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N 클라이막스 DS/3에 적용된 Katalyst란 무엇인가?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하이엔드 DAC는 급격히 변화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화를 이룬 분위기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무의미한 오버 스펙을 제시하는 곳도 있지만 트랙 하나에 1기가가 넘는 음악 파일이 필요한 시기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전설적인 연주자들의 레코드 유산을 더 광범위해진 포맷에 담는다고 극적으로 좋아지진 않기 때문이다.
 
신기한 일이다. 초창기 디지털 소스기기라 일컬었던 CD 플레이어가 16비트(비츠가 정확하고 혼용했지만 비트로 쓰겠습니다)에서 24비트를 지원하고 오버 샘플링을 지원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아날로그 회로를 최적화 하고 전원부를 손대면서 음질을 개선시켰다. 지금은 다른 방향으로 음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데 다양한 디지털 필터를 응용하여 적용하고 있으며 디지털 프로세싱을 통해 지터를 억제하고 있다.
 
그러니까 소프트웨어를 통한 음질 개선이 지금 시대의 DAC에선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USB 오디오와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시장 쟁탈전도 관전의 대상이었다. 한 때 분위기는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크게 선전하기도 했지만 Roon의 등장으로 다시 USB 오디오와 분위기는 팽팽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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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지금처럼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LINN DS 존재의 힘이 컸다. 2007년 클라이막스 DS의 등장으로 USB 오디오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 전에 시작 되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파일 뮤직 플레이에 대한 플랫폼의 개념조차 명확히 서있지 않았다.
 
LINN은 DS를 위한 컨트롤 소프트웨어와 사용 환경을 크게 개선하면서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은 수의 플레이어가 판매 되었다. 그리고 같은 섀시를 기반으로 음질 개선의 여지가 있을 때 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진행시켰다.
 
그리고 내년이면 DS 탄생 1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에 1년 앞서 클라이막스 DS/3를 탄생시켰다. 단순히 클라이막스 DS/3가 아니라 클라이막스 Katalyst라는 이름으로도 홍보하기 시작했다. 카탈리스트라는 이름은 LINN의 최신 DAC 회로를 상징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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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리스트가 적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지털 프로세싱 과정과 최종 아날로그 아웃풋의 결과물의 예>

 
 
1991년 누메릭에 사용된 DAC 회로가 1세대이며 2세대 DAC은 하이엔드 오디오파일이라면 거의 모든 이가 아는 CD12에 탑재 되었다. 3세대 역시 클라이막스 DS를 위해 디자인 되었는데 4세대 DAC는 카탈리스트라 명명 되었으며 클라이막스 DS/3에 탑재 된다.
 
쉽게 설명하자면 클라이막스 DS/3는 완전히 새로워진 카탈리스트 DAC이 이식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DAC에 대해서 먼저 이해해야 한다. LINN의 클라이막스는 하나의 섀시에 전원부와 디지털 플랫폼 보드, DAC 보드가 격리되어 수납되어 있다. 솔리드 알루미늄 섀시이기에 가능한 디자인이다.
 
클라이막스 DS/3의 카탈리스트 DAC는 기존 DAC 회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먼저 지적하고 있다.
 
결론적으론 회로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이다.
 
DAC 회로라고 한다면 간단하게 외부에서 전원을 공급해 주면 동작한다고 생각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이 회로 안엔 상당히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첫 번째 전원부이다.
 

 

LINN은 SMPS 방식의 전원부를 가지고 있다. 컴팩트한 크기에 하이엔드 소스기기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클라이막스 DS/2나 클라이막스 DS/3의 메인 전원부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LINN은 클라이막스 DS가 출시 된지 얼마 안되어 “다이나믹 파워 서플라이”를 개발했다. 이 때 개발된 전원부가 지금까지 쓰이고 있으니 그 완성도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다이나믹 파워 서플라이”는 LINN의 여러 상급 모델에 적용시키기도 했다.
 
앞서 언급했지만 카탈리스트는 LINN의 4세대 DAC를 총칭하는 것이다. DAC에는 단순히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과정 외에도 많은 것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면 아날로그 증폭 회로등과 같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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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리스트가 적용될 경우 디지털 프로세싱 과정에서 완벽에 가까운 계단 모양의 파형이 그려져 최종 아날로그 결과에서 이상적인 사인파가 그려지는 예>

 
 
하지만 DAC 회로에는 단순히 칩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파트의 소자들을 동작시키기 위한 전압을 만들어내는 회로도 포함하고 있다. 카탈리스트 DAC의 핵심 중 하나이다. 결국 DAC 회로의 완성도는 회로 내에 레귤레이터 회로가 얼마나 정교한지에 따라 다르며 이 회로가 정교할수록 좋은 음을 내는 것은 교과서적인 얘기이다.
 
카탈리스트 DAC은 이 점을 파고 들었다.
 
카탈리스트 DAC은 이전 클라이막스 DAC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몇 가지 문제점들을 발견하였다. 이걸 모두 노이즈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인데 이런 노이즈는 기준 레벨(Reference Level)의 전압을 공급시키는데 불안한 요소로 작용되기도 했다. 실제 제품의 커버를 열어 몇 가지 부분들을 측정 장비로 점검해 보면 전압이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보통 기준치를 만들어 변동이 이 범위에 있으면 통과 시킨다.
 
하지만 최근 하이엔드 메이커들은 많은 부하에도 영이 몇 개 붙는 소수점의 전압까지 변동이 거의 없는 제품들을 개발해내고 있다.
 
카탈리스트 DAC은 이를 위해 레이아웃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 놓았다. 클라이막스 DS/3의 경우 고성능 컴퓨터 수준의 멀티 레이어 PCB에 회로를 담고 있기 때문에 레퍼런스 가이드에 의지해 회로를 디자인하는 다른 메이커와는 난이도가 다르다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좀 더 세분화 된 독립 전원 공급이다.

 

사실 모든 회로는 하나의 형태로 엮이게 된다. 결국 최종 결과물은 첫 번째 설명과 연동되는 회로이기도 하다. 카탈리스트 DAC는 좀 더 세분화 된 전원을 회로 내에서 만들어낸다. 앞서 설명한대로 클라이막스 DS/3는 여러 파트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어느 한쪽이 갑자기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더욱 많은 전류를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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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막스 DS/2와 DS/3의 외형은 동일하지만 성능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핸 클라이막스 DS/2 VS DS3>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전원부의 품질에 따라 미세한 전압 드롭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작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하지만 클라이막스 DS/3는 이미 얼티밋 수준에 올라와 있는 파일 뮤직 플레이어이다.
 
클라이막스 DS/3는 좀 더 세분화된 레귤레이터를 탑재해 독립 전원을 공급해 낸다. 이 기술은 개별 전원 공급으로 인해 각기 다른 회로가 부하가 적든 만든 다른 쪽의 회로에 순간적인 미세한 전압 드롭이나 디스토션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세 번째는 마스터 클럭의 품질 향상이다.

 

 
결국 이것도 전원부와 연관이 된 것이다. 마스터 클럭은 전원부의 품질이 어느 파트보다 재생음의 큰 영향을 끼친다. 모든 디지털 파트는 디지털 방식이지만 클럭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동작하기 때문이다.
 
클라이막스 DS/3의 카탈리스트 회로는 마스터 클럭에 독립된 전원을 공급해준다. 이를 통해 타이밍의 정확도를 개선시키며 이것이 음질로 나타나는 것이다.
 
 
 
네 번째
 
클라이막스 DS의 경우 전통적으로 룬달사의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하고 있다.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디지털 성분의 노이즈 필터링하기 위해서이다. 클라이막스 DS/3도 마찬가지다. 차이가 있다면 역시 모든 파트를 움직이는 전원부의 품질 개선에 있다. 모든 소스기기는 클래스 A로 동작한다. 전력 소모가 크지 않지만 앞서 언급한 내용 때문에 상황에 따라 미세한 디스토션들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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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그래프가 클라이막스 DS/2의 측정치이며 파란색 그래프가 카탈리스트가 적용된 클라이막스 DS/3이다. DS/3쪽이 훨씬 조용하다>

 
 
 
하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개선으로 아날로그 출력 품질 역시 개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클라이막스 DS/3는 외형만 이전 모델과 같일 뿐 풀 체인지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를 쉽게 표현하고자 LINN은 하나의 예를 만들었다. 카탈리스트가 적용되지 않은 경우 디지털 신호를 입력하면 디지털 레벨에서 부터 완벽한 계단형 파형을 그리지 못하(디스토션에 의해)며 이는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 되었을 때 완벽한 사인파를 그리는데 어려움을 일으킨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디스토션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사실 그림들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저렇게 극단적으로 펼쳐지진 않는다. 그만큼 이전 세대의 클라이막스 DS/2 역시 훌륭한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단지 카탈리스트가 더욱 돋보일 뿐이다.
 
두 번째 그림을 참조해 보면 카탈리스트 DAC을 적용했을 땐 똑 같은 데이터를 입력해도 디지털 레벨에서 계단이 분명히 그려지며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 되었을 때 완벽한 사인파가 그려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을 클라이막스 DS/2 VS 클라이막스 DS/3로 오디오 프리시젼의 장비를 통해 잡음 레벨을 측정해 보아도 여실히 드러난다. 첫 번째 측정 그래프와 두 번째 측정 그래프는 두 기기를 동일한 조건에서 측정했을 때 나타나는 레벨을 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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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별 측정 수치를 마스하여 비교 가능한 자료, DS/2쪽은 수 많은 구간에서 피크가 발생하지만 DS/3는 일률적이다. 이 차이가 한 단계 더 높은 재생음의 완성도를 만들어 낸다>

 
 
 
빨간색 그래프는 클라이막스 DS/2이며 파란색이 카탈리스트 DAC이 탑재된 클라이막스 DS/3이다. 측정 결과치 만으로도 카탈리스트 DAC이 탑재된 클라이막스 DS/3쪽이 훨씬 조용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두 번째 그래프 역시 직접적인 비교를 위해 클라이막스 DS/2 측정치와 클라이막스 DS/3 측정치를 마스킹 한 것인데 특정 대역에서 빨간색 그래프가 피크를 일으키는데 비해 카탈리스트 DAC가 탑재된 클라이막스 DS/3는 무척 일률적인 특성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클라이막스 DS/3의 이런 특성은 음의 다이나믹스를 크게 개선시키고 있다. 클라이막스 DS/2와 DS/3를 직접 비교해 보면 이런 특성은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무엇보다 지난 25년 이상 LINN이 지켜온 디지털 소스 기기에서의 음색이 클라이막스 DS/3에서 잘 계승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매끈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유지하면서 저역의 다이나믹이 크게 개선됨을 느낄 수 있는데 전 대역에 걸쳐 두 번째 그래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부분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조금 더 속내를 들여다 보면 굉장히 파격적인 변화가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최종적으로 모든 이유에 대한 해답으로 DAC 칩의 변화이다.

 
LINN은 클라이막스 DS에서 DS/1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을 때 룬달사의 출력 트랜스포머를 교체, 계량하여 좀 더 넓은 밴드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울프슨사의 DAC를 고집했다. 당시로썬 획기적은 스펙을 담고 있었지만 경쟁사들은 지속적으로 획기적인 DAC 칩을 개발해 냈다.
 
LINN은 안목과 고집이 있는 회사다.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으면 무엇을 바꾸지 않으려는 고집이 있다. 그들의 R&D 규모가 전 세계 하이엔드 메이커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 이들이 무엇을 선택하는데 얼마나 신중을 기하는지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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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막스 DS/3 커버를 열어 내부를 확인하게 되면 카탈리스트 DAC 아키텍쳐 로고가 선명히 보인다>
 
 
카탈리스트 DAC이 발표 되면서 드디어 울프슨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사이 카세이의 AK4497 DAC 칩을 탑재했다. 32비트에 최대 768kHz 샘플링 레이트를 처리할 수 있는 스펙을 가졌다. 이것을 채널당 하나씩 사용하면서 듀얼 DAC을 구성하고 있다. 하나의 DAC 칩을 사용했을 때 보다 전류를 2배나 여유롭게 흘려 디스토션을 줄일 수 있으며 카탈리스트 DAC과 같은 측정 결과를 나타내기 위해선 필수적인 조건이기도 하다.
 
현재 상당수의 고성능 DAC를 생산하는 메이커에서 사용하고 있는 DAC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도 하나 더 있다. AK4497 DAC 칩은 DSD 포맷 입력(최대 22.4MHz 샘플링 레이트)도 지원한다는 사실이다. 클라이막스 DS/3는 여전히 DSD 포맷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이전 클라이막스 DS 세대 때와는 다르다. 기존 울프슨사의 DAC 칩은 DSD 재생 스펙 자체가 제한 되었지만 클라이막스 DS/3는 LINN이 마음만 먹으면 DoP나 다른 형태로 언제든지 지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뿐만 아니라 AK4497 DAC 칩의 경우는 32비트에 최대 768kHz 샘플링 레이트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차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 높은 샘플링 레이트의 처리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키는 DAC 칩 변화에 있었으며 이에 따라 레이아웃의 변경 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새로운 세대의 DAC를 개발한 것이고 이것을 카탈리스트라 명명하게 된 것이다.
 
클라이막스 DS/3는 어느 때 보다 큰 변화를 불러왔다. 이것이 클라이막스 DS 시리즈의 4세대 모델이며 디자인 변경 없다는 이유로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LINN은 자신들의 레퍼런스 모델에 있어서도 지속적은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으로 앞으로도 디자인은 쉽게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반적으로 클라이막스 DS/3의 변화는 이 정도이다. 외형을 제외한다면 풀체인지에 가까운 변화라고 봐도 과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LINN이 얼마나 많은 지원을 해줄지 기대되는 부분도 크다.
 
 
출처 : H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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