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ntosh MA352 – 변하지 않는 가치와 품격 있는 음의 일거양득

시간이 지나도 유행을 타지 않고 변하지 않는 존재감을 내뿜는 브랜드의 제품들이 있다. 이들 제품들은 동일한 디자인 아이덴티티 하에 꾸준한 제품 발매를 통해 신제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오랫동안 그 가치가 유지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제품을 마주하면 익숙한 느낌과 호기심이 들고 제품의 완성도에 감탄하게 되면서 이내 소유욕이 자극되게 된다. 카메라로 치자면 ‘라이카’ 정도가 적절한 비유일 듯싶고, 샤넬을 비롯한 일부 명품 브랜드의 제품들이 이런 이미지이지 않나 싶다.
오디오 분야에서 이런 대표적인 사례를 찾아보자면, 단연코 매킨토시를 꼽을 수 있겠다. 매킨토시의 푸른 레벨 미터 창은 적어도 그런 느낌을 주는 존재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동일한 디자인 아이덴티티 하에 제작된 매킨토시 제품들의 역사는, 앞서 언급했던 예시들과 상통하는 면이 있고, 스피커의 임피던스와 음압 레벨에 반응하여 부드럽게 움직이는 푸른 레벨 미터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친숙함과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곧이어 어느새 앰프에 가까이 다가가 멍하니 쳐다보며 외관을 바라보며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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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 보면, 매킨토시라는 브랜드가 창립된 지 벌써 70주년이 넘었다. 1949년부터 시작된 그들의 비즈니스 역사는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며, 변하지 않는 가치를 유지한 채 지속적으로 시대의 흐름에 대응하여 신제품을 출시해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디오 애호가 뿐만 아니라 오디오에 관심이 별로 없는 분들에게도 매킨토시라는 브랜드는 누구나 인지하고 있을 정도로, 오디오를 대표하는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이미지를 쌓아 올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매킨토시의 신형 인티앰프 MA352는 앞서 언급한 푸른 레벨 미터기가 달린 전형적인 매킨토시의 외관을 띄고 있다. 하지만 속 내용으로는 전형을 탈피하여 매킨토시가 시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장르의 제품으로, 진공관 프리부와 솔리드 스테이트 타입의 파워앰프부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타입의 인티앰프이다. 2015년 즈음에 출시되어 많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전작 모델(MA252)를 기반으로, 좀 더 출력을 증강시켜 스피커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고 몇 가지 부분을 차별화함으로 인해서 좀 더 많은 사용자 층에게 어필될 수 있도록 기획된 제품이다. 지금부터 MA352의 특징 및 스펙을 외관을 살펴보면서 상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외관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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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352 인티앰프는 전작인 MA252와 거의 동일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하고 있어서 (두 모델 간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눈에 구별할 수 있겠지만) 유심히 관찰했었던 분들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는 뭐가 달라졌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 MA352는 전작 대비 외형상으로는 전면 가운데에 위치한 5밴드 톤 컨트롤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동일한 외관을 하고 있다. 거울처럼 반짝이는 크롬 재질로 마감된 전면부에 입력 셀렉터, 헤드폰 연결단자, 5밴트 톤컨트롤, 볼륨 노브가 차례로 위치하고 있으며 전면 상판에 케이지에 보호되어 있는 진공관이 프리앰프 단에 사용되어 채널별로 2개씩 자리하고 있다. 매킨토시 고유의 푸른 레벨 미터는 특유의 녹색 글씨체로 표시된 ‘McIntosh’브랜드 로고와 함께 친숙한 인상을 보이며, 레벨 미터 뒤쪽으로는 검정 히트싱크로 마감되어 있는 솔리드 스테이트 파워앰프부가 자리하고 있다.
측면에도 진공관 앰프로 유명세를 떨쳤던 MC275와 같은 제품에서 보았던 양각으로 ‘McIntosh’ 브랜드 로고가 멋지게 각인되어 있어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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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보면, 사실 본 기의 디자인은 진공관 제품의 우수한 디자인과 솔리드 스테이트 제품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었던 푸른색 레벨 미터를 정교하게 하나의 모델에 녹여낸 것이지 않나 싶다. 매킨토시의 제품을 고를 때에는 푸른 레벨 미터 디자인의 솔리드 스테이트 제품과 진공관과 검은색 트랜스포머 디자인 사이에서 고민해야만 했는데, MA352의 디자인은 이를 혼합한 새로운 절충안을 제시함으로써 어느 하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참으로 영리한 디자인이라 느껴져서 상품을 기획한 담당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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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에는 각종 단자들이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전작 모델인 MA252 대비 서브우퍼 아웃 단자가 추가되었고 입력단자의 개수가 늘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동일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MM 규격의 포노앰프단을 탑재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앰프 본체에 위치한 입력 셀렉터나 볼륨 노브의 동작은 매우 부드럽게 움직이며 만족스러운 마감 품질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볼륨을 조절해 보면 조절하는 단위가 1% 단위로 움직여서 매우 부드럽고 정밀하게 볼륨을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여겨져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리모컨은 상당히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들며 IR 방식으로 톤 컨트롤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었다.
이어서 내부에 적용된 기술을 살펴보면, MA352 인티앰프는 안정된 동작을 위해 Power Guard와 Sentry Monitor 기술이 사용되었다.
먼저 Power Guard 기술을 살펴보면, 이 기술은 출력 신호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입력 신호에 대한 조정을 통해 스피커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여 스피커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서 안정적인 동작을 꾀했으며 진공관 히터의 불빛으로 현재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예를 들어 제품의 전원을 넣으면 전면 진공관의 히터 불빛이 오렌지색을 띠며 Power Guard 기술이 동작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ower Guard 기술의 수행 결과 이상 징후 없이 정상인 경우 진공관 히터의 불빛이 녹색으로 표시되고 대기 상태에 도달하여 입력 신호를 증폭할 준비가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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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즈가 없는 단락 방지 회로인 Sentry Monitor 기술은 입력 신호를 모니터하여 전류가 안전한 작동 수준을 초과하기 전에 출력 단계를 해제한 다음, 작동 조건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 자동으로 재설정되는 보호 기술이다. 오디오를 잘 모르거나 조작에 미숙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2가지의 보호회로 기술을 통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 단계에서 배려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프리부에 투입된 진공관은 12AX*7A와 12AT7으로 채널별로 각각 1개씩 구성되어 있다. 이들 진공관은 예열시간을 최소화하는 설계로 되어 있고 금속 케이지 안에 보호되어 있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어 보인다. 레벨 미터 뒤에 위치한 파워앰프부의 출력은 8옴에서 200W(4옴에서는 320W)로 MA252의 두 배에 달해, 하급기에서 톨보이 스피커와 매칭할 때 우려되었던 스피커 대응력을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앰프의 댐핑 팩터는 8옴에서 200 정도이고 외장 파워앰프단이나 홈시어터 연결을 위한 프리아웃 출력은 언밸런스 기준으로 최대 8V의 출력 전압을 갖는다. 그 밖에도 헤드폰 단자에도 HXD라 불리는 크로스피드 기술을 적용하여 헤드폰을 통해서도 수준 높은 음을 감상을 할 수 있으며, 헤드폰 임피던스 대응 범위도 넓은 편으로 100옴에서 600옴까지 커버한다. 제품의 무게는 30킬로그램 정도로 전원부 트랜스포머에 상당한 물량 투입이 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크기 대비 튼실한 무게를 자랑한다.
 
 
제품 들어보기
제품의 시청은 로이코 시청실인 하이파이클럽 제2시청실에 방문하여 진행되었다. 리뷰에 동원된 제품으로는 소스기기에 Ayre의 QX-5디지털 허브를 Roon의 End-Point로 소스기기 삼아 MA352 인티앰프에 연결하였고, 스피커로는 B&W의 802D3를 동원하였다. 스피커 모델명은 오타가 아니라 정말 802D3가 맞다. 처음에는 803D3이거나 805D3 이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스쳐 지나갔지만 전작 대비 출력증강이 되었으므로 기대하는 마음으로 청음을 진행하였다.
청음 도중에는 앞서 언급했던 동작 안정화 기술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전원을 껐다가 넣어보기도 하고 MA352 인티앰프가 동작하는 동안 파워앰프부의 사이드에 위치한 히트싱크부를 만져 보기도 했다. 히트싱크는 미지근한 온도로 발열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어 보였고 진공관 부도 예열시간이나 준비 시간이 짧으면서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용자를 배려하는 설계 덕분에 별다른 운용 스킬이 필요해 보이지 않았고, 흡사 라이프스타일의 기기처럼 편안하게 조작하며 사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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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352를 듣고 난 소감을 간단히 요약해서 말해보자면, 기대 이상의 구동력으로 B&W 802D3를 구동해 주었고 예민한 부분 없이 노련한 재생음을 들려주었다. 사실 802D3는 그리 만만하게 구동할 수 있는 스피커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생음의 기대치가 조금 낮았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본 기는 그런 우려를 말끔히 날려주었고 구동력이 확연히 모자랄 때 드러나는 (특히, 재생음이 앞으로 쏟아지는 듯한 공격적인) 성향이 전혀 없이 재생되었다. 음악 장르도 딱히 예민하게 가리지 않았는데,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서 본 기 특유의 고고한 자태를 유지하며 노련하게 재생하는 느낌이 들어 놀라웠다. 시스템 매칭 상황에 따라서 소스기기로 쓰인 Ayre QX-5는 빠른 스피드와 해상도는 발군이지만 QX-5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한 채 시스템에 구성되는 경우(예를 들어 저역이 모자란 시스템에서 연결되는 상황에서는) 재생음 특성이 해상력과 고음이 강조되어 공격적인 성향으로 다가올 수 있는 가능성도 있는데, 본 기는 QX-5와의 연결에서 그런 우려 없이 상당히 안정적인 재생음을 뽑아내주었다. Ayre QX-5의 빠른 스피드는 본 기와의 매칭에서 시너지를 발휘하여 적절한 스피드를 유지하면서도 착색이 적은 중용적인 톤으로 마무리되어 차분한 재생음을 들을 수 있었다.
전면 중간에 위치한 5밴드 톤 컨트롤은 노브별로 표기된 주파수를 중심으로 12dB의 게인 범위 내에서 가감하여 조절할 수 있다. 이를 직접 사용해 본 결과 설치 환경에 따라서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과도한 조작은 음의 투명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최상의 재생음을 위해서는 안 쓰는 것을 추천드리긴 한다. 하지만 설치 공간의 상황에 따라 맨 아래 톤 컨트롤(30)과 가장 고역의 톤 컨트롤(10K)은 상황에 따라 살짝 조정하여 사용하는 것은 본 기에 탑재된 기능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적절한 예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쯤은 꼭 시도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파워코드를 바꾸는 것 못지않게 톤 컨트롤로 재미를 누리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단, 개인적으로는 500Hz의 톤 컨트롤의 사용은 재생음의 투명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고, 500Hz만큼은 아니지만 125Hz와 2K의 사용도 유의할 필요가 있으니 톤 컨트롤 사용 시에 이를 적절히 감안하여 운용할 필요가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
리뷰 당시에 들었던 인상 깊었던 곡을 몇 가지 예를 들어 소개하면서 감상평을 이어가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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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마치며,
1,000만 원 즈음의 인티앰프 시장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혹자에게는 본격적인 하이엔드에 입문하게 되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라이프스타일 기기로서의 끝판왕 위치일 수도 있으며 어느 분에게는 거실에 설치되어 가족들과 함께하는 서브시스템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 가격대의 제품은 다양한 관점에서 활용 가능한 가격대의 제품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에게 어필되어 그 파급력은 대단할 수 있고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가격대의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에 대해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데, 최근 마크레빈슨 5805를 비롯하여 오늘 다룬 MA352 인티앰프처럼 쟁쟁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회사에서의 매력적인 신모델들이 앞다투어 등장하는 것에 대해 매우 반가운 마음이 든다.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매킨토시의 MA352는 뛰어난 구동력을 기반으로 이 가격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는 기기가 아닐까 싶다. 일정 수준 이상의 음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인티앰프에 디자인 포인트를 주고 싶은 이들에게는 본 기 이상의 안성맞춤인 기기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안정적인 실력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수려한 디자인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성능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음을 들려주어, 시스템을 꾸릴 때 상당히 안전한 선택지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특히 예민하게 재생음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본 기가 보여주는 고고한 자태와 일정 수준 이상의 품격을 유지하는 수준 있는 재생음은, 사용하면 사용하실수록 그 진가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시간이 지나도 본 기를 소유한다는 것은 앞으로 계속될 푸른 레벨 미터를 탑재한 후속 모델들과 더불어 변하지 않는 가치를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인티앰프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꾸리시는 분들에게는 본 기를 필청하시고 꼭 한번 심각하게 도입을 검토해 보시라고 적극 권장드리고 싶다. 라이카 M시리즈 카메라를 만난 이후 매킨토시로 이런 기분을 다시 느낄 줄은 정말 몰랐다.
 
출처 : HIFI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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