉넉하게 구성된 4개의 트랜스포머와 레귤레이터 회로를 통해 더욱 훌륭한 전원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기본적인 전원 품질도 더욱 훌륭하지만 커런트의 부하가 줄어 디스토션이 그만큼 낮으며 전체적인 아날로그 음질은 크게 향상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K1X에 탑재된 전원부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K1X 역시 아날로그와 D/A부에 공급되는 전원부가 꺼져 기존 전원부에서 발생되는 리케이지 플럭스와 레귤레이터 노이즈가 감소하여 본체 회로에 끼치는 영향이 제로화 된다.

또한 트랜스포트와 클럭 회로가 탑재된 디지털 프로세싱 플랫폼에 독자 공급되는 2개의 독립된 트랜스포머 역시 간섭을 피하게 돼 PS1의 연결을 통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음질을 위한 시너지를 얻게 되는 셈이다.

확실한 것은 K1X는 이런 디자인을 통해 에소테릭이 지금껏 만든 플레이어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플레이어로써 기억될 것이며 많은 오디오파일들 사이에서 에소테릭의 명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출처 : H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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