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O S1 MK2 – 2웨이 스피커의 놀라운 고/중역 표현력

 
 
요즘 공들였던 프로젝트 하나가 마무리 되고 있다. 재생음의 튜닝 작업에 참여한 것인데 제품명은 말하지 않아도 알 사람은 알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스피커와 마주할 일이 조금 많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느낀 것인데 스피커의 특성은 다 다르다. 이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아마 하이파이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도 “저 사람 왜 당연한 얘기를 하지?” 라는 생각도 가질 것이다.
 
내 이야기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바로 스피커의 모니터적 성능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스피커의 재생음은 아주 복잡한 구조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다. 그 구조는 간단하다. 하지만 설계자가 의도한 재생음을 만들기 위해선 무척 어려운 계산이 필요하다. 이건 마치 사람을 화성에 보내기 위한 만큼의 정교한 물리와 수학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
 
진동판이 가지는 무게, 경도, 강도에 따라서도 주파수 특성은 변한다. 지금까지 지구상엔 완벽히 평탄한 주파수 특성을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는 없었다. 이는 진동판 자체가 가지는 레조넌스에 의해 하모닉이 생기며 디스토션이 생기 때문이다.
 
캐비닛은 악기의 울림통의 개념과 완전히 다르다고 오래 전부터 설명하고 있지만 아직도 캐비닛은 소리의 울림통이라 생각하고 통울림이 있는 스피커가 좋다고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는 이들도 전 세계적으로 많다.
 
하지만 캐비닛 문제를 잡더라도 스피커가 자연음 재생에 도달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결과적으로 하이엔드 오디오는 절대 객관적으로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주관적인 성향이 강한 취미 생활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아무튼 내 이야기의 취지는 나는 어떤 목적이 있을 때 마다 사용하는 스피커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레코드 재생을 위해 좋아하는 스피커 선택과 어떤 제품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스피커의 선택이 다르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 재미나게도 소스기기의 특징과 미숙함이 잘 드러나는 스피커, 파워앰프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스피커, 그리고 케이블 특성이 잘 드러나는 스피커로 나뉜다.
 
여기엔 무척 폭 넓은 의미가 담겨 있는데, 음질과 음색을 논하기 전에 사운드 스테이지나 포커스, 인스트루먼트 포지션, 심도 등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스피커가 있고 또 케이블 특성을 잘 드러내는 스피커의 경우 특정 대역에만 만들어지는 묘한 화장기를 소리로 표현해주는 스피커도 있다.
 
많은 스피커들이 모니터 성능에 대해 정점에 올라 섰다 이야기 하지만 표현하는 바가 다 다르며 특성도 다 다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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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스피커들은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어느 것 하나 미숙한 컴포넌트가 연결 되었을 때 그것을 그대로 토해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소리를 만드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 물론 장점도 존재한다. 그건 특별히 가리는 장르가 없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레코드에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향을 간직한 채 진화하는 스피커도 있다. 매지코의 최신 스피커들이 그렇다. 하지만 매지코의 스피커들은 연결된 컴포넌트들의 미숙함이 소리에 최대한 드러나지 않는 쪽으로 소리 방향을 잡아낸 것 같다.
 
매지코의 최신 스피커들의 설계를 보면 우선 레조넌스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캐비닛 설계와 디스토션을 크게 억제하기 위한 진동판의 설계, 그리고 전기 신호가 물리적인 운동 에너지로 바뀌는 트랜스듀싱 과정에서 손실을 최대한 억제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착색이 없는 스피커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드라이버가 가지고 있는 음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도 엿보인다. 이것이 오늘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매지코 S1 MK2에 대한 이야기이다.
 
솔직히 최근 들어 엄청난 가격에 2웨이 스피커들이 등장했다. 이런 스피커들의 공통점은 단지 2웨이 스피커로써 북쉘프 형태가 아니라 스탠드 일체형이던지 플로어 스탠등형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장/단점이 있겠지만 플로어 스탠드형 디자인이 좀 더 이상적이다. 그게 2웨이 일지라도.
 
매지코 S1 MK2는 플로어 스탠드형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오직 매지코만의 전유물이라 이야기 할 수 없는 헤비 스펙의 압출형 모노코크 캐비닛을 사용하고 있다. 캐비닛 스펙은 동사에 S3 MK2에 비해서 수치가 조금 줄어들긴 했으나 2웨이 디자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결과물의 효과는 S3 MK2를 능가한다.
 
그 이유는 9인치 더블 우퍼의 사용 유/무로 캐비닛에 쌓이는 스트레스가 그만큼 덜하기 때문이다.
 
매지코 S1 MK2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스피커가 2웨이 디자인으로써 고성능 드라이버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미드/우퍼는 7인치 구경에 그래핀 나노-텍 콘이 사용되어 중역과 더불어 저음 재생을 담당하고 있으며 고역엔 1인치 구경에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진동판이 채용되고 있다.
 
얼핏 보면 S3 MK2에 9인치 더블 우퍼가 생략된 2웨이 스피커 디자인 같지만 S1 MK2는 2웨이 디자인이 가지는 재생음의 특징과 더불어 채용된 드라이버들이 가지는 특징이 아주 잘 맞물려 S3 MK2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애론 울프는 S1 MK2라는 스피커에 대한 완성도를 보다 높이고 싶어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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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이덴티티는 S3 MK2와 거의 같지만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지는 스피커로 완성되었다. 이것을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는 능률이었으며 S1 MK2는 86dB로 설계 되었다. 이렇게 7인치 우퍼 드라이버를 진폭 시키는 것이다.
 
S1 MK2 스피커가 가지는 재생음의 특성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쯤에서 능률이 스피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능률은 보통 1미터 거리에 측정용 마이크를 두고 이뤄지는데 1와트를 입력했을 때 출력되는 스피커의 음압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숫자가 우리에게 모호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86과 90이란 숫자는 그리 크지 않은 차이를 보이지만 파워앰프의 출력으로 따지면 2배 이상이다.
 
그래서 저능률 스피커들의 특징은 출력이 그만큼 받쳐주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일반적으로 깊은 저음까지 재생하기 위한 2웨이 스피커들에서 저능률 디자인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는 실질적인 볼륨 구간에서 파워앰프의 출력을 이용해 더 깊은 저음을 내기 위한 선택적 디자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스피커 디자인에서는 좋지 못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바로 캐비닛의 통울림이다. 하지만 매지코 S1 MK2는 매지코의 전유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헤비 스펙의 금속 모노코크 캐비닛이 채용되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아주 크게 나타난다.
 
그리고 이 시너지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 보다 더 큰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데 S1 MK2가 재생하는 고/중역에 특성이 상급 모델인 S3 MK2보다 상위 라인업인 M3에 좀 더 가까이 표현된다는 사실이다.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청음 하는 동안 이 부분이 가장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다.
 
사실 S1 MK2에서 S3 MK2의 저음을 기대할 수 없다. 성격이 전혀 다른 스피커이기 때문이다. 저음의 양감, 더 나아가 M3에 가까운 저역을 기대하는 이들은 S3 MK2를 선택해야 할 것이지만 M3에 가까운 고/중역에 특성을 바라는 이들이라면 S1 MK2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리해보면 애론 울프란 사람은 굉장히 치밀하다. 제품에 따라 분명한 캐릭터를 주입하고 또 이 둘의 성능을 동시에 원한다면 M 시리즈를 선택하면 된다는 논리를 무척 간단 명료하게 재생음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S1 MK2의 재생음은 정말 매력 그 자체였다. 개인적으로 오리지널 S1이 가지고 있는 재생 특성을 경험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당시엔 매지코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스피커일 뿐 더 이상의 매력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그냥 라인업을 채우기 위한 하나의 스피커 모델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이는 내가 제대로 된 재생음을 경험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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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S1 MK2는 머뭇거림 없는 아주 환상적인 중고역의 음색을 가지고 있었고 파비오 비욘디가 이끄는 에우로파 갈란테의 현악 연주에서 그 질감을 확인하였을 때 굳이 이전에 M3를 통해 경험했던 그 질감의 표현을 떠올리려 애쓰지 않아도 떠올랐다는 것이다.
 
S1 MK2가 이런 성능을 가지게 된 것은 매지코를 이끄는 애론 울프 입장에서도 파격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라 생각 되었다. 하지만 현재 매지코의 엔트리 모델은 S1 MK2이고 선택할 수 있는 비교적 부담이 적은 스피커이기에 이런 선택을 통해 고객에게 매지코가 어떤 회사인지를 정확하게 인식시켜 주고 싶은 마음에서부터 비롯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S1 MK2는 무척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음색을 표현한다. 수 많은 여성 보컬 재생에서 나를 사로 잡았던 것은 사라 맥라클랜이었다. 사실 그녀의 앨범은 트랙에 따라 이펙터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된 경우가 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절대적인 평가가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영롱하게 펼쳐졌는데 이런 특징은 풍부하게 퍼지는 배음에 비롯된 것이었다. 이 앨범을 선택한 이유는 매지코의 M3에서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
 
앞서 현악 재생에 대해서도 설명했지만 매지코의 현악 재생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스트링의 팽팽함을 기본으로 한 까끌한 느낌으로 묘사되지만 긴장감 없이 털 끝이 솟는 묘한 쾌감이 묻어난다.
 
이런 재생음의 표현력은 S1 MK2는 2웨이 디자인으로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의 위력이 그만큼 나타나기 때문이다. S3 MK2도 같은 트위터를 채용하고 있지만 S1 MK2에서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는 소리의 밸런스는 시소와 같아서 2웨이 디자인 쪽이 그만큼 고음 표현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가 채용된 2웨이 스피커인 S1 MK2가 재생하는 고역의 광채는 일반적인 2웨이 스피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고역의 광채는 라이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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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가지 더, 이런 기술적 특징을 등에 엎고 펼쳐내는 사운드 스테이지도 무척 좋다. S1 MK2는 다른 스피커 보다 스윗스팟 세팅이 무척 중요하게 느껴졌는데 위치를 크게 상관하지 않고 리스닝에 임하다 스윗스팟 안에 들어서면 귀가 먹먹하다 뻥 뚫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재생음이 열리고 펼쳐진다.
 
물론 2웨이 스피커로 광대역 지향에 그만큼 제약이 따르지만 고성능 트위터로 인해 적절한 크기에 공간 내에서 그곳 공기를 모두 소리로 뒤덮어버리는 사운드 스테이지를 경험할 수 있다. 수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목매는 오디오적 쾌감으로 펼쳐진 사운드 스테이지 안에서 드럼 셋의 스틱 질감은 내가 무대 중심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고 그만큼 나를 무대로 빨아 들였다.
 
S1 MK2는 2웨이 스피커이기에 저역의 한계는 분명하다. 하지만 2웨이 스피커의 장점으로 3웨이 스피커 디자인과 비교해 미드/우퍼에 하이패스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큰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중역 표현에서 좀 더 많은 정보량이 귀에 와 닿는다.
 
물론 2웨이 스피커는 저역 재생에 있어서 알 수 없는 헛구역질과 같은 이질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데 매지코의 S1 MK2는 이런 위화감이 적다. 이건 디자인이 가져온 결과물로 S1 MK2는 밀폐형 스피커 디자인으로써 일반적인 덕트 디자인에 저음 반사형 스피커와는 다르다.
 
S1 MK2는 적절히 저역의 양감을 살려내면서도 밀폐형 디자인을 통해 저역의 완만한 커브를 유도해 2웨이 스피커로써 무척 자연스러운 저음을 표현해 낸다. 비교적 넉넉한 캐비닛 볼륨과 금속 모노코크 디자인이 결합되어 이것이 S3 MK2와 같이 놓인 경우 S1 MK2에서 재생되고 있는 소리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물론 글의 앞 단에서 S1 MK2의 경우 능률이 86dB로 상당한 출력을 지닌 파워앰프가 필요하다 설명했지만 실제 리뷰를 위해 사용한 앰프는 옥타브사에 진공관 인티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구동 역시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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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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