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와 균형을 유지해주는 강력한 공권력, 심오디오(SimAudio) 700i V2 인티앰프

V2 버전의 출시 이유
스타일 되고 어디서나 잘 놀 줄 알고 돈도 좀 쓸 줄 알고 힘도 좀 쓸 줄 알았던 멋진 친구 심오디오가 최근 들어서 모든 앰프군을 V2 버전으로 바꾸고 있다. 공식 명칭이 바뀐 것 같지는 않지만, 340ix도 과거의 심오디오에 비해서는 좀 더 평탄해지고 순해졌으며, 600i가 v2 버전으로 바뀌었으며, 브랜드의 얼굴이었던 700i도 v2 버전으로 새로 출시되었다. 심지어 분리형 파워앰프도 v2 버전으로 모두 바뀌어서 재출시 되고 있다.


구형의 경우가 확실히 음이 강렬하고 댐핑팩터의 느낌이나 텐션이 강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한 부분으로는 심오디오만큼 확실한 이미지의 앰프는 없었다. 그런데 딱 한가지 단점이라면, 그 분명했던 강력한 이미지가 다소 쎄게 느껴졌던 것이었다. 때로는 그렇게 강하고 쎈 느낌의 앰프가 필요할 때가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V2 버전의 출시 이유가 바로 그런 것이다.

 

심오디오가 제일 잘했던 것

저음을 조여주고 중고음은 뻗어주고…(막힌 곳을 뚫어줍니다). 고가의 하이엔드 오디오가 되면 뭐든지 해결이 될 것 같지만, 의외로 고가의 하이엔드 오디오가 될수록 음이 중립적이기보다는 오히려 특별한 다른 음색으로 특화가 되는 경향이 더 크다. 이런 문제는 원브랜드 하이앤드 오디오라면 해결이 되는 측면이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기 음색과 스타일이 확실한 하이앤드 오디오의 특색을 즐기는 것도 포기하기 힘든 오디오의 묘미다.

심오디오는 그중에서도 음을 조여주는 능력과 음을 시원스럽게 이탈시켜주는 능력이 가장 탁월했던 브랜드다. 소스기도 잘 만들지만, 앰프쪽에서 갖는 강하고 짜릿한 이미지는 동가격대에서 가장 독보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정에서 스피커를 사용하다보면, 저음의 양감이 많으면서 그 저음이 부밍을 일으키시고 벙벙거리면서 풀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저음을 좀 단단하고 깔끔하게 잡아주고 싶을 때. 혹은 중음과 고음이 스피커 밖으로 튀어나오지 못하는 듯하게 답답한 음을 낼 때. 그럴 때, 효과적인 앰프가 심오디오다.

저음이 풀어지고 저음의 양감이 과할 때는 그 저음을 좀 타이트하게 조여줘야 된다. 마치 배와 허리의 살이 많아져서 늘어질 때, 운동을 해서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면서 쳐지는 살을 타이트하게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 저음은 양이 많고, 감미롭고 그윽한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더 주용한 것은 적절한 밀도와 응집력, 윤곽감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늘어지는 저음을 줄인 상태에서 볼륨을 살짝 올려주면 중고음은 대부분 충분히 선명하고 또렷하게 들리기 마련이다.


심오디오 700i V2

그런데 소위 중립적인 성향이라는 앰프는 이렇게 타이트한 성질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중립적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특히, 최근의 하이앤드 스피커들이 대부분 음의 이탈력을 크게 살려야 하며 저음을 타이트하게 잘 조여야 되는 경향이 많다. 그러한 스피커에 소위 중립적인 것이 미덕인 앰프를 물려서는 스피커의 장점이 전혀 발휘되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립적인 경향의 앰프라고 해서 무조건 매칭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립적인 앰프가 스피커를 타이트하게 조여주기 위해서는 심오디오 같은 성향의 앰프보다 물량투입이나 그 앰프가 발휘하는 기본적인 에너지가 최소 2배 이상은 되어야 비슷하게 조여주는 느낌이 나오기 마련이다.

수치적으로 설명하자면, 부드럽고 자연스럽고 중립적인 성향의 앰프가 심오디오 700i 정도의 조여주는 느낌이 나오기 위해서는 전원부 트랜스의 용량이 2000va 용량쯤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700i 의 트랜스 용량이 1000va 용량이다.

이런 주요 부품들의 용량이 큰 것이 적은 것보다는 당연히 좋은 것이긴 하지만, 심오디오의 경우는 그 용량이 적다고 해서 마냥 용량이 더 큰 앰프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심오디오 700i의 경우는 1000va 정도의 부품을 투입해서 순간적으로 스피디한 음을 만들어내는 성향이다. 간단히 언급하자면, 스피드한 음을 내는데, 굳이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하면 이해가 될 듯 하다.

 

심오디오의 원탑 스트라이커 700i v2

심오디오 700i v2의 계보를 이야기 하자면, 아무래도 동일한 디자인의 i7 에 대한 이야기부터 진행이 되어야 하며, v2 버전이 아닌 구형 700i 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한다.
초기 i7은 마치 칼부림을 연상시키는 짜릿하면서도 에너제틱한 음이라고 평가받았다. 최근에 중고를 구해서 다시 테스트 해봤더니 칼부림이라고 할만큼은 아니었지만, 실제로 i7이 신품으로 현역으로 판매되던 당시에는 그정도만 해도 굉장히 부담스러운 음이었고 짜릿한 음이었다. 그런데 음의 피치가 과도하게 높고 중저음의 밀도는 상대적으로 약한 듯 해서, 부드럽고 밀도감 있는 음을 좋아하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악평을 듣기도 했다.

그래서 중저음의 밀도와 중량감과 음의 응집력을 강화해서 다시 출시된 버전이 바로 700i 이고, 그런 700i를 다시 개량한 제품이 700i v2 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이 동일하면서 버전만 바뀌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물론, 구형 700i도 좋았다. 굉장한 앰프임에는 분명하다. 인티앰프라는 범위 내에서만 따진다면, 관우와 장비의 협공에도 지지 않았던 여포의 무공에 비유할 수 있을만큼 강력한 앰프다.


그렇지만, 700i는 그 느낌이 마치 스피커를 단죄하듯이 강렬하게 조여주는 느낌은 특별했지만, 그런 탓에 음의 여운이나 자연스러움이 없는 것이 단점이었다. 평론가로서 단점이라는 것이 항상 최종 음질이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매칭을 통해 그 단점이 드러나지 않도록 매칭하고 세팅하면 되는 것인데, 700i의 강렬함을 지울 수 있는 매칭기기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필자 입장에서는 700i가 과도하게 타이트한 느낌은 덜어내고 약간의 여운과 맑음, 감성적인 느낌을 조금만 내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종종, 가격이 더 비싸고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가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워 보이면, 음질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떠 올리는 그런 브랜드들이 있기도 하지만, 최종 음질의 선호도라는 것은 개인마다, 그리고 매칭마다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인티앰프 중에서 스피커를 타이트하게 조여주고 이미징을 뚜렷하게 재생하며 음의 밀도와 응집력을 단단하고 단단하게 재생해 주는 앰프는 700i를 능가하는 앰프는 없다.

이보다 더 부드러운 앰프는 있을 수 있고, 이보다 중저음을 약하게 재생하면서 중고음을 유사하게 재생하는 앰프는 있을 수 있어도 스피커를 맹렬하고 타이트하게 제어하면서 이미징과 응집력을 분명하게 재생하는 앰프는 심오디오 700i v2만한 앰프가 없다.

700i v2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바로 그런 구형 700i에서 잘 해결이 되지 않던 단점을 개선시켜서 출시된 것이다.

 

내가 원하던대로 단점을 지워줘서 고마워

700i v2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어쨌든 오디오인들이 좋아하는 성질은 아주 잘 갖추고 있던 앰프였기 때문이다. 인티앰프 중에서 이정도로 스피커가 군기가 바짝 들도록 만들어주는 앰프는 없다. 700i v2를 연결하고 적당히 예열을 한 후, 음악을 재생한다.

구형 700i의 경우는 확실히 모든 음에 힘이 너무 실려있는 부담감이 있었으며, 분명히 약간 뻣뻣한 감이 있었다. 카리스마있는 음이지만, 모든 음악이 항상 카리스마가 있어도 안되는 것이다.

700i v2는 구형에 비해 음의 밀도와 응집력은 큰 차이가 없으면서 약간 미끈함이 느껴진다. 모든대역이 힘이 실려있는 느낌에서 단정하게 정도된 느낌이 확인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음을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만들자면, 힘이 빠지기 마련이고, 힘이 분산이 되기 마련인데, 구형에 비해 힘은 크게 빠지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심오디오 700i V2 내부

물론, 매끄러워지고 자연스러워졌다고 해서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이 장기인 앰프보다 더 그런 특성이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비유를 하자면, 그전 구형의 이미지가 다소 과장해서 전장을 누비던 전차였다면, 700i v2는 그 전차의 외형과 승차감을 개선해서 단단한 SUV처럼 만들어 놓은 느낌이라고 비유하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전차가 최고급 세단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전차에 비해서는 한결 타고다닐만한 단단한 SUV가 된 것이다.

전차는 강력하지만, 사람이 승차감을 느끼기에는 너무 단단하고 괴팍할 것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신형은 그런 단단함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제는 사람이 타도 승차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 음이 다듬어진 것이다.

 

다인오디오 컨피던스 C30 과의 매칭

C30을 다른 앰프에 매칭했을 때는 확실히 C50에 비해서는 중저음의 볼륨감이나 공간감에 비해서는 중음이 좀 더 밝고 맑게 도드라진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히려 심오디오를 매칭하면 그런 특성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오히려 전대역에 힘과 에너지가 확실하게 더해지면서 중고음만 더 밝게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매칭에서 약하게 들리던 중저음에까지도 굵직하고도 임팩트감 있는 저음까지 동반된다.

스피커를 쥐락펴락하는 제어력은 역시 인티앰프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마치 스피커가 그전까지는 약간의 착색이 있으면서 다소 서정적인 음을 내는 느낌이었다면, 심오디오 700i v2를 물리고 나서 힘과 근력, 절도가 좀 더 갖춰진 음을 내고 있다.

마치 그 전까지 감미로움이 있는 앰프를 매칭했을 때는 재생음이 시적인 음이었다면, 이제는 근력 운동으로 몸이 다져진 체조 선수나 발레리나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해서 그 느낌이 인위적이거나 무미건조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라는 것은 그만큼 음을 과도하게 감성적으로만 재생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인데, 그래도 그 체조선수들은 춤사위에 어울리는 예쁘고 화려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이라고 연상하면 될 것 같다.

 


Eddie Higgins Trio – All The Things You Are

과거 구형 심오디오 700i는 그 앰프에 아무리 예술적인 느낌의 스피커를 물리더라도 예술가의 춤사위가 자유를 표현하기 보다는 마치 독재자에게 억압받는 느낌의 음을 냈던 것이다. 다른 표현으로, 스파르타식이었다. 그런데 신형 v2에서는 그런 느낌이 확실히 덜 하다. 힘이 좋은 것은 여전해서 다인오디오 C30정도를 구동하는데도 부족함이 없는 듯 하다. 구형 700i는 구동력이 좋다고 하면서도 스피커를 과도하게 타이트하게 조이고 무겁게 음을 내는 측면이 있었는데, 신형은 힘이 좋아서 각 음역대에 충분한만큼의 응집력과 무게감이 실린 음을 내기는 하지만, 구형만큼 타이트하거나 경직되지는 않는다. 확실히 힘 좋은 앰프답게 피아노 음에 상당한 힘이 실려있음을 느끼게 된다. 클래식 피아노가 아닌 뉴에이지나 재즈 음악에서는 힘이 제법 실린 피아노 음을 재생한다. 그 느낌이 듣기 싫은 느낌은 절대 아니지만, 유럽제 앰프나 일제 앰프에 비해서는 확실히 피아노 음에 힘이 실려있어서 이미징이 분명하면서도 그 이미징에서 응집력과 진한 호소력이 느껴진다. 아마도 경직된 느낌의 스피커를 매칭한다면 이 느낌이 약간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다인오디오, PMC 등을 매칭했을 때는 전혀 문제는 없다. 재즈 음악으로서의 근사하면서도 감미롭고 진득하기도 하면서도 감미로운 선율의 느낌을 표현하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으며, 무엇보다도 각 대역간의 단단하고도 묵직하면서도 진한 에너지를 실어주는 능력이 뛰어나다.

 

Benny Andersson – I Let The Music Speak

같은 피아노라 하더라도 느낌이 이렇게 달라진다. 확실히 피아노 음은 재즈일 때 다르고, 뉴에이지일 때 다르고, 클래식 정곡 연주일 때 확실히 다르다. 사람을 진중하면서도 숙연하게 만들고, 깊은 생각을 천천히 하면서 감상에 빠지기에는 클래식 연주가 제격이다. 과거 구형이 스피커를 과도하게 조이고 강하게 음을 내는 바람에 이런 클래식적인 선율이 훼손되는 경우가 있었다면, 신형 700i V2는 그런 단점이 개선된 것이다. 피아노 음에 이미징이 명확하게 실리면서도 깊고 중후하다. 선이 얇거나 자극적인 느낌도 적다. 이 느낌은 오히려 힘을 이용한 지극히 중립적인 음에 가깝다. 재즈 뉴에이지 피아노에서는 솔직히 약간은 힘이 더 빠져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클래식 피아노는 부족함이 없는 느낌이다.

 

매지코 A시리즈와의 매칭

과연 탱크처럼 단단한 매지코 스피커와의 매칭은 어떨까? 이미지만으로 연상했을 때는 강대강의 대치로 다소 뻣뻣한 음이 나오지 않을까? 라고 걱정이 될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아마 심오디오 구형이었다면 다소 피곤한 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신형은 그렇지 않다. 힘이 아주 좋은 것도 맞으며, 기름기는 걷어낸 음이다.

 


Diana Krall – A case of You

베릴륨 트위터의 장기가 이런 부분에서 나오기도 한다. 보이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굉장히 미끈~~~한 음을 내는 것이다. 다소 과장을 하자면, 거의 버터를 잔뜩 발라서 매끈하게 펴놓은 것처럼 미끈하고 매끈하며 진한 밀도가 유지되는 음을 들려준다. 아마도 이런 음의 성향은 심오디오의 성향이라기 보다는 매지코 스피커의 성향이라고 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 심오디오 700i v2는 그 매지코 스피커를 제어하는데 있어서 큰 부족함이 없으면서 그 음을 거칠게 내기 보다는 중립적으로 밀어주는 스타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최소한 금속 새시와 금속 유닛으로 만들어진 스피커에서 이정도로 매끄럽고 다부지고 중립적인 음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솔직히 직접 들어보지 않고는 심오디오와 매지코와의 매칭에서 이런 매끈하고 윤기감이 진하게 감도는 음을 들려준다는 것은 연상하지 못하고 허위 과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필자 입장에서도 크게 뻣뻣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이정도로 매끈한 음을 낼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 구동은 아주 원활하게 잘 되는 듯 하다. 음의 밀도와 중량감과 중후함, 공간을 메워주는 에너지 등에서 아쉬움이 없다. 휘황찬란한 묘사를 쓰지 않더라도 앰프의 기본기가 대단히 우수함을 이러한 매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Fourplay – Quicksilver

다른 스피커와 다른 앰프와의 조합에서는 저음이 다소 과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은 음악이다. 저음이 다소 드세게 느껴질 때도 있고, 부밍이라던지 저음이 과하게 부스팅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매칭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심지어 청음실까지도 알루미늄 돔으로 만든 것처럼 음의 흐트러짐이나 잔진동, 잔여의 벙벙거림이나 날림 같은 느낌이 일체 없는 것이다. 물론, 스피커 특성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심오디오가 그만큼 스피커를 잘 제어해 주면서도 각 대역 밸런스를 잘 유지시켜 주고 있으며, 스피커를 쥐고 흔드는 에너지나 제어력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제어를 하면서도 기대와는 완전히 다르게, 일체의 자극적인 느낌이나 뻣뻣한 느낌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는, 지금 이 음은 근래 필자가 감상해본 최고의 모니터적인 음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Rachael Podger – Concerto in A Minor, BWV 1041: I. Allegro · Johann Sebastian Bach · Brecon Baroque · Rachel

충분히 화음도 풍부하고 모든 대역의 에너지와 격조를 잘 표현해 준다. 확실히 앰프 본연의 근본 성능은 매우 뛰어나다. 포칼 유토피아, 매지코 A시리즈 등을 물려봐도 바이올린 음이 뻣뻣하다거나 거칠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이들 스피커를 매칭해 보기로, 심오디오의 v2 라인업은 필자가 과거에 심오디오가 현재의 파워를 유지한 상태에서는 거친 느낌만 조금 다듬으면 매우 훌륭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딱 그 부분을 해결해 준 것은 분명하다. 오히려 상당히 균형감과 밸런스감이 좋은 음이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다부지고 탄탄한 심오디오 상급 기종 특유의 특성은 크게 잃지 않고 있다. 전체 골격의 탄탄함과 이상적인 음의 이탈감과 개방감, 그리고 전대역의 에너지의 확장감 등은 동급 내의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해도 될 정도다. 전체 협주의 하모니도 훌륭하면서 무대의 정위감도 매우 잘 잡아주고 있다. 그 무대의 정위감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이미징을 뚜렷하게 표현해 주기도 하지만, 모든 대역의 응집력과 탄탄한 무대의 구성까지도 힘있게 표현해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표현하면 감미로움과는 살짝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지만, 바위의 단단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말랑말랑함까지 우수하게 갖추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다. 충분히 칭찬을 하면서도 딱 한가지 필요에 따른 추가 요구 사항이 있다면, 소리의 끝에서 약간의 촉촉함과 미려함까지 있었다면, 이 앰프는 역대 최고 궁극이 될 것이다. 그건 앰프 외의 요소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한다.

 

오디오 생태의 질서와 균형을 유지해 주는 강력한 공권력

사실 완벽한 오디오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절대로 저렴하지 않은 제품이지만, 이 가격대에서도 완벽한 오디오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이 가격대 앰프가 먼저 해결해야 될 덕목이 있다. 일단 힘이 좋아야 되는데, 소스기더러 힘이 좋으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그건 마치 바이올리스트더러 중간중간에 북도 치라는 의미랑 비슷한 것 아니겠는가? 그게 아니면, 소프라노보고 노래 부르면서 바리톤 영역까지 함께 부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심오디오 700i v2를 굳이 인티앰프의 끝판왕이라는 표현을 써서 미화하거나 분리형 앰프를 굳이 안 써도 될 정도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앰프의 분분인 증폭과 스피커 구동이라는 측면에서는 동급 최고 수준인 것은 분명하다. 아마도 이보다 무게가 가벼우면서 더 힘이 좋은 앰프는 없을 것이라고 가정해도 좋다.

힘이 좋다는게 저음이 많이 나오는 것이 힘이 좋은 것이 아니다. 저음이 많이 나오는 것은 스피커의 영역에서 가장 쉽게 해결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그 저음을 통제하는 것은 앰프의 힘이여야 되는데, 심오디오 700i v2가 그걸 잘한다. 그리고 중음의 이미징과 또렷함, 명징함과 정교함의 표현도 수준급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투명함이 10점 만점에 8점이라면, 정교함이나 명징함은 10점 만점에 9점 혹은 10점이라고 할 수 있다. 힘이 최고로 좋은 앰프는 투명함도 수준급이긴 하지만 그 투명함이 앰프 자체로서 최고가 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스피커와 소스기와의 매칭을 통해 최고가 될 수는 있다. 반대로 앰프가 힘이 약하면, 투명함이고 뭐고 다양한 영역에서 음질이 보장 안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지만, 심오디오 700i v2는 앰프 본연의 역할에 있어서 최고 수준이면서 음색적인 영역에서도 신뢰할만한 수준을 다분히 잘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힘이라는 것이 항상 낭만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건강한 육체가 있어야 예술도 할 수 있는 법이다. 최소한 앰프에서 그 건강한 육체와 근력, 체력, 에너지를 보장해 줘야 되는데 심오디오 700i v2는 그 역할을 매우 충실히 잘 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중립적인 음이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정도라면 중립적이며 모니터적인 음이라도 전혀 깔 것이 없는 음이라고 하겠다. 가격이 조금 오른 것은 아쉽지만, 성능만큼은 깔 것이 별로 없는 앰프의 모범이라고 하겠다.

Written by 주기표

출처: Fullrange