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rd CPA 3000 프리앰프+SPM 1200Mk2 파워앰프

제품의 차별화. 이 말은 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업체들이 추구하는 것이다. 수많은 제품 중에서 소비자들의 뇌 속에 그 제품만이 다르게 보이도록 확실히 차별화하는 것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모든 제품이 추구하는 본질이 아닐까. 한편 요즘 오디오 소비자들은 무척 어렵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전 세계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신제품들 속에서 어떤 오디오를 골라야할지 무척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제품이 많아질수록 제품관련 정보도 덩달아 늘어나서, 소비자들이 검색하고 들여 보아야 할 정보량도 눈덩이처럼 늘어난다. 이래저래 소비자의 눈과 뇌는 피곤한 것이다. 눈과 뇌가 피곤할 때는 잠시 눈을 감고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음악을 들어보면 어떨까.

영국 코드의 오디오 제품들은 외관에서 차별화에 일단 성공했다. 오디오의 차별화는 근본적으로 음질의 차별화에 있다. 그러나 해당 오디오에서 나는 소리를 꼼꼼히 들어보기 전까지 어떤 소리가 날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게다가 많고 많은 오디오를 하나하나 들어볼만한 여유와 에너지도 바쁜 현대인에겐 턱없이 모자란다. 그러므로 오디오 외모에서 다른 제품과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한 코드의 오디오는 오디오 애호가의 관심을 끌고 그 소리를 들어보고 싶게 만들게 함으로써 오디오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이다.

홈 하이파이 시장에 처음 진입한 코드의 홈 오디오 기기들은 일반 오디오 크기의 절반 정도에 정교하게 깍은 금속 섀시 사이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볼록 렌즈 창과 환상적인 불빛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매력적인 코드 오디오를 본다면 누구나 그 소리가 궁금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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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드 일렉트로닉(Chord Electronics)사의 설립자, 존 프랭스(John Franks)


영국의 존 프랭스(John Franks)가 설립한 코드 일렉트로닉(Chord Electronics)사는 최근 해외에서 대박을 터뜨린 휴고(Hugo)로 인해서, 코드를 잘 몰랐던 사람들도 다른 코드 제품을 구매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휴고는 디지털 소스기기로 스테레오파일에서 매년 추천받고 있는 제품이다. 휴대용 카셋트 테이프 플레이어 크기의 앙징 맞게 생긴 휴고는 DSD를 포함한 모든 디지털 음원 포맷에 대응하는 DAC이다. 헤드폰앰프 기능까지 있어서 요즘 디지털 음원 세대에게 꼭 맞은 디지털 오디오 기기인 것이다. 최근 코드는 디지털 기기에 강세를 띠고 있는데, 그런 디지털 기기가 선방함으로써 다른 앰프류도 덩달아 소비자들의 관심을 더 받고 있는 것이다. 마치 입문용 기기가 유명해지면서 덩달아 중급기, 상급기까지 소비자들의 신뢰가 확장되면서 매출이 신장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점은 입문용 기기가 상향평준화되고 있는 현 시점의 오디오 세계의 추세를 매우 잘 반영하고 있다.

코드 앰프의 시청기로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코드의 제품 라인을 잠깐 살펴보자. CD 플레이어류에는 레드 레퍼런스 MK3와 블루 CD 트랜스포크가 있다. DAC류에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모조가 있는데, DAC와 헤드폰 앰프 겸용이다. 그리고 거치형 DAC인 데이브, 2큐트 DAC, 휴고 TT DAC 겸 헤드폰 앰프 등이 있으며 모바일용 휴고 DAC 겸 헤드폰 앰프도 있다. 인티앰프류에는 CPM 2650, CPM 3350, CPM 2800 등이 있다. 프리앰프류에는 CPA 8000 레퍼런스, CPA 5000, CPA 2500, CPA 3000 등이 있으며, 파워앰프류에는 SPM 1050MK2, SPM 1400MK2 모노, SPM 1400MK2 레퍼런스 모노, SPM 1200MK2, SPM 3005 멀티채널, 메조 140, SPM 1650, SPM 1050, SPM 5000MK2 등이 있다.


디자인과 기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코드의 오디오 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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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코드는 스튜디오에 사용하는 프로용 기기들을 생산하다가 홈 오디오 쪽으로 선회한 업체들 중의 하나이다. 음반 시장의 세계적 침체와 더불어 녹음 시장도 어쩔 수 없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 그런데 코드가 거래하는 업체들은 요즘 매우 잘 나가는 업체들이 많다. 그런 업체에 납품하는 코드의 프로용 기기는 그 성능으로 잘 알려져 있다. EMI의 애비로드, 에어스튜디오, SONY스튜디오, 데카스튜디오, 뉴욕의 쿼드스튜디오와 런던 로얄 오페라하우스, 조지루카스의 스카이워크 스튜디오까지 코드의 프로용 기기들이 진출해있다.

그런데 홈 오디오 환경과 달리 거친 환경에서 사용하는 프로용 기기들은 내구성이나 성능 면에서 홈용 기기보다 더 좋다고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정에서 인테리어 역할도 하는 홈 오디오와 달리 내구성과 성능 위주의 프로용 기기들은 상대적으로 디자인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코드의 제품들은 프로용 기기들이 홈 오디오용으로 전환했을 때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을 잘 간파하고 있었다. 오히려 왠만한 홈 오디오 기기들보다 디자인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코드는 홈 오디오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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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가 홈 오디오 시장에 단순히 디자인만 어필해선 지금처럼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것이다. 코드가 홈 오디오 시장에서도 성공한 이유 중의 하나는 프로용 기기에서 이미 검증 받은 기술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기 때문이다. 코드는 앰프에서 최초로 스위칭 전원부를 도입했다. 스위칭 전원부는 작고 가벼운 크기에 대용량의 출력을 낼 수 있어서 요즘 많은 오디오 업체들이 도입하고 있다. 코드는 SPM1200 인티앰프에서 4옴에서 380와트라는 출력을 냈던 것이다. 이 정도 출력을 내는 파워앰프라면 보통 무게가 20kg이상 나가는데, 코드 제품은 겨우 12kg에 불과했다. 물론 스위칭 전원부는 고주파의 간섭 때문에 오디오에 도입하려는 그만큼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당연히 코드의 기술력은 이런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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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A 3000 프리앰프는 플래그쉽모델 CPA 8000과 레퍼런스모델 CPA 5000의 하위 기종이지만, 코드의 프리앰프 중에서 현실적으로 주력기라 볼 수 있다. 코드의 자랑인 스위칭 전원부에 풀밸런스 구성을 하였고, 입력은 언밸런스 3조, 밸런스 4조를 갖추고 있다. 또 AV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는 바이패스 기능도 있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어떤 기기가 추가되었을 때 소리가 탁해지면 그 기기를 추가한 의미가 없어지는데, 그 이유는 그 기기에서 발생하는 노이즈가 최종적으로 소리를 깎아먹기 때문이다. CPA 3000 프리앰프는 프리앰프로서 노이즈를 최소화함으로써 프리앰프의 존재감을 제대로 살렸다고 한다. CPA 3000 프리앰프의 크기는 420*335*88(WDH)mm, 무게는 10kg이다. 이 앰프를 실제로 보면 스펙에 나와 있는 무게와 달리 상당히 묵직해 보이는데, 네 모서리를 지탱하고 있는 돌출된 원기둥과 전면에 두꺼운 패널 때문이다. 상당히 외관에 신경 쓴 프리앰프로서 보통 직육면체 박스형 프리앰프와는 외관에서 차별화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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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A 3000 프리앰프와 비슷한 디자인의 SPM 1200Mk2 파워앰프는 SPM 1200E의 후속작으로서, 8옴에서 350와트, 4옴에서 620와트 출력을 낸다. 입력으로 2조의 언밸런스와 2조의 밸런스단이 있다. 전작에 비해 전면 패널을 새롭게 디자인했고, 전원 콘트롤부 역시 새로워졌다. 그래서 스피드가 향상되었고, 앰프의 수명 또한 늘었다고 한다. 크기는 420*355*140(WDH)mm, 무게는 18kg이다. 재미있는 것은, 전면 패널 가운데 아랫부분에 둥근 신호등인데, 전원의 상태에 따라서 녹색에서 아름다운 비취빛으로 변화하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그래서 이 앰프가 들려줄 소리가 더욱 궁금해지는 것이다.


자연스럽지만 절제된 순수음을 들려주는 코드의 프리, 파워앰프

코드의 주력기종이라 할 수 있는 CPA 3000 프리앰프와 SPM 1200Mk2 파워앰프 조합의 소리를 점검해보기 위해 두 가지 스피커를 연결해보았다. 에어리얼 어쿠스틱 모델 7T 스피커와 모니터오디오 플래티넘 PL500 스피커이다. 모델 7T는 3웨이4 톨보이형이고, PL500은 3웨이7 가상동축형의 높이 185cm의 대형 톨보이 스피커이다. 당연히 PL500 스피커가 그려내는 음향무대는 더 클 수밖에 없으며, 제대로 구동하기에 더 쉽지 않을 것이다. 소스기기는 오렌더 N100, LH 랩스 Vi DAC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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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용 기기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홈 오디오 시장에 멋지게 진입한 코드의 주력 기종인 CPA 3000 프리앰프와 SPM 1200Mk2 파워앰프는 외관에서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리스 신전처럼 힘차게 위로 뻗은 원기둥이 네 모서리에 돌출하여 제품을 굳건히 지지하는 강력한 섀시와 다양한 불빛의 변화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는 디자인은 코드 제품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갖게 만든다. 그리고 연결한 스피커를 제어하는 능력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코드 오디오의 실력에 대해 확인하게 한다. CPA 3000 프리앰프와 SPM 1200Mk2 파워앰프의 조합으로 들려주는 소리는 하이엔드 오디오답게 정숙한 배경에 여유로움과 절제미를 갖춘 자연스러운 소리이다. 스피커에서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은 앰프에서 충분한 에너지로 구동력과 제어력을 갖추고 있을 때 가능하다. 그래서 감상자는 코드 앰프를 사용하여 음악을 들을 때 편안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Full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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