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Ayre 어쿠스틱스의 MX-R Twenty 오너

 
 
나는 Ayre 어쿠스틱스의 KX-R Twenty 오너이다 이후에 앰프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편 나는 Ayre 어쿠스틱스의 MX-R Twenty 오너이다 편이다. 파워앰프의 선택은 정말 어렵다. 어렵다는 말이 가지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파워앰프에 의해 시스템의 성향이 크게 바뀔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나는 최종적인 시스템 세팅에서 재생음의 품질에 크나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소스기기라고 자주 설명하였다.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오늘 확실히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옛 말에 윗 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절묘하게 적용할 수 있다. 스피커의 콘이 움직이는 신호는 소스기기에서 만들어진다. 이것이 감압과 증폭을 거쳐 최종적으로 스피커의 콘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번들 파워 케이블을 사용하다 수준급의 파워 케이블을 사용해 고음질을 얻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어디에 연결해야 효과가 가장 좋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 소스기기 쪽이다. 물론 시스템에 따라 결과가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이와 같은 경우다.
 
하지만 윗 물이 맑아도 물이 흐르는 곳 중간마다 오염에 우려가 있는 곳에선 물이 탁해질 수 있다.
 
미국 사람들도 우리와 비슷한 속담을 하이엔드 오디오에 적용하는데 GIGO로 Garbage In Garbage Out이다. 쓰레기가 들어오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의미다. 하이엔드 오디오에 쓰이기엔 좀 더 적절한 속담 같기도 하다.
 
그런데 왜 얼티밋 오디오에서는 파워앰프의 영향보다 소스기기가 재생음에 힘을 불어 넣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8할 이상은 스피커의 스펙에 따라 파워앰프와 짝지어 주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니까 사실 스피커를 완벽하게 구동, 통제하는데 있어서 파워앰프의 능력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피커의 콘을 움직이는 음악 신호가 소스기기에서 나오기 때문에 여기서 생성되는 아날로그 신호의 품질이 완벽에 가깝지 않으면 이를 증폭하는 파워앰프도 착색을 더하지 않는 이상 어찌할 수 있는 도리가 없다. 파워앰프는 항상 중립적인 것이 좋다. 물론 회로 설계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얼티밋급 파워앰프에 가까울수록 음에 왜곡을 더하는 경우가 적으며 특히 얼티밋급 스피커의 경우 일반적인 플로어 스탠드형 스피커와 음의 밸런스가 완전히 다르다. 저음의 공진치 역시 일반적인 가정 내에서 통제할 수 없는 저음이 나올 경우 음악을 듣는 그 자체 보다 부밍 때문에 힘들어질 수 있어 일반적인 스피커에서 설정하는 저음의 공진치 0.7에서 0.8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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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소스기기에서부터 내려오는 신호의 질이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시스템 구성에 있어 투자 비율이 다른 컴포넌트에 비해 스피커나 파워앰프 쪽이 높다는 것은 진짜 좋은 재생음에 근접하는데 어려움을 만들어 낸다.
 
그러면 다시 돌아와서 파워앰프 이야기를 해보자. 파워앰프는 스피커의 진동판을 움직이도록 음악 신호를 크게 증폭하는 곳이다. 하지만 파워앰프는 입력단과 출력단으로 나뉘게 되는데 사실상 음색은 입력단 쪽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제 아무리 소스기기에서부터 프리앰프까지 양질의 신호가 건너온다 하더라도 파워앰프에서 증폭이 크게 이뤄지기 때문에 아주 작은 미숙함도 옥의 티로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은 파워앰프 증폭 회로의 완성도로 이어진다.
 
여기서 파워앰프는 자그마한 논란 하나를 겪게 된다. 글로벌 피드백 방식이 좋은 것이냐? 아니면 피드백이 없는 것이 중요한 것이냐? 이 논란의 결과는 피드백이 없는 넌-피드백 방식이 음질적으로 낫다 쪽으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벅 피드백을 주로 사용하는 제작자들 역시 넌-피드백이 가지는 단점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어 어느 한 쪽이 확실히 완벽하다고 아직 결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래도 나는 넌-피드백이 더 우수한 회로라고 생각한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파워앰프 Ayre 어쿠스틱스의 MX-R Twenty가 여기에 완벽하게 대응하기 때문이다.
 
Ayre의 MX-R Twenty가 정말 좋은 파워앰프라고 설명하면 과거 MX-R 파워앰프를 사용하는 오디오디오파일부터 좋은 파워앰프는 맞습니다만 저역을 구동하는 힘이 너무 없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그러곤 이내 나 역시 네,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MX-R Twenty는 정말 좋아졌습니다. 라고 다시 대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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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R Twenty는 무척 컴팩트한 크기에 모노럴 구조의 파워앰프이다. 하지만 이 두 덩어리를 모두 합쳐도 일반적인 스테레오 파워앰프 크기에 미치지 못한다. 내가 자주 설명하는 방식이긴 한데 파워앰프는 구동력이 크기에 비례한다고 설명한다. 전원부의 능력이 그만큼 중요하고 전원부 용량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 크기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초기 MX-R은 그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는 듯 했다. 솔직히 MX-R의 소리결이 정말 좋다고 느꼈지만 스피커 구동 능력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 들었다. 잠시 재미난 이야기를 하자면 4년 전 Ayre 어쿠스틱스를 처음 방문할 당시 Ayre 어쿠스틱스의 창업자 찰스 한센씨에게 KX-R MK2와 MX-R MK2가 나온다는 이야기 들었을 때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제품명에 MK2라는 의미는 많은 곳에서 사용하고 있고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차라리 애니버서리를 기념하기 위해 Twenty라 붙여 부르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냈고 아주 좋은 의견인 것 같다고 답변을 받았다. 그 때까지만 해도 립 서비스인줄 알았지만 정말 모델명 뒤에 Twenty가 붙게 되었다.(이거 진짜 실화다)
 
KX-R Twenty 발매 후 시간이 조금 지나 MX-R Twenty가 소개 되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왜냐면 Ayre 어쿠스틱스가 처음 R 시리즈를 개발하여 발매 할 때 MX-R을 먼저 소개 한 이후 KX-R을 소개 했는데 Twenty 시리즈에 와서는 KX-R Twenty를 먼저 소개한 이후 MX-R Twenty를 소개 하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MX-R Twenty는 이전 보다 더욱 많은 개발 시간을 필요로 했던 것 같다.
 
그만큼 결과물은 엄청났다. 왜냐면 파워앰프 최초로 출력부에 더블 다이아몬드 아웃풋 스테이지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Ayre 어쿠스틱스의 VX-5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쥐었지만 출력은 175와트 수준이었기에 완벽해 보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MX-R Twenty에선 기존 출력을 줄이지 않고 8옴에서 300와트 출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이것은 굉장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MX-R의 성능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MX-R Twenty에 거는 기대는 제한적이었다. 결국 이런 편견이 내게 아주 큰 반전이 되었다. 국내 수입 되어 동작시킨 첫 날 MX-R Twenty는 Bowers & Wilkins의 800 다이아몬드에 연결 되었고 나는 수입사 시청실에서 이때까지 들어왔던 800 다이아몬드의 재생음 중 최고의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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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딱 1시간만 듣고 자리를 떠나는 것으로 약속을 했지만 그 날 수입사 직원들이 퇴근하는 그 시간까지 MX-R Twenty로 음악을 꾸준히 들었다. 정확히 내가 알던 MX-R과 차이가 커 충격에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 것이다.
 
MX-R Twenty가 아직까지 굉장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메머드급 파워앰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무척 컴팩트한 모노럴 파워앰프가 이토록 좋은 재생음을 구현할 수 있다니. 이것은 설계 효율이 무척 높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파워앰프에는 좋은 재생음을 구현하기 위한 회로 내에 많은 파라메터들이 있다. 하지만 이것을 건드리다 보면 음의 밸런스도 좋고, 구동력도 좋고, 질감 표현까지 좋고, 스테이지 이미징까지 완벽한 파워앰프를 만들 수 없게 된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어주는 성향으로 제작된 파워앰프가 많은 이유이다.
 
좋은 파워앰프를 제작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시간을 거쳐야 한다.
 
지금부턴 내가 왜 MX-R Twenty를 선택했는지 비교적 컴팩트한 크기에서 어떻게 이토록 힘을 겸비한 순도 높은 재생음이 나오는지를 설명한다.
 
흔히 트랜지스터 파워앰프에 사용되는 출력 트랜지스터라는 것은 MOSFET과 바이-폴라가 흔히 쓰인다. MX-R Twenty는 바이-폴라 트랜지스터가 쓰인다. 중요한 것은 여기 쓰이는 트랜지스터엔 선별 과정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이다.
 
파워앰프 메이커가 트랜지스터를 선별하는 방법이나 환경 등은 극히 다르다. 나는 수 많은 하이엔드 앰프 메이커를 방문했고 이 과정을 눈으로 확인했다. 그래서 누가 올바르고 올바르지 않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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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re 어쿠스틱스는 아주 타이트한 수치의 특성까지 맞춰낸다. 정확히 MX-R Twenty에 사용되는 부품에 대해서 말이다. MX-R Twenty에는 그렇게 많은 출력 트랜지스터가 사용되지 않는다 그만큼 개별적으로 우수한 스펙의 소자를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며 MX-R Twenty가 최상의 음질을 구현할 수 있는 조건엔 많은 출력 TR 구성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트랜지스터들이 선별을 거쳐도 완벽하기란 어렵다. 또한 앰프 회로라는 것은 항상 일정한 컨디션을 내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트랜지스터 사이 사이에서 하나라도 불균형이 발생하면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에미터 저항이다. 일종에 실수가 일어날 경우 버퍼 역할을 해주는 셈인데 이것이 음질에 좋지 않는 영향을 끼친다. 99%의 파워앰프가 에미터 저항을 사용한다. 이는 내구성과 밀접한 관계로 하이엔드 파워앰프 세계에서도 얼티밋 파워앰프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에미터 저항 값에 있다. 여기서 설계자의 실력이 나온다. 보통 잘 만들어진 파워앰프들이 0.2옴에서 0.1옴을 사용하는데 실제 0.1이라는 것도 대단한 스펙이다. 참고로 구형 MX-R 역시 찰스 한센이 이런 점에 대해 크게 신경 썼다. MX-R은 0.1옴으로 설계 되었다.
 
그런데 MX-R Twenty에서 크게 바뀐 것이 이 에미터 저항을 눈으로 쉽게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MX-R Twenty에선 이 수치를 0.01옴으로까지 낮췄다. 이것은 거의 쇼트로써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MX-R Twenty에 0.01옴의 에미터 저항을 사용한 이유는 최종적으로 바이어스 세팅을 잡기 위해 가장 정확하게 측정 가능한 곳이 에미터 저항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재미난 일이 하나 발생하는데 0.01옴이란 쉽게 측정할 수 값이다. 왜냐면 측정을 위한 리드 선이 더 많은 저항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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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완벽하게 측정하기 위해선 더욱 정밀도가 높은 장비를 통해야만 한다.
 
파워앰프를 평가할 때 리뷰에 적지 못하는 것들이 있고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MX-R Twenty는 여러 분들이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대단한 기술들이 많이 쓰였다. 한 가지 더 대단한 사실은 전원부에 사용된 MX-R Twenty와 MX-R의 EI 트랜스포머의 스펙이 같다는 것이다.(정확하게 스펙이 같다는 의미로 시간에 따른 작은 문제점은 보완됨) 하지만 전혀 다른 재생음을 구현해 낸다.
 
하지만 그 차이가 MX-R Twenty와 MX-R의 만큼은 이룰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이 현상을 찰스 한센에 마법이라 부르고 있다.
 
MX-R Twenty를 도입한지 2년이란 시간을 넘어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MX-R Twenty의 내구성에 대한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교적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들은 에미터 저항 없이 파워앰프를 설계할 수 있다. 물론 금전적인 비용도 추가로 들어가야 하겠지만.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설계는 내구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마치 고장 타이머처럼 어느 시점에 고장이 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MX-R Twenty는 오늘도 정말 쌩쌩하게 내 레퍼런스 스피커를 구동해 주고 있다. 내가 MX-R Twenty에 더욱 반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사를 작성하다 보니 길어졌는데, 짧게 한 마디 더 하고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 나는 레코드 재생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다이나믹스이다. 음과 음 사이가 얼마나 매끄럽게 흐르냐는 문제로 가격을 떠나 나는 MX-R Twenty 보다 더 끈끈한 다이나믹스를 재현해 내는 파워앰프를 경험한 적이 없다.
 
물론 여기엔 매칭이란 요소가 아주 중요하게 작용한다. 동사에 KX-R Twenty와 매칭 되면 가격을 떠나 절대적인 성능에서도 이 재생음의 결을 따를 자가 없다. 이것이 내가 KX- Twenty와 MX-Twenty를 사용하는 이유다.
 
 
 
출처 : H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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