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INFINITY KAPPA 600/Center/200 스피커 리뷰


공간 친화적인 섬세한 마무리에 폭과 깊이가 풍부한 사운드유럽 스피커들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되는 지향점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하나는 리스닝 환경 중심 디자인 우선 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 특유의 폭넓은 음악적 특성을 고려한 사운드 우선 주의라 하겠다. 1968년 설립된 인피니티는 초창기 하이파이를 주도하려는 목적에서 하이엔드급 스피커 군 위주로 제품을 출시 하다가, 현재 리스닝 룸 친화적인 스타일로 변경을 시도하고 있는 회사이다. 최근 제품들을 보면 그들의 35년 노하우를 알 수 있듯이, 유닛 하나하나에서 인클로저에 이르기 가지 섬세한 마무리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카파 시리즈는 하이파이 특성을 고스란히 살린채, 공간 친화적인 디자인과 신기술 드라이버들을 집성시켜 예전 카파의 명성을 이어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패키지 제품이다. 일반적인 인피니티 제품들은 블랙과 체리가 주종인데 반해서 이 제품은 원목의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인클로저를 채택하였다. 색상 때문에 언뜻 보면 가벼워 보이지만 제법 무게가 나가는데, 이는 시스템에서 서브우퍼가 배제되고 대신 프런트 좌.우에 설치된 측면 방사형 드라이버가 서브우퍼의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어서, 강한 저음량에 견딜수 있도록 통의 무게를 늘린 때문이다.
리어 스피커는 프런트와 동일한 규격의 유닛과 인클로저를 채용하여 플런트 시스템의 상부만 떼어낸 쌍둥이 모양이다. 센터 스피커는 좀처럼 잘 사용하지 않는 3웨이 설계의 4유닛 구조인데, 구조상 3웨이라기 보다는 2.5웨이(?)라고 표현하는 게 알맞을 것 같다. 시스템중에서 특히 압권이 이 센터 스피커 인데, 대역폭을 절제하는 센터임에도 불구하고 응답 특성을 최대한 끌어올려, 유럽 특유의 대사 중심 영화에 안성맞춤이다.

유닛은 지난 20년간 인피니티가 강조해온 C.M.M.D (Ceramic Metal Matrix Diaphragms)라는 진동판 소재인데, 메탈 계열이면서도 페이퍼 콘에 가까운 음색이 특징이다.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 디스크 1의 5번트랙 “Another Brick In The Wall”에서는 컷 오프를 다소 높게 잡았음을 실감할 수 있는 음을 보여 주는데, 방대한 저음과 상대적으로 총알같이 파고드는 고음의 적절한 배분이 이루어져 실감 있는 영상이 머리에 그려질 정도였다. 데이브 그루신에서는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함이 느껴지는 사운드가 잘 살아 오르는 맛이 느껴졌다. 이 맛은 인도네시아 민요인 “첨밀밀”에서 가녀린 목소리와 함께 절정을 이루었는데, 음의 폭과 깊이가 풍부한 여유의 맛이 아닐까.
각 룸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겠지만 프런트 바닥에는 스파이크 보다 대리석을 권하고 싶고, 리어에는 반드시 전용 스탠드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센터는 시스템의 중앙이면 아무데나 괜찮은 설계로 되어 있어서 사용에 편리함까지 가세했다. 네 평에서 여섯 평 정도의 공간에 음의 높이 중심을 맞추어 설치하면 최상의 사운드를 제공할 것이다.

월간 HIVI 발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