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오디오의 종합선물세트, 심오디오(SimAudio) ACE MOON MiND 2 올인원 뮤직 플레이어

40주년 심오디오
설립 40주년 심오디오가 올해가 다가도록 기념작 얘기가 없어서 의아스러웠다. 혹시 필자가 잘못 알고있나 싶어하고 있었던 얼마전 드디어 기념 모델이 출시되었다. 40주년 애니버서리 모델은 신제품이 아니라 기존 600i 인티앰프와 680D DAC를 커플로 해서 찬연한 골드 & 퍼플 톤 패키지 버전으로 제작되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필자가 느끼는 건 심오디오는 천상 오디오를 만드는 회사라는 사실이다. 처음엔 ‘왜? 신제품을 하나 새로 만들지 않고?’ 하고 아쉬웠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무슨 숙제라도 하듯 작위적인 기념제품으로 통과의례를 때웠다면 정말 실망스러웠을 것이다. 모회사가 없는 단독 운영 브랜드인 심오디오에 있어, 때가 되어 이전에 없던 무언가가 완성되어 출시하게 되면 그게 비로소 심오디오의 신제품인 것이다.


심오디오는 본 40주년 기념 패키지 또한 자사 제품군에서 올인원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심오디오의 이 ‘올인원’ 카테고리에는 단 두 제품 – 40주년 기념 패키지, ACE – 만이 존재한다. 그러고보니 오소독스 원바디 ACE에 좀더 시선이 끌리게 된다. 대략 3년전부터 집중되어 있는 이 사이즈로 된 일련의 제품들은 마치 새로이 결정된 포맷처럼 심오디오의 최신예 스타일이 되어있다.

 

심오디오의 에이스 – ACE의 디자인 & 인터페이스
심오디오 유일의 원바디 올인원 스트리밍 앰프 Moon Neo ACE는 심오디오의 에이스라는 타이틀 이면에 실은 ‘A Complete Experience’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의 바디에 심오디오가 제공하는 가능한 모든 기능을 통합시키고자 한 의욕적인 제품명이다. 간략히 말해서 ACE는 자체 앱으로 운영되는 유무선 스트리밍과 외부 스토리지의 재생 및 DAC, 블루투스 기반 재생을 수행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AB클래스로 동작하는 심오디오표 앰프이다.


제품의 키가 큰 상위 라인업과 다르게 심오디오의 미들 클래스 제품들은 거의 동일한 디자인 컨셉 – 아마 사이즈가 같은 섀시를 사용하고 있는 듯한 – 을 보인다. 홈페이지나 기타 공간에 배치된 모습에서 느껴지는 심오디오의 디자인 컨셉은 자기주장이 덜한 모습으로 컴팩트하게 인테리어 속에 스며들어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성능 대비 사이즈가 가장 작은 앰프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스피커 중앙에 철퍼덕 누워있지 말고 평범한 인테리어 오디오처럼 선반에 올려놓고 친숙하게 사용하라는 의미로 읽혀진다. 전면패널의 디자인과 레이아웃은 심오디오의 인티앰프들 – 240i, 250i, 340i – 로 익숙한 모습이다. 중앙에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바 양쪽으로 스틸을 덧댄 구조의 서로 다른 두 겹 재질로 제작한 탱크같은 패널은 심오디오의 시니어 디자인이 저변확대되어 일체화된 NEO 버전 디자인 컨셉을 따르고 있다.


좌우대칭구조를 지양하고 우측에만 노브(볼륨)를 둔 심오디오 패널 레이아웃으로 디자인되어 있으며 중앙의 OLED 디스플레이의 레터 램프는 파란색이다. 인티앰프도 240i 까지는 블루 레터, 340i부터는 레드 레터로 변경되는데 취향의 영역이지만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일괄해서 블루톤으로 통일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뒷패널은 인티앰프 시리즈의 레이아웃에 이더넷 및 와이파이 안테나 포트가 추가되어 있다. 심플해 보이지만 거의 모든 입출력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으며, 제품의 포인트를 잊지 않고 있어 보인다. 예를 들면 3개의 아날로그 입력 중에 포노단을 갖추고 있다는 점, 그리고 3가지 디지털 입력 중에 USB 입력을 잊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이 그렇다. NAS와 같은 외장 스토리지를 불러올 수 있으며 블루투스 페어링을 시킬 수도 있다. 블루투스 디코더는 apt-XTM 버전이다.이런 풀 라인업 입력 인터페이스로 현존하는 거의 모든 입력 음원으로부터 물리적 재생 및 스트리밍을 제공한다.


출력쪽을 보면 프리아웃이 있어서 별도 파워앰프를 사용할 수도 있고 액티브 서브우퍼를 붙일 수도 있다. 아날로그 입력들 중 하나를 선택해서 ‘패스-스루’ 입력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은 역시 AV 유저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별도 상설입력이 아닌 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 발전된 설계이다.

스피커 터미널이 촘촘해서 가급적 바나나 핀 단자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사이즈가 큰 스페이드 단자는 끼우려면 손이 좀 저릴 수도 있겠다. 이 부분은 컴팩트한 제품 사이즈에서 오는 한계로 보이는 바, 제품컨셉을 이해하고 바나나 단자에 전념하면 마음이 조금 너그러워질 것이다.

 

ACE 퍼포먼스

앞서 언급했듯이 ACE는 AB클래스 동작으로 50와트(8Ω 기준)의 출력을 낸다. 5와트까지가 A클래스 동작 구간이며, 자사에서 표시하는 출력수치가 실제 시청해보면 훨씬 높게 느껴지는 브랜드들이 몇 있는데 심오디오 또한 그 중 하나이다. 한때는 심오디오의 출력수치가 체감 에너지를 더 높게 하기 위한 의도적 축소표기가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본 제품은 인티앰프 250i를 플랫폼으로 네트워킹기능을 탑재한 제품이다. 250i 기반 설계라면 프리단까지는 밸런스구성으로 이후 파워단은 싱글엔디드로 설계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다른 MOON 시리즈 앰프들과 마찬가지로 디스크리트 구성했으며 고유의 MOON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페어매칭으로 출력단을 구성하고 있다. 또한 심오디오 포트폴리오의 인프라를 아낌없이 활용하고 있는데 포노앰프는 110LP로부터, DAC는 230HAD에 D3 옵션을 추가해서 투입되어 있다.


본 제품을 MIND Streaming Amplifier 라고 칭하는 곳이 있을만큼, ACE는 자사 개발 전용 스트리밍 OS인 MIND(Moon Intelligent Network Device)의 버전 2를 탑재하고 있다. 앱을 다운받아 오디오파일들이 알고있는 대부분의 음원서비스들(타이달 쿠오부즈 디저 등)의 음원을 시청할 수 있다. 버전 1과 비교를 해보지 못했서 조작 인터페이스까지 변경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MIND2 콘트롤 앱은 무척 심플하고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다. 룬이나 기타 이 방면에 선단에 있는 스트리밍 OS들에 익숙해있는 사용자가 보면 자잘한 재미는 덜할 수 있지만 좋게 보아 프로그램의 무게를 줄이고 재생에만 집중할 수 있는 직관적인 플레이 모드 컨셉을 따라 효율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따라 신속하고 두 시간 가까운 시청 동안 에러 한 번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했다. 하지만 MIND 이외에도 룬 인증을 받은 제품이며 MQA 디코딩도 지원하고 있다.


본 제품에 사용된 DAC 칩은 ESS사의 9010K2M으로 PCM으로 32비트/384kHz까지 DSD 256까지 극강의 프로세싱을 수행한다. 필자의 이 제품에 대관 주요 관심사는 전 부문을 심오디오의 제작반경내에서 통합시킨 일체감이 어떤 장점을 발휘하느냐에 있었다. 종종 종횡으로 연합을 하는 게 유행인 최근의 올인원 무대에서 심오디오의 순수혈통 조직력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소리를 들어보기로 하자.

 

사운드 품질
심오디오의 사운드 시그너춰가 있다면 특유의 밀도감이다. 핵이 깊은 스트록을 중심으로 필자가 240i 에서 느꼈던 세세하면서도 귀를 즐겁게 하는 매끄러움이 입혀져 있다. 스피커가 유난스럽지 않다면, 그리고 일반적인 공간이라면 심오디오는 여전히 스피커에 정신이 번쩍 들게하는 추진력과 더불어 가장 보편적인 음악애호가 그룹에게 어필하는 사운드 성향을 보인다. 억세거나 부족하지 않은 채 심오디오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품위있는 베이스와 안정감있는 대역밸런스 정교하고 입체적인 스테이징 섬세한 해상력 등 수정할 내용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음원에 대해 직관적으로 반응한다. 50와트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의식할 수 없이 여전히 팽팽한 밀도가 느껴진다. 빈틈이나 남김없는 밀도로 음원속 정보가 선명한 외곽선을 드러낸다. 공기를 빼서 압축시켜 드러내는 미세한 굴곡이라고 할까? 정교한 이미징이 조합된 스테이징이 입체적이다. 메리 제이 블라이지의 ‘Be Without You’의 베이스 비트는 무거운 쇠망치로 반듯하게 내려치는 충격처럼 강렬하게 꽂힌다. 수축된 보컬의 이미징과 백코러스 베이스 연주들이 속이 꽉찬 채로 선명하게 동작한다. 보컬의 음색 끝에서 힘이 채 사라지지 않은 입자가 미세하게 느껴진다.

 

Sarah McLachlan – Angel

사라 맥라클란의 ‘Angel’ 또한 말쑥하게 윤곽을 그려낸다. 도입부의 낮은 대역 건반도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거품을 걷어낸 채로 부풀어있던 반경을 좀더 압축시켜 들려준다. 묵직한 중량감이 실려온다. 정숙하고 미세한 떨림과 공기의 울림까지 선명하게 묘사한다. 사라 맥라클란의 보컬도 음의 마감에서 살짝 입자감이 느껴진다. 다소 덜 매끄러운 감촉이다.

 

Dua Lipa – Break My Heart

두아 리파의 ‘Break My Heart’는 드라마틱하다. 작은 점에서 시작해서 점차 부풀어 오르는 물체처럼 같은 비율로 지속 확장되어가는 모습이 느슨해지거나 빈틈을 주지 않는다. 단단하게 뭉친 눈처럼 강렬한 탄력이다. 스테이징과 백코러스 악기들의 위치가 선명하게 잡히고 입체적으로 늘어선다. 호쾌한 다이나믹스가 후련하다.

 

The Weeknd – Blinding Lights

위켄드의 ‘Blinding Lights’에서 낮게 드리우는 베이스가 한 번씩 뿜어낼 때마가 선명하게 바닥에 깔려오는 느낌이 일품이다. 산뜻한 비트와 컴팩트한 밀도로 반짝이는 건반은 미니어쳐적인 조각의 다채로운 광채가 느껴져서 좋다. 입자가 좀더 작아진 채로 선명하게 움직이는 느낌인데 여기에 심오디오의 본질이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매시브어택의 ‘Unfinished Symphony’ 도입부의 베이스는 권위감있게 드리우고 사라지며 대역과 다이나믹 반경을 넓혀준다. 템포가 다른 여러 악기가 뒤섞여도 질서있는 해상력으로 명쾌하게 중심을 관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Rachmaninov: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43 – Variation 8. Tempo I

다이나믹한 피아노 연주를 들어보면 낙차가 큰 에너지변화와 강렬한 대비를 보여준다. 트리포노프가 연주하는 파가니니 변주곡 중 8번 변주는 과연 심지가 분명한 피아노를 들려준다. 산만할 순간이 없이 일체감있게 쥐고 흔드는 듯하다.

 

Shostakovich: Symphony No.5 In D Minor, Op.47 – 3. Largo (Live)

한편 넬슨스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3악장은 약간 경직되어 틀린다. 여운이 덜하고 긴장감이 돌아서 지금보다 다소 유려하게 펼쳐주었으면 싶었다. 대역이 넓고 낮은 음이 효과적으로 잘 드리우고 있지만 악기의 하모닉스가 응축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섬세한 현악합주가 일체화되어 들린다. 다른 스피커라면 조금 탄력이 생겨날 수도 있을 부분이긴 하다.

 

Beethoven: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 III. Rondo. Allegro (Cadenza Kreisler)

다니엘 로자코비치가 연주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3악장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오케스트라 합주의 임팩트 순간은 호쾌한 맛이 좋은 한편으로 이런 응축된 에너지와 밀도감이 이 곡에서는 팔짱을 좀 풀었으면 싶은 순간들이 있다. 이런 여린 뉘앙스를 포착해서 가볍게 날릴 곳은 나풀거리게 두었으면 싶다.

 

Diana Krall – Autumn In New York

다이아나 크롤의 ‘Autumn In New York’ 은 파랗고 쓸쓸하다. 물리적 표현으로는 아쉬울 곳이 거의 없는 손색없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휘몰아칠 곳과 미세하게 떨어주어야 할 곳 낮게 드리울 곳과 깊고 넓게 공간을 연출해주어야 할 곳을 잘 이해하고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 다만 숨을 쉬게 해주었다 다시 다져놓는 컨트롤을 융통성있게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심오디오를 앞에 두면 뭔가 드라마틱한 대비나 강렬한 쾌감을 느껴보고싶어진다. 본 제품 또한 그런 심오디오의 기질을 내려받았다. 하지만 그게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을 감성으로 채운다는 데 주목하게 된다. 시청은 다인오디오의 이보크 30을 통해서 진행했으며, 스트리밍 품질을 비교하기 위해 오렌더의 A30을 통해서도 같은 곡들을 시청했다. 심오디오의 스트리밍 출력물은 앰프의 성향과는 다소 다르게도 눈에 뜨일만큼 매끄럽고 유연했다. 종합적인 프로세싱의 결과물이긴 하지만 AK와 ESS 성향의 차이가 잘 대비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심오디오의 통합시스템
올인원 제품의 홍수 속에 살고있다. 목하 꽤 많은 하이파이 브랜드들 사이에 트렌드가 되어있다. 앰프 회사들은 스마트 스트리밍 시스템을 찾아다니고 스트리밍 플레이어 제조사들은 최적의 증폭단을 확보하고자 한다. 둘 이상의 브랜드가 꽤 오랜 기간을 신중히 접근한 콜라보레이션은 성공을 거두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없는 졸속진행으로 두 브랜드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이종교배가 나오기도 한다. 사운드의 일체감이란 그렇게 중요하고 어려운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자체 패밀리내에서 전 부문을 동원할 수 있는 조직은 행복할 것이다. 그 또한 조합을 만들어내는 일에 신중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겠지만 서로의 상황을 잘 알고있는 커플링은 좋은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심오디오 유일의 원바디 올인원 ACE는 시청을 할 수록 매력적이다. 음악적 표현에 뛰어나고 사운드적인 존재감이 분명하다. 이 평범한 크기 속에 오디오파일이 음악을 듣기 위한 일은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유정신이 있다. 어느 기능이 더 특화되어있다라고 하기 어려울만큼 각 부문이 고른 성능을 발휘한다. 제품을 여럿 늘어놓는 게 이제 좀 지겹거나, 크고 열이 많이 나는 앰프에 거부감이 있으면서 고성능이 보장되어야 하는 오디오파일에게 만족감이 높을 제품이다. 혹시라도 심오디오의 이전 제품으로 인해 선입관이 있는 오디오파일에게도 좋은 계기가 될 제품이다.

다만, 이런 동일 스펙 바디에 여러 제품을 나눠 싣는 일은 장단점이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확고해지는 효과가 있는 반면에 개별 제품의 존재감은 다소 약화된다.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어느 제품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대여섯 인티앰프들이 혼재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제품에 숫자가 아닌 ACE란 타이틀을 붙인 건 의미가 있어보인다. 다만 이 제품으로 인해 다른 동급 인티앰프들의 존재감이 묻힐까 그게 염려될 뿐이다. 처음으로 심오디오의 유저가 되고싶은 경우라면 당연하게도 우선 추천하고 싶다.

Written by 오승영

출처: Full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