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Ayre 어쿠스틱스의 KX-R Twenty 오너

 
누구나 자신의 하이파이 시스템을 꾸밀 때면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건 뭐 취미 생활인데도 엄청난 경제 규모가 투입돼야 하고, 사고 되파는 것이 쉽지 않다. 더욱이 무게가 많이 나가다 보니 한 번 들이고 나가는 일은 사전에 계획이 필요하다. 그리고 룸의 환경에 따라 성능도 달라지다 보니 머리 아픈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오디오파일들이 이 복잡한 취미를 즐기는 것은 재생 음악을 통해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나와 재생 음악에 심취한 지인과 함께 음악을 들을 땐 이런 이야기를 자주하곤 한다. 인간의 감성을 이렇게 쥐락펴락 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아티스트이다. 그런데 내가 레코드 재생을 통해 이런 감동을 얻는데 나는 단지 돈만 지불하고 얻는 다는 것이 미안할 지경.
 
예술이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만큼 대단하다고 본다.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많은데 기술이 이것을 가능케 만들고 있으며 레코드의 세계가 점점 현실 표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를 주고 받으면서 나눈 이야기였다.
 
그럼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자동차라는 단어를 보면 이것이 단 한 가지 취미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자동차엔 드라이빙, 튜닝, 레저등 다양한 분야로 나뉜다. 조금 더 나아가자면 카오디오도 자동차에서 누릴 수 있는 취미 생활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카메라는 어떨까? 사진을 담아내는 기능 한 가지만 갖추고 있는 것 같지만 여기서도 다양한 분야로 나뉜다. 인물만 담는 사람, 풍경만 담는 사람. 그래서 렌즈의 화각도 참으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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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플라자에 전시되어 있는 Ayre KX-R Twenty 와 MX-R Twenty 
 
 
하이파이는 어떨까? 오직 단 하나의 기능이다. 음악 재생. 버튼으로 따지면 이젝트, 플레이, 스탑이 가장 많이 쓰인다. 기능적으로 아주 단순하다. 하지만 오디오파일이 다루게 되면 정말 엄청난 재생 음악의 세계와 마주할 수 있다. 진동 액세서리 하나에도, 스피커의 위치 1도 각에 따라서도 재생음이 변하기 때문이다. 무한한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자기 자신이 진정 꿈꾸는 재생음의 완전한 성향이 무엇인지 모른 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 겨우 100 중 30에 도달한 느낌이다. 그것도 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수 많은 하이파이 제작자들의 레퍼런스 룸을 방문했기에 얻을 수 있었던 깨달음이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떤 컴포넌트들을 중심으로 하이파이 시스템을 꾸몄을까? 오늘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에 아주 작은 부분으로 프리앰프에 관한 이야기다.
 
결과는 나는 Ayre 어쿠스틱스사의 KX-R Twenty 레퍼런스 프리앰프를 사용한다.
 
자.. 글을 본격적으로 써내려 가기 전에 생각을 해보자. 시스템을 구성하는 컴포넌트 중 가장 부피가 작은 것이 무엇일까? 정답은 CD 플레이어가 될 수 있겠지만 이는 근사치이고 정확한 답은 프리앰프이다.
 
그런데 요즘 출시되고 있는 프리앰프의 가격들을 살펴보자. 물량 투입이 적어도 2~3배 이상 이뤄졌을 것 같은 파워앰프와 같은 값이 매겨진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으며 10만 달러가 넘는 프리앰프의 등장도 아주 놀라운 일은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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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프리앰프의 기능성에 대해서 알아보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크게 두 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볼륨 조절과 셀렉터 기능이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기능 때문에 쓸만한 프리앰프를 1,000만원 이상을 지불하고 사는 것에 정당화를 이룰 수 있겠는가?
 
현실은 그렇다.
 
프리앰프는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위해서는 하이파이 시스템의 신호 흐름에 대해서 간략한 이해가 필요하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워앰프이다. 최종적으로 음악 신호를 입력 받아 스피커의 콘을 움직이는 곳으로 최종 출력이 결정되는 곳이기 때문.
 
우리는 파워앰프에 대해 이야기 할 땐 오직 출력만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입력 감도에 있다. 최대 출력을 내는데 몇 볼트 입력으로 이뤄지느냐 이다.
 
그렇다면 우린 파워앰프에서 소스기기로 점프할 필요가 있다. 보통 소스기기가 출력하는 전압은 4Vrms 정도가 표준처럼 자리잡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소스기기에서 출력되는 음악 신호가 파워앰프로 직접 들어가게 되면 파워앰프가 먼저 셧다운 되거나 타버리거나 스피커가 내입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장 날 수 있다.
 
그래서 프리앰프의 볼륨 회로가 필요한 것이다. 흔히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0.xV 단위로 감압이 이뤄진다. 정말 귀가 아플 때까지 볼륨을 키워도 1.xV 초반대이다. (물론 레코드 녹음 레벨에 따라 이보다 더 큰 볼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아무튼 사람마다 듣고자 하는 음압이 다른 만큼 볼륨의 역할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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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음질 열화가 크게 일어난다. 볼륨은 일종의 필터의 개념이다. 볼륨의 회로에 따라 정보의 손실률이 달라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볼륨이 작으면 작을수록 감압이 크게 일어나고 정보가 그만큼 손실된다.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왜 작은 볼륨에선 저역의 다이나믹이 상대적으로 덜 느껴지는 것일까? 이것은 우리의 청각이 1kHz에서 위/아래로 멀어질수록 둔감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프리앰프의 볼륨 회로를 통과한 음악 신호의 열화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KX-R Twenty를 사용하는 결정적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KX-R Twenty를 설계한 Ayre 어쿠스틱스의 창업자 찰스 한센도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싶어했다. 일반적인 볼륨 회로에서는 볼륨이 낮으면 낮을수록 감압이 클수록 저항이 커진다. 물론 프리앰프의 증폭단이 이와 같은 문제를 많이 해결해 주긴 하지만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KX-R Twenty는 볼륨 회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60단계나 조절 가능한 음량은 어떻게 만들어내고 있는 걸까? 바로 프리앰프의 증폭률을 조절해서이다.
 
이것을 VGT라고 부른다. Variable Gain Transconductance의 이니셜이다.
 
이 회로는 하위 모델인 KX-5 Twenty에도 사용되지만 KX-R Twenty에는 4련 로터리 방식으로 구현된다. 또한 정확한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로봇의 관절에 사용되는 스테핑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인 모터에 비해 아주 정교하나 많은 비용을 요구한다. 이와 같은 메커니즘은 오직 Ayre만이 구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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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앰프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세상에 하이엔드 오디오 등급으로 소개되고 있는 프리앰프의 99.9%가 순A급 증폭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통적인 볼륨 회로와 순A급 증폭은 좋지 않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증폭 회로 자체가 만들어낸 노이즈 플로어가 감압이 크게 된 작은 음악 신호의 디테일을 뭉개버리기 때문이다. 이 역시 볼륨이 작으면 작을수록 손해를 크게 입는다. 물론 어느 정도 볼륨이 커지면 이러한 조건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KX-R Twenty에선 증폭률 조절을 통해 볼륨이 조절되기 때문에 노이즈 플로어 레벨도 증폭률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진다. 작은 볼륨이라면 노이즈도 그만큼 작게 나타난다. 전원을 켜는 순간 노이즈 플로어 레벨이 일정하게 자리 잡는 전통적인 프리앰프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경우이다.
 
그래서 KX-R Twenty 프리앰프는 일반적인 프리앰프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정보량을 들려 준다고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늦은 저녁 작은 볼륨으로 재생 음악을 들어야 하는 오디오파일이라면 극적인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효과적이다.
 
하이엔드 오디오는 케이블 변화에 따른 음질 차이도 귀로 나타나는 아날로그의 영역이다.
 
Ayre는 KX-R Twenty를 기획하면서 증폭 회로에도 크게 손을 봤다. 바로 더블 다이아몬드 아웃풋 스테이지라 명명된 회로이다. 그렇다면 또 머리 아픈 이야기를 해야 한다. 다이아몬드 아웃풋 스테이지가 무엇일까? 1960년대 산스이에 의해서 구현된 이 기술은 거의 모든 프리앰프가 채택하고 있는 차동증폭 회로를 기반으로 완성된 회로이다. 회로의 구성이 다이아몬드 모양를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하이파이 회로는 참으로 복잡하다. 감압과 증폭. 또 감압과 증폭을 여러 차례 거치면서 결이 고운 재생음으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디스토션과 작은 위상의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런 차이가 청각이 느끼는 것이다. 좋다 또는 나쁘다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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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스위치의 접점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이아몬드 회로는 이와 같은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굉장히 큰 문제가 있다. 발열이 심하다는 것이다. Ayre도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고 찰스 한센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바로 더블 다이아몬드 회로이다. 작은 다이아몬드 회로 두 개를 하나의 회로로 엮어내 열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보다 이상적인 수치도 얻어내고 있다.
 
여기엔 Ayre만에 특화된 기술이 쓰인다.
 
이러한 이유로 3년 가까이 KX-R Twenty 프리앰프는 지금까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건 한동안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물론 나도 프리앰프를 교체할 날이 올 것이다. 현재로써 예측 가능한 시점은 KX-R Twenty의 다음 모델이 나올 때.
 
놀랍게도 Ayre는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서비스까지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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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손에 꼽는 완성도 높은 프리앰프는 세 가지 정도 된다. 물론 가격대에 따라 이 폭은 좀 더 넓어지기도 한다. 이중 내가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조건을 갖춘 프리앰프가 KX-R Twenty였고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Ayre에 관련된 지식을 가장 많이 가지게 되었고 찰스 한센과 아주 두터운 친분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취향 차이로 인해 Ayre KX-R Twenty 역시 단점으로 작용될 수 있는 작은 부분들이 존재 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행했고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만족감으로 레코드 재생과 마주하고 있다.
 
 
정말 만족감이 높은 프리앰프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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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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