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tellation(컨스텔이션) Inspiration Preamp 1.0, mono 1.0 PowerAmp

촘촘히 늘어선 별들이 각기 다른 형상으로 빛나며 모여 있다. 은하수 저편 넘어 작고 큰 별들이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패턴은 전갈 혹은 천칭 등 총 88가지로 이합 집산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저 너머에는 별자리와 은하수, 블랙홀과 여러 성운들이 복잡하게 공생하고 있다. 하이엔드 오디오 씬을 이끌어나가던 엔지니어들이 이제 백발의 모습으로 현존하고 있다. 살아 있는 전설 댄 다고스티노, 넬슨 패스는 하이엔드 앰프의 존재 이유를 평생 설파했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 독일, 일본 등 각 나라마다 레전드는 살아있다. 마치 하늘에 관측되는 성좌처럼 이 씬을 반짝반짝 빛내는 존재들이다.

 

컨스텔레이션은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들의 집합이다. 얼마 전 출시된 Domino 라인업의 Leo 는 마치 성운과 성운의 형상을 기하학적 패턴 위에 온전히 완성되어 선보였다. 마치 모두가 잠든 새벽 도시로 떨어진 별똥별처럼 컨스텔레이션의 등장은 세상을 오디오파일을 깜짝 놀라게 했다. 볼더나 댄 다고스티노 등 이후 다시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대형 프로젝트, 대형 스케일의 정통 분리형 앰프로부터 시작을 알렸다. 알테어 프리, 헤라클레스 파워앰프 등 한동안 잠잠했던 얼티밋 하이엔드 앰프의 화려한 출격이었다. 윌슨이나 매지코 TAD 등 많은 스피커 메이커들이 컨스텔이션과 테스트, 시연하기 시작했다.

 

컨스텔레이션의 디자인 하우스는 현존하는 천재급 엔지니어로 가득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오디오파일 두 명의 의기투합이다. 바로 데이빗 페이와 무랄리 무루가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오디오파일이자 풍부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꿈의 오디오를 만들겠다는 포부에 차있었다. 첫 발자욱은 아날로그 기기부터 시작했다. 다름 아닌 컨티넘 랩스의 설립이다. 전 세계 오디오파일은 물론 평론가들의 로망 캘리번을 기억한다면 맞다. 현대 아날로그 턴테이블 설계의 총체이며 현재도 그 아성은 무너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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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턴테이블 세계를 정복한 그들이 다음으로 발을 내딛은 분야는 피해갈 수 없는 분야. 바로 앰프 쪽이다. 이미 포노앰프는 개발이 끝났고 1000단계 로딩 임피던스 조정이 가능한 혁신을 이룬 바 있다. 이 모든 것은 최고 수준의 맨 파워로부터 추진력을 얻었다. 컨스텔레이션은 여러 천재적 엔지니어를 찾아 나섰고 그 면면은 놀랄만한 수준이다. 패러사운드 설계자이며 그 이전으로 올라가면 벤데타 리서치와 마크 레빈스, 오더블 일루젼스의 포노단을 설계한 존 컬과 조우할 수 있다. 또 한 명은 제임스 본 조르노. 트랜지스터 앰프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다이나코, SAE, GAS, SUMO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명기를 만든 그다. 이 외에도 PS오디오 앰프 설계자인 바스콤 킹은 물론 오디오 알케미의 리더 피터 매드닉이 각 분야를 책임진다.

 

중요인물 중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피터 매드닉. 전체 엔지니어링 총괄책임을 맡았다. 그러고 보니 한 명 더 있다. 우리에겐 에어 어쿠스틱스, 플레이백스 디자인, 에이프릴 뮤직 Eximus 의 기구적 설계 디자인 및 가공으로 익숙한 Neal Feay Company의 알렉스 라스무센이 참여하고 있다. 역대급 엔지니어들의 연합이다.

 

컨스텔레이션의 우리 시대 하이엔드 오디오 씬에서 수십 년간 엔지니어링의 일인자로 살아남은 수석들의 합작품이다. 단지 앰프뿐만 아니라 일반 음향 가전이 아닌 고순도 ‘High Definition’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엔지니어링이 기저에 녹아있다. 전류, 진동, 차폐, 디스토션, 증폭 방식 등 시그널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까다롭게 검토하고 엄정하게 관리한다. 일단 프리앰프 인스피레이션 1.0 은 레퍼런스와 퍼포먼스 등 상위 시리즈와 동일한 회로를 가진다. 단지 하위급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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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부에서부터 전체 회로 레이아웃 등에서 흠 잡을 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원부는 R 코어 트랜스포머를 좌/우 채널에 각 한 개씩 듀얼 모노 방식으로 장착해 채널 간섭을 없애고 넉넉하고 깨끗한 전원을 공급한다. 더불어 EI 트랜스포머가 하나 보이는데 이는 프리앰프의 여러 기능 제어 회로에 사용할 전원만 공급하다. 신호 컨트롤에 연계되어 전이될 수 있는 노이즈를 신호 전송 부분에서 완전히 격리시키기 위해서다. 더불어 라인스테이지 회로와 전원부 자체를 섀시 안에서 효율적으로 분리시켰다. 심지어 라인스테이지 회로는 부드러운 재료를 활용해 플로팅 했다. 신호 전송, 증폭 구간에 대한 대단히 편집증적인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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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스텔레이션의 전체 프리 라인업이 여타 하이엔드 프리앰프와 명백히 구분되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서 게인 모듈은 대표적이다. 라인스테이지 게인 모듈은 별도의 서보 회로를 사용해 +와 -, 즉 포지티브 신호와 네거티브 신호의 완벽한 밸런스를 얻어내고 있다. 어떤 착색이나 왜곡이 일어나기 힘든 구조다. 당연히 풀 밸런스 회로로 구성된 회로며 좌/우 채널은 물론 +, – 신호의 완벽한 분리 등으로 슬루 레이트(Slew rate) 측정치가 굉장히 높아 과도응답특성이 뛰어나고 주파수 응답 특성은 100kHz까지 확장된 광대역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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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짝 파워앰프 인스피레이션 모노 1.0 은 말 그대로 좌/우 채널 신호를 각각의 파워앰프가 증폭하는 모노블럭 앰프다. 처음 마주 대하면 마치 과거 볼더 A클래스 앰프를 떠올리게 할 만큼 대단히 멋진 섀시를 가지고 있다. 양 옆으로는 과거 크렐, 마크 레빈슨, 패스랩스 등의 다소 거칠고 우악스러운 방열판과 달리 매우 아름다운 디자인의 방열판이 보인다. 이는 알렉스 라스무센 디자인의 트레이드마크로서 단지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다. 상당히 효율적인 방열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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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의 출력은 8옴 기준 400와트 대출력이다. 대게 이런 대출력일 경우 중, 저가 파워앰프의 경우 제동력은 좋지만 고역이 산만하거나 중역이 딱딱해지는 등 힘의 상승에 대한 반대급부로 여러 음질적 손실이 온다. 하지만 이 제품은 THD+N 이 0.05% 이하. SN는 –95dB 정도로 무척 뛰어난 스펙을 갖는다. 더불어 임피던스가 절반 4옴으로 내려갈 경우 무려 800와트, 즉 정확히 두 배 출력을 내준다. 물론 240,000μF 규모의 대규모 커패시터 뱅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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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 그 설계에서 오직 즉각적인 전류 전송 및 선형적인 출력 뿐 아니라 전체적인 음의 순도를 중요시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OP앰프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 풀 디스크리트 서킷 디자인을 갖는다. 더불어 출력단에서 어떤 조벨 필터 등도 사용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독보적인 밸런스 디자인이다. 이를 컨스텔레이션에서는 ‘Blanced Bridged Design’이라고 일컸는다. 많은 하이엔드 앰프 또한 +와 –신호에 대해 각각 N타입과 P타입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지만 컨스텔레이션은 오직 까다롭게 선별된 최상급 N타입 트랜지스터만 사용한다. 전반적으로 크로스오버 디스토션 등 많은 요소에서 훨씬 순도 높고 왜곡이 제거된 사운드를 낼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약음 사이사이 마이크로다이내믹스 및 디테일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사운드 체크”



컨스텔레이션 인스피레이션 앰프와 매칭한 스피커는 아발론 Time 스피커다. 케블라/노멕스 소재 이튼 우퍼 두발을 중심으로 미드레인지와 트위터 모두 아큐톤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다. 공칭 임피던스 4옴에 능률은 89dB 수준으로 토인각 등 세팅에 대단히 민감한 스피커다. 정통 3웨이 스피커에 무려 네 개의 유닛에 전류를 흘려줘야하는 막중한 임무가 컨스텔레이션에게 주어졌다. 이 외에 소스기기로는 웨이버사 WNAS3 그리고 엘락 Miracord 90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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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아 – 유리

타인의 고통

 

사실 컨스텔레이션은 최근 몇 년간 여러 얼티밋 하이엔드 스피커와 매칭해본 경험이 있다. 비비드오디오, 매지코 등이 그들로서 스피커가 바뀌어도 컨스텔이션의 퍼포먼스가 최종 사운드에 물들어있었다. 이번도 예외가 아니다. 아발론 Time 이 굉장히 예민한 고역 반응과 쉽지 않은 저역 컨트롤 능력 등 까다롭지만 인스피레이션 1.0은 Time을 순한 양처럼 길들여버린다. 일단 음색적으로 마치 부드러운 담요처럼 포근하면서 입자 하나하나를 모두 살려낸다. 웅산의 ‘I love you’나 김윤아의 ‘유리’ 등 보컬 레코딩을 들어보면 백그라운드 노이즈는 거의 들리지 않고 거의 적막에 가까울 정도로 검다. 보컬은 다소 뒤로 물러나는데 어정쩡하거나 정확하지만 들 떠 있는 포커싱이 아니다. 후방에 바짝 밀착해 절대 흔들리지 않는 심도 깊은 포커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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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son Balsom – Gymnopedies

Paris

 

음색적으로 차갑거나 건조하거나 또는 해상력만 높은 채 딱딱하고 피곤해지기 쉬운 아발론 Time. 그러나 컨스텔레이션은 Time에 따스한 온기와 미세한 분진 같은 디테일로 아큐톤을 어루만진다. 예를 들어 앨리슨 발솜의 ‘Gymnopedies’를 들어보면 청감상 굉장히 높은 SN비는 물론 중, 고역대 음색을 착색 없이 정확히 표현해준다. 비비드, 매지코 등의 스피커와 매칭했을 당시에도 느꼈지만 아발론 Time 의 아큐톤에서도 검은 배경 위에 트럼펫 하모닉스만 풍부하고 선명하게 덧칠되는 모습이다. 어떤 변색이나 노이즈 플로어로 인한 왜곡도 거의 포착할 수 없다. 어떤 고혹적인 색채 등 독자적인 컬러를 원하는 것은 금물. 컨스텔레이션은 레코딩 본연의 모든 정보를 그대로 확대 복사해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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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i pop – In the death car

Arizona Dream

 

이튼 우퍼는 상당히 절제된 응집력과 탄력적인 표현력이 강점이다. 그러나 코드, 골드문트 등 스피드 위주의 앰프에서도 정확한 리듬감과 다이내믹스를 모두 얻어내기 힘들다. 이기 팝의 ‘In the death car’에서 컨스텔레이션이 움직이는 방식은 여유 넘치는 진행과 커다란 다이내믹 컨스트라스트다. 기타와 베이스, 드럼, 보컬 등 각 악기가 갖는 고유의 하모닉스가 분명하게 구분된다. 하지만 디케이가 약간 길게 이어지는 편이어서 아주 급박하고 역동적이진 않다. 매우 부드럽고 차분하면서도 저역 제동은 꽉 짜인 밸런스 아래 손에 잡힐 듯한 응집력과 힘을 실었다. 단순히 공격적으로 뛰어나오는 저역이 아니라 후방에서 깊고 당당하게 휘어잡는 저역 타격감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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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o Dudamel – Mahler Symphony No.5

Simon Bolivar Youth Orchestra of Venezuela

 

다중 악기에서도 각 악기들이 산만하게 흩어지거나 우두커니 뿌옇게 흐려지는 모습이 없다. 대게 대출력 앰프들이 스피드 있고 치밀하게 그려지며 악기들이 원래 음상보다 팽팽하고 팽창되어 들리는 경향이 있기도 하지만 컨스텔레이션은 과장된 몸짓을 그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두다멜의 말러 5번 교향곡 1악장에서 관악기는 각 악기들의 하모닉스 특성이 선명하게 구분되어 눈앞에 도열한다. 좌/우 사이즈보다는 전/후 깊이, 즉 심도 표현이 두드러지는데 Time 스피커의 음향적 공간 해석력과 그로 인한 임장감이 이렇게 쉽게 형성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낮은 레벨의 소리들도 각각 소곤거리는 소리까지도 레벨 차이를 감지해주며 음향의 속살은 맑고 섬세하기 이를 데 없다.



“총평”



수십 년간 하이엔드 오디오, 그 중에서도 앰프의 역사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역사 속에서 천천히 진화해왔다. 그리고 현재 그 많던 하이엔드 앰프 제조사 중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디오파일로부터 추앙받고 있는 메이커는 많지 않다. 크렐의 댄 다고스티노, 패스랩스의 넬슨 패스 등이 여전히 그 위치를 견고하고 꾸준히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최상단 탑 클래스의 반열에 올라보려 도전했던 수많은 메이커가 문을 닫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만큼 약간 고루하며 진보가 느린 분야이기도 하고 획기적인 음질을 만들어내기 힘든 분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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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스텔이션은 누구도 범접하지 못했던 최후 고지, 안나 푸르나에 깃발을 꽂은 21세기 최후의 등반자다. 수십 년간 업계를 혁신해왔던 백전노장들의 화합은 이토록 아름다운 괴물을 만들어냈다. 비교할 수 없는 격조와 품위, 음악의 세밀한 뉘앙스를 결대로 살려주는 숨 막히는 디테일과 윤기. 단시간의 쾌감보다는 은은하게 그러나 은연 중 가슴으로 스멀스멀 다가오는 심도 깊은 폭발력과 높은 응집력, 펀치력. 컨스텔레이션은 모든 것은 하나 융합시켰다. 컨스텔레이션은 예산에 관계없이 최고 수준의 음질을 경험하고 싶은 오디오파일을 위한 제품을 만든다. 따라서 라인업 안에서 하위에 위치하는 인스피레이션 또한 커다란 돈을 지불해야만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운드와 기능 등 전반적인 퍼포먼스를 감안 할 때 전 세계 모든 경쟁자들이 참고해야할 레퍼런스 제품이다. 인스피레이션 1.0 은 나만의 ‘올해의 기기’로 미리 점찍어둔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출처 : HIFI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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