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지코 A1 – 가격 장벽 무너뜨리기에 성공한 매지코의 하이엔드 북쉘프의 첫 관문

“충격적이다!” 박스에서 갓 꺼내어 몇 곡 들어본 뒤 입에서 나온 감탄사다. 드디어 하이엔드 퀄리티를 즐길 수 있는 놀라운 북쉘프 스피커가 등장했다. 매지코가 만든 스피커 중 제일 작은 스피커인 A1은 불과 20cm의 폭과 40cm의 높이를 지닌 평범한 크기의 북쉘프 스피커지만 이 스피커가 들려주는 사운드는 북쉘프 스피커 수준이 아니다. 하이스피드의 빠르고 정확한 저역은 탄력적이며 에너지가 풍부한 임팩트한 저음으로 표출되고, 매지코스러운 투명하고 깨끗함을 자랑하는 명료한 중역 그리고 섬세하고 디테일한 고역은 듣는 순간 매지코 DNA의 스피커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저음이다. 밀폐형 캐비닛과 매지코스러운 알루미늄의 무게감과 단단함으로 만들어진 인클로저는 초저음도 무리없이 쏟아내는 데에 전혀 흔들림이 없다. 콘트라베이스나 일렉트릭 베이스 및 각종 음악의 다양한 저음을 탁월한 다이내믹스로 거침없이 들려주며, 클래식 대편성 녹음에서도 흐트러짐없는 깨끗하고 투명한 스테이징과 무대 연출을 유지한다. 기존에 들었던 매지코의 A3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운드로,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저음의 양감과 스케일 그리고 대출력의 한계치가 아주 약간 다를 뿐이다. A3의 90% 퍼포먼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놀라운 성능을 저 작은 스피커가 해내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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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지코의 가격 장벽 허물기 ‘프로젝트 A’
 
세계 최고의 하이엔드 스피커로 추앙받는 매지코의 거침없는 질주는 성공 뿐인 것처럼 보이지만, 대외적인 지명도나 높은 평가와 달리 내부적인 고민은 늘 존재했다. 비싼 가격 때문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없는 스피커라는 사실이다. 이 세상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하이엔드 스피커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다른 하이엔드 스피커들보다도 유독 비싸고, 훨씬 더 무거운 매지코 스피커는 사운드 퀄리티에 대한 타협이 없다는 점에서 그 가격을 정당화시켰고, 그 가격에 걸맞은 성능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비싼 가격은 언제나 제한된 고객층만이 즐길 수 있는 스피커라는 한정된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 나름 가격을 줄인, 엔트리급 스피커를 내놓긴 했지만, 원통 형태의 몸통을 압출로 뽑아 만든 알루미늄 인클로저의 ‘S 시리즈’ 조차도 합리적 경제 소비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그들 만의 리그에 머물러 있는 스피커였다. 물론 이런 스피커를 만들어낸 애론 울프도 그런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몇 년 간 가격적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많은 노력과 기술적 한계 극복에 매진했고, 안드로메다급 가격표는 해외 항공권 정도로 구매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지난해 발매된 매지코의 새로운 시리즈의 첫 작품인 ‘A3’는 정말로 매지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가격으로 내놓은 첫 스피커였다. 물론 타사의 중급 스피커보다도 비싼 제품이긴 하지만 매지코의 A3는 일반 오디오파일들이 크게 무리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구입 가능한 스피커로, $10,000 이라는 가격의 장벽을 깨고 내려온 $9,000 대의 스피커였다. 한마디로 매지코 사운드를 향한 실리적인 급행 티켓이다.
하지만, 발매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은 다시 30%나 올라가버렸다. 미중무역 전쟁으로 인해, 알루미늄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애론 울프가 일생 최대 역작이라고 스스로 극찬했던 가격 장벽 허물기 프로젝트는 ‘A’학점에서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버리고 말았다. 현재 A3는 S시리즈의 입문기인 S1 mk2와 비슷한 가격으로 경쟁하는 수준으로 가버렸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애론 울프는 애초부터 ‘A 시리즈’로 제품을 기획했으며, A3 개발에서 얻어낸 각종 기술 및 생산에 대한 리소스들은 그대로 유지되어 A 시리즈에 새로운 스피커를 하나 더 내놓게 되었다. 신작이자 매지코의 유일한 북쉘프 스피커인 ‘A1’이 그 주인공이다. A 시리즈의 기획 의도와 달리 가격이 올라가버린 A3의 아쉬움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매지코의 확신에 찬 신제품인 A1은 한층 대중적인 가격으로 우리 앞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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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의 가격 다이어트 레시피
 
A1의 모든 면면은 전부 매지코 그 자체다. A3와 마찬가지로 M 시리즈에서 등장한 하이테크 소재와 기술들이 모두 담긴, 그 드라이버 유닛들이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매지코가 자랑하는 100% 알루미늄 인클로저도 그대로다. 엔트리급 모델로 설계된 제품이자 북쉘프 스피커임에도 다른 매지코 스피커들과 동일하게 밀폐형 인클로저 설계로 편법을 쓰거나 타협없이 정면 돌파로 승부했다. 즉, 저음에 대한 매지코의 기본 방향은 하나도 변함이 없다. 이 처럼 고급 기술과 고급 소재를 사용함에도 저렴한 설계가 가능해진 것은 A3에서 얻은 개발 리소스 덕분이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A3 개발에서 만들어 놓은 다양한 생산 기술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기술 개발에서 이미 A 시리즈를 위한 모든 것은 다 만들어졌다. 덕분에 A1은 저렴한 생산 기술 및 제작 환경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리고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인클로저 자체를 보면 A3와 똑같다. 가로 폭, 안길이(깊이) 모두 똑같다. 다만, 세로 길이가 플로어스탠딩 타입이냐 북쉘프 타입이냐의 차이로 길고 짧은 차이만 있을 뿐 모든 것이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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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 소재는 6061 T6 항공기용 알루미늄으로 다른 매지코 플로어스탠더 모델들과 동일하며, 내부에는 알루미늄으로 된 격벽 및 내부 버팀목 역할의 뼈대 구조물이 담겨있다. 이 내부 구조물은 묵직한 무게를 더해주는 내부 구조체로, 내부 공진을 억제시켜주는 기능과 더불어 큰 출력에도 몸체가 떨거나 뒤틀리지 않는 견고함을 유지시켜주는 매지코 스피커의 기술 핵심 중 하나이다. 이러한 내부 구조는 S 시리즈, M 시리즈 그리고 Q 시리즈 이후로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전매 특허 설계 기술이다. 다만, 고가의 시리즈들은 외부에 마감 처리를 한, 일종의 스킨 형태를 한 외피 레이어가 한번 더 추가되지만, A 시리즈는 단일 두께의 알루미늄 소재가 캐비닛이자 외피 역할까지 그대로 한다. 더 무겁고 더 비싼 모델들에 비해 더 단순해지고 조금은 가벼운(그래도 여전히 20kg이나 되는) 무게지만 음질을 위한 설계상 구조의 희생은 거의 없다. 동급 이상의 그 어떤 스피커와 비교해도 A1이 뒤지는 부분을 찾을 수 없다.
 
드라이브 유닛들은 고가의 매지코 스피커들과 거의 같다. 28mm의 베릴륨 트위터를 사용하고, 6.5인치의 미드베이스 그래핀 나노-텍 드라이버를 탑재하여 S 시리즈와 같은 유닛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매지코의 드라이버들은 매지코 설계의 핵심이자 오리지널 기술로 최고급 수준의 엔지니어링이 투입된 결과물로 세계에서 유일한 존재이다. 다만, 상위 시리즈와의 차이는 마그넷과 모터 구조에 변화를 주어 차별화를 시켰지만 진동판 자체는 똑같다. 덕분에 가격은 줄었지만 매지코의 사운드 컬러와 장점은 사운드 퀄리티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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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진 것은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의 등장이다. A1에 장착된 6.5인치의 그래핀 나노-텍 미드베이스 유닛은 매지코 최초이자 A1을 위해 개발된 전용 유닛이다.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A1은 이제는 단종된 매지코의 초하이엔드 북쉘프 스피커인 Q1 이후 처음이자 유일한 2웨이 북쉘프 스피커이다. 따라서, 2웨이용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S1 mk2 외에는 이 드라이버 밖에 없으며 6.5인치 크기 또한 유일하다. 트위터는 A3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28mm(1.1인치) 베릴륨 트위터이다.
 
크로스오버도 매지코가 자랑하는 기술인 엘립티컬 시메트리 회로 그대로이며, 문도르프의 고급 코일 및 콘덴서 그리고 기타 오디오파일 전용 고급 부품들이 S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사용되었다. 스피커 단자도 매지코 스피커답게 싱글 와이어링만 가능한다. 매지코에서는 가장 저렴한 모델이지만 직접 깎아 만든 고급 알루미늄 스파이크와 풋트가 기본으로 제공되어, 원하는 설치 방법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감 또한 헤어라인 알루미늄 가공에 블랙 마감 처리로 매지코 이름에 걸맞은 마감 퀄리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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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적인 한계 때문에 아마도 가장 큰 현실과의 타협이자 고가 모델과의 차이가 있다면 가장 큰 부분은 눈에 바로 보이는 드라이브 유닛들의 장착 방식으로, 보통의 스피커들처럼 전면 배플에 그대로 트위터와 미드베이스가 장착되어 있다. 상위 모델들의 경우 전면 배플에 볼트로 조여져 있지만, 장착 방식이 다르거나 별도의 레이어에 유닛이 장착되고 다시 이를 덮는 또 하나의 레이어가 씌워지는 등의 보조 기구물들이 추가된다. 이로 인해 훨씬 긴 조립 시간과 조립 기술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A 시리즈는 일반 스피커들처럼 전면에 나사로 조여주면 그것으로 끝이다. 별 차이가 아닌 것 같아도 덧씌우는 소재(알루미늄 판재)의 절약과 조립 시간이 단축되어 상당한 제조 비용이 줄어든다. 바로 원가 절감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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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의 설계 기술에서 다시 태어난 A1
 
앞서 등장한 A3가 그랬듯이, A1 또한 Q 시리즈의 설계 기술을 저렴하게 다이어트시킨 결과물이다. 실제 크기를 보면 전면 가로, 세로의 길이가 Q1의 경우 폭 22.35cm, 높이 36cm 이며 A1의 경우 폭 21.6cm, 높이 39.6cm로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A1이 3.6cm 정도 높다. 깊이의 경우, Q1은 35.5cm 이며 A1은 30.5cm로 A1이 깊이가 5cm 정도 짧다. 앞서 설명했지만, Q 시리즈는 유닛이 장착된 패널 위에 다시 전면 덮게 패널이 덧씌워지는 2중 레이어 구조로 전면 두께가 더 두껍기 때문에 A1 보다 깊이가 더 깊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부 구조는 거의 흡사하다. 드라이버는 둘다 베릴륨 트위터이며 미드베이스는 Q1이 7인치, A1이 6.5인치로 A1이 조금 작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두 스피커의 무게는 아주 큰 격차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Q1이 27kg, A1이 20.4kg으로 Q1이 6.6kg 무겁다. 물론 퍼센티지로 계산하면 작지 않은 차이일 수 있다. 하지만, 단순 수치로 보면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다. 진짜 차이를 갖는 것은 Q1에는 스피커 무게와 똑같은 27kg의 고정식 전용 스탠드가 함께 들어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A1에는 별도의 스탠드가 없다. A1 전용 스탠드를 만들 수 있긴 하지만 애초의 가격적 장벽을 깨는 것이 목표였던 만큼 자체 제작 스탠드로는 A1의 가격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신 매지코는 미국의 고강도 하이엔드 전용 스탠드 제조사인 사운드앵커와 공동 개발로 A1 전용 스탠드를 2개 모델을 제작했다. 물론 이 스탠드는 매지코가 아닌 사운드앵커가 직접 생산, 판매를 하여 가격을 훨씬 구입이 손쉬운 가격대의 제품으로 완성했다. 매지코는 사운드앵커의 스탠드를 A1의 전용 스탠드로 추천한다.
 
이처럼 A1은 Q1의 모든 것을 거의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300 만원인 Q1의 가격에 비하면 A1은 거의 Q1의 20-25% 수준의 가격에 불과하다. 사운드 퀄리티와 기술 그리고 만듦새는 Q1에 준하지만 가격은 드라마틱하게 낮춰진 것이다. 이는 기존 모든 Q 시리즈, M 시리즈의 기술 개발에서 얻은 노하우로 대량 생산 및 제품 구조의 변경을 통한 노동 비용의 절감으로 사운드 퀄리티는 최대한 유지하고 가격은 비약적으로 낮출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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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퀄리티
 
A 시리즈는 하이엔드 입문자들을 위한 가장 실용적인 솔루션이다. 플로어스탠딩 모델인 A3의 88dB 감도와 4옴 임피던스 스펙에 비하면 A1의 85dB 감도는 아무래도 출력을 제대로 뽑아내려면 앰프의 힘이 좀 더 필요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제작사에서는 구동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위상각/임피던스의 급격한 변화가 거의 없어서 요즘 앰프들이라면 부담스럽지 않게 구동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이것은 우연히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매지코는 A 시리즈 자체가 합리적인 가격과 대중적인 하이엔드 스피커라는 목표로 삼은 제품들이라서 설계와 테스트 그리고 튜닝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상당한 성능 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감도는 높지 않지만, 구동이 어렵지 않은 성능은 A1과 비슷한 가격대의 앰프들로 튜닝 및 테스트를 통해 완성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과거 애론 울프는 A3 개발 당시 하이엔드 시스템으로도 들었지만 주된 성능 테스트는 헤겔의 H360 인티 앰프에서의 결과물을 확인했다고 했다. A1 보다도 $2,000이나 저렴한 인티 앰프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사운드가 나올 때까지 개발과 튜닝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테스트에서도 소스와 앰프를 오디오 알케미의 DDP-1, DPA-1 그리고 알케미의 네트워크 플레이어인 DNP-1 세트로 테스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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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처음 이 스피커가 주는 놀라운 점은 저역의 스케일과 다이내믹스였다. 평범한 북쉘프 스피커 크기임에도 작은 박스에서 분출하는 저음의 깊이와 크기는 상상이상이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팀파니에 담긴 초저역의 광대한 에너지가 범상치 않게 쏟아져 나온다. 위상 반전형 스피커도 아닌, 순수 밀폐형 인클로저에 6.5인치 미드베이스 유닛 하나 뿐인 스피커에서 어줍짢은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보다도 더 깊고 단단하며 임팩트한 에너지를 선사하는 저음와 저음의 깊이로 거대한 규모의 사운드를 뿜어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저음을 내는 공간이 가로 7.8m x 세로 8.3m x 높이 2.8m 정도의 공간이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이 정도 공간에서 꽤나 큰 음량으로 공간을 울렸음에도 저음에 클리핑이 일어나는 바텀밍 현상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거의 A3의 90%에 가까운 성능을 이 작은 북쉘프가 폭발적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마커스 밀러의 ‘Trip Trap’ 같은 베이스 기타 연주를 들어보면 더 빠르고 다이내믹하게 꺾이는 베이스 연주의 리듬도 전혀 힘들이지 않고, 밀폐형 스피커 답게 음의 끝이 매끈하게 떨어지는, 음의 단속이 빠른 깨끗하고 투명한 저음을 스피디하게 들려준다. 그러면서도 키보드나 드럼과 뒤섞여 둔중해지거나 둔탁해지는 현상 없이 낭랑하게 저음의 향연을 멋지게 펼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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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징의 평가를 위해 티에리 피셔 지휘의 <말러: 교향곡 8번>의 마지막 피날레를 들어보면, 전체 음상의 크기는 A3가 들려준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가로폭과 안길이가 깊은 입체적 무대를 눈 앞에 그려놓았다. 넓게 펼쳐진 합창단의 규모와 안쪽 깊숙이 뻗어나가는 관악기들의 울림 그리고 전체가 어우러지는 총주까지, 대편성 녹음에서도 A1은 북쉘프답지 않은 입체적이며 거대한 규모의 무대를 멋지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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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적인 즐거움은 합격점 그 이상이다. 하이파이적 요소가 출중하다고 해서 듣기 좋은 것은 아니다. 충분히 음악적인 감흥을 들려줄 수 있어야 진정한 스피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커트 엘링의 ‘Endless Lawns’는 남성 보컬의 재즈 녹음으로, 은빛 톤의 걸죽한 남성 톤 컬러의 보컬에 부드럽고 고즈넉하게 뻗는 트럼펫, 자연스러운 피아노와 드럼이 등장한다. 특히 도입부의 리듬을 잡는 발구름 효과음은 이 녹음의 가장 큰 재미이다. 발구름의 리듬은 명료하고 깊게 살아났고, 목구멍 깊숙하게 끌어당기는 보컬의 긴 유니즌의 울림은 산만하거나 거친 입자같은 문제점들이 하나도 없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어졌으며 보컬 특유의 은은한 울림도 듣기 좋게 살아났다. 보컬은 절대 차갑거나 냉랭한 톤을 들려주지 않는다. 물론 두터운 중역대의 살집과 밝은 색감과 온도감을 내세우는 스피커는 아니다. 따라서, 일부 목질감이 잘 살아나는 북쉘프 스피커들같은 달콤한 소리는 아니지만, 중용적인 온도감과 크게 치우침이 없는 자연스러운 색감과 적절한 온도감으로 대단히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보컬 그리고 울림으로 음악에 깊게 빠져들게 만드는 마술을 보여준다. 지나친 달콤함이 없어도 음악의 순수함에 몰입하게 되는 깨끗함과 자연스러움의 미학을 들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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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밀러의 신작 중 ‘Mixed Blessing’을 들어보면 정말 명료하고 투명한 기타 사운드와 매끈하고 색과 울림이 진한 반도네온의 사운드에 흠뻑 빠지게 된다. 스튜디오 녹음이지만 ECM 녹음 답게 만프레드 아이허가 결정했다는 리버브의 울림 시간도 매우 적절하게 입체적인 공간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ECM 다운 깨끗하고 명료하며 거친 입자나 산만함이 하나도 없는,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를 원본 그대로 재현해낸다. 분명 녹음에 담긴 베이스와 드럼, 퍼커션들이 있지만 전혀 음이 겹치거나 베이스가 둔중하게 기타나 다른 악기들을 헤치는 법없이 깨끗하고 투명한 울림으로 입체적 공간에 각 악기들의 이벤트들을 멋지게 그리고 아주 디테일하게 모두 풀어내 놓는다. 게다가 밝지 않은 성향의 사운드를 지닌 A1이라서 기타와 반도네온의 울림은 절대로 귀를 거슬리게 만드는 법이 없는, 자연스럽고 명료한 음으로 음악 자체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는 감상 효과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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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매지코의 신작 A1은 가장 매지코다운 사운드를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풀어내고 매지코 중에서 가장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스피커라고 단언할 수 있다. 분명 북쉘프 스피커로서 갖고 있는 한계는 있지만, 일부 크기에서 오는 저음의 양감과 음압의 허용 한계치가 있긴 하지만, 약간의 한계를 받아들인다면 전반적인 성능은 같은 시리즈의 맏형인 A3의 성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저음의 다이내믹스와 에너지 그리고 타격감은 크기 이상의, 상상 그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며 중고역의 깨끗하고 명료한 사운드 그리고 거친 입자감이 없이 세부적인 디테일과 입체적 무대를 그리는 능력은 매지코 사운드의 전매 특허나 다름없다. 이 모든 것은 그저 이 정도 가격에, 그것도 북쉘프 스피커로 만들어냈다는 점은 정말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제작자가 밝혔듯이 하이엔드 기기들과의 사용을 위해 만든 스피커가 아니라, 대중적인 사용에 적합한 스피커로 만든 만큼 기기의 매칭이 까다롭지 않고 기기의 설치 또한 난해하지 않다. 물론 성능이 뛰어난 만큼 더 비싸고 좋은 소스 기기와 앰프를 물려주면 확실히 더 좋은 성능을 들려주는 것은 불변의 진리지만, 테스트에서 사용한 알케미의 비싸지 않은 DAC/프리앰프와 파워 앰프 조합으로도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 점에서 더욱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분명 A1은 매지코가 원했던 가격적 장벽과 한계를 뛰어넘는 멋진 스피커이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A1의 가격은 아주 저렴하지는 않다. 하이파이 입문자들이 즐기기에는 아직 비싸지만 그래도 중급 스피커를 애용하는 오디오파일들에게는 큰 부담없이 시도해볼 수 있는, 나도 매지코 유저가 되어 볼 수 있는 스피커이다. 그 정도 가격임에도 여전히 매지코 사운드를 그대로 들려준다는 점은 정말 이 스피커의 최대 강점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매지코의 소리를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가격의 비슷한 수준의 기기를 사용 중인 또는 구매할 계획이 있는 오디오파일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경험해봐야 할 하이엔드 스피커의 모범 답안이다. 매지코의 도전은 성공이다.
제품사양
트위터 1인치 베릴륨 돔
미드베이스 6.5인치 그래핀 나노-텍
감도 85dB
임피던스 4ohm
제원 39.62 x 30.48 x 21.59cm
무게 20.41kg
 
출처 : 오디오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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