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평론이라는 일을 하면서 다양한 회사의 엔지니어나 CEO 등을 만나게 되었다. 그중 인상적인 인물로 오디오퀘스트를 주재하는 빌 로우(Bill Low)를 꼽을 수 있겠다. 사실 이쪽 관련 인사들을 만나면 주로 자기 브랜드나 신기술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게 되는데, 빌의 경우는 이를 좀 넘어선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자사의 기술력이나 장점을 자랑하는 것은 기본이요, 그 외에 음악이나 역사, 교양 등 관련 분야가 놀랍도록 방대해서 마치 무슨 교수를 만나 강의를 듣는 듯하다. 세상에 참 박식한 분이 많기는 하지만, 빌 역시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내공의 소유자인 것이다.
첫 인상부터 그는 남달랐다. 덩치가 크거나 우락부락한 이미지는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학구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풍겨서, 단순한 엔지니어나 비즈니스맨과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