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n Selekt DSM – 디지털 노마드를 향한 린의 예언

디지털 라이프 사이클 
디지털은 굉장히 빠른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진화한다. 시디피 시절만 해도 초창기 기술 개발은 매우 빨랐고 앞 다투어 서로 픽업 메커니즘 및 DAC 칩셋, 업샘플링, 클럭 기술을 개발해냈다. 메인 소스 포맷의 출현은 업계의 호황을 가져다주었고 메이커끼리 경쟁은 결국 소비자에게 양질의 음악 재생음으로 돌아왔다. 음원 파일이 메인 포맷으로 이렇게 빨리 우리 주변을 잠식할 거라는 예상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디오파일 입장에서 얼리 어댑터가 되느냐 아니면 전체적인 상황을 조금은 멀찌감치 관망하다가 합류할 것이냐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잠시 떠올랐다가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역사 속으로 사라진 포맷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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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린은 이런 오디오파일들의 입장과 관계없이 매우 빠른 결단을 내렸고 그들의 예측은 그때마다 맞아떨어졌다. 한편 1980년대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며 CD가 LP를 거의 도륙하듯 먹어치울 때도 LP12 턴테이블을 그대로 유지, 생산했다. 지금 아날로그 붐 시대를 이미 예측이나 한 듯 현재 LP12는 어느 턴테이블 전문 메이커도 도달 불가능한 아성을 획득했다. 그러나 음원 플랫폼이 조금씩 정착되어가고 음원 파일이 주류로 자리 잡으며 모두 DAC와 푸바, J리버 등을 사용할 때 그들은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를 개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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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12는 그대로 유지하되 약 10여 년 전 자사의 시디피 라인업을 일거에 생산 중단한 결단은 옳았다. 린 클라이맥스 DS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유레카를 외쳤다. 한편 메르디안은 Sooloss로 맞대응했고 dCS는 당시 이런 기술을 개발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린은 클라이맥스 DS라는 강력한 무기로 전 세계 오디오파일을 열광시켰다. 당시 국내에서도 클라이맥스 DS가 소개되면서 커다란 인기를 얻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한 번의 전환점 – Selekt DSM 
 린의 신제품이 항상 초미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이런 과거 그들의 혁신적 행보 때문이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과감하게 시도했고 그들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들어갔다. 결국 하이엔드 오디오 분야에서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기들은 모두 린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번엔 또 다른 네트워크 스트리밍 모델을 들고나와 시장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 이름은 Selekt DSM. 그저 보기엔 작은 네트워크 스트리밍 모델로 보이는 이 신제품은 그 안에 굉장히 다양한 혁신을 담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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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검은 색상에 중앙에 넓은 OLED 디스플레이에서 아티스트 이름과 곡명이 나타난다. 하단으로는 작은 글씨로 볼륨을 나타내는 숫자가 실시간으로 표기된다. 상단에는 몇 개의 버튼이 심플하게 나열되어 있고. 상단엔 앙증맞은 크기의 노브가 볼록 튀어나와 있다. 다름 아닌 볼륨을 조정하는 볼륨 노브로 매우 세련된 모습이다. 여기까진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디지털 볼륨 기능을 갖춘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기다. 그러나 내부 기능을 좀 더 살펴보면 타사 제품은 물론 린 자체 라인업 중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린이 진화시켜온 디지털 기술이 망라되어 있고 이 외의 옵션까지 다양하게 마련해놓고 있는 전천후 솔루션이 바로 Selekt DSM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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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kt DSM은 기본적으로 DAC가 내장된 네트워크 스트리머다. 린 라인업 중에서는 Majik 과 Akurate 라인업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 우선 디지털 포맷에 관해서는 거의 모든 포맷에 대해 24bit/192kHz까지 대응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도 문제없다. 스포티파이 커텍트 및 타이달, 코부즈 등 대표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해 있다면 Selekt DSM을 통해 전 세계 대중음악을 별도의 저장 없이 인터넷상에서 즐길 수 있다. 물론 외부 저장 장치인 NAS 등에 내장된 음원도 끌어와 재생 가능하다. 더불어 TunelN 인터넷 라디오를 지원하므로 전 세계 다양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언제든 즐길 수 있다. 린이 운영하는 린 클래식 라디오 방송은 이런 린 소스기기에서 최고의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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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이더넷 단자와 아날로그 출력만 마련해놓던 과거 린의 정책은 바뀌었다. Selekt DSM엔 매우 다양한 디지털 입력단이 마련되어 있다. 이더넷 단은 물론, 광, 동축 및 USB 2.0 그리고 심지어는 RCA 입력단 및 MM/MC 포노단까지 마련해놓은 모습이다. 출력 또한 외부 Exakt Link를 위한 단자 두 조 및 동축 단자가 마련되어 있다. 물론 RCA 및 XLR 출력단은 기본이다. 게다가 Selekt DSM 기본 버전에서도 볼륨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파워앰프 또는 액티브 스피커와 직결도 가능한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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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kt DSM의 전면만 보고 심플한 네트워크 스트리머로 생각했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Selekt DSM은 매우 다양한 기능을 모두 하나의 섀시 안에 담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스페이스 옵티미제이션만 해도 그렇다. 클라이맥스 DS 등에 탑재되던 기능으로 스피커와 연결해 사용할 경우 어쿠스틱 룸 특성을 입력해주면 설치 공간에 꼭 맞는 음향 특성으로 사운드를 최적화시켜주는 기능이다. 더불어 여러 개의 방이나 거실 등 집 안의 다양한 공간에서 편리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멀티룸 기능까지 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불어 TV의 음성 출력을 Selekt DSM으로 출력해 들을 수 있도록 HDMI ARC 입력단까지 마련해놓았다. TV와 연결해 다양한 영상 프로그램의 사운드를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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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kt DSM은 단순히 네트워크 스트리머 그 이상의 기기로 변신 가능하다. 애초에 린은 Selekt DSM을 올인원 프로젝트로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러 다양한 시스템 환경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총 두 개의 옵션을 마련해 실리적인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 첫 번째 업그레이드 옵션은 다름 아닌 Katalyst DAC 엔진이다. 린의 플래그십 DS/3에 장착되었던 이 모듈은 AK4479EQ 레퍼런스 칩셋을 중심으로 설계된 제품으로 현존 최고 수준의 디지털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음질적으로 직접적인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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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앰프 모듈 장착 옵션으로 D 클래스 증폭 방식이며 8옴 기준 50와트(4옴 기준 100와트) 앰프를 추가로 장착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올해 2019년 안으로 DTS 등 여러 서라운드 포맷에 대응할 수 있는 서라운드 멀티채널 모듈 옵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Selekt DSM은 현재 존재하는 여타 메이커의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기 또는 올인원 프로덕트 부문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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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약 십여 년 전 갑자기 시장에 출현했던 올인원 기기들이 생각난다. 네임오디오와 아캄 등 여러 영국 메이커에서 올인원 붐을 의식하듯 새로운 앰프 겸 소스기기 통합 솔루션을 제안했다. 
그 중 린은 클래식(Classik)을 기억하는 사람이 지금도 있었을 것이다. 마치 린 겐키나 이케미 같은 시디피처럼 생겼지만 내부엔 앰프가 내장되어 있어 앰프 한 대만 연결하면 나만의 뮤직 시스템을 꾸릴 수 있었다. 
현재 이 분야에선 매우 다양한 올인원이 쏟아져 나오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린 Selekt DSM은 네트워크 스트리머로서 린의 독보적인 기술을 총망라하고 있으며 이는 상위 Akurate 시리즈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Katalyst 와 앰프 업그레이드까지 진행했을 때 Selekt DSM은 하이엔드 올인원 부문의 경쟁자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변신한다. 린의 이 작은 창조물 Selekt DSD은 지난 그들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여지없는 디지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수많은 디지털 노마드에게 예언하고 있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출처 : HIFI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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